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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가는 대형 SUV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

비하인드 뉴스|2018.08.29 10:15

미국은 오래전부터 큰 차의 나라로 불려왔다. 1950년대 미국은 행복 그 자체였다. 전쟁은 끝났고, 나라는 부유했고, 기름은 저렴했으며, 자원도 풍부했고, 공간은 넘쳐났다. 당시 미국의 자동차는 고급스러움의 끝을 보여줬다. 그리고 큰 차는 미국인들에게 나름의 상징거리였다. 대형 픽업과 SUV가 그들의 국민 자동차로 통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유럽은 어떨까? 해치백의 천국이라 불리던 유럽은 SUV 열풍에 뛰어든지 오래다. 캠핑족이 늘어나면서 해치백 대신 SUV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그들은 이제 혼다 '시빅' 대신 'CR-V'를, 기아 '리오' 대신 '스포티지'를 선택한다.


한국도 꽤 오래전부터 큰 차의 나라로 진입했다. 대략 NF 쏘나타가 등장할 때부터 SUV, 세단, 미니밴 할 것 없이 전체적으로 자동차의 크기가 커지기 시작했다. 도로 사정은 유럽 국가에 가깝지만 도로에 돌아다니는 자동차들의 크기는 미국에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자동차의 크기는 한국, 미국, 유럽 할 것 없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국내에 들어오는 수입차뿐 아니라 국산차의 크기도 커지고 있다. 나아가 과거에는 들어오지 않던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같은 수입 대형 SUV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국산차 제조사들도 대형 SUV를 만들기 시작했으니 큰 차가 대세라는 것은 긴 설명 없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과거와 현재

SUV의 크기는 이만큼 변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SUV의 크기는 얼마나 바뀌었을까? 쌍용 렉스턴부터 살펴보자. 렉스턴은 이전 세대에 비해 폭이 1,900mm에서 1,960mm로 60mm 넓어졌고, 전장도 4,775mm에서 4,850mm로 75mm가 늘어났다. 반면 전고는 1,840mm에서 1,825mm로 오히려 줄었다. 즉, 주차 라인의 폭과 길이가 이전 모델보다 모자라다는 이야기다.

다른 SUV는 어떨까? 현대 싼타페의 크기도 한 번 살펴보자. 바로 이전 세대 싼타페의 폭은 1,880mm, 신형 싼타페의 폭은 1,890mm로 10mm 넓어졌다. 높이도 1,690mm에서 1,705mm로 높아졌고, 전장 역시 4,700mm에서 4,770mm로 길어졌다.





전 세계는 대형차 선호 추세

그러나 그들과 다른

한국의 도로 사정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의 크기는 점점 커지고 있다. 비단 SUV의 이야기로 한정되지 않는다. 소형 해치백부터 시작해 미니밴, 중형 세단, 대형 세단, 픽업트럭 등 거의 모든 차들이 몸집을 키우고 실내 공간을 넓히고 있다. "쏘나타가 그랜저를 따라잡았다"라는 말이 있다. 가격도 많이 따라잡았지만 크기도 많이 따라잡았다.


사람들은 이제 큰 차에 익숙하고, 큰 차에 대한 요구도 많아졌다. 많은 네티즌들이 북미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형 픽업의 한국 도입을 바라는 모습도 볼 수 있을 정도니 말이다. 포드 F-150부터 시작해 쉐보레 실버라도 등 북미 베스트셀링카로 통하는 픽업들을 요구하는 목소리, 나아가 차량을 직접 현지에서 구입해오거나 병행 수입 업체를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물론 네티즌의 반응이 소비자의 실구매와 직접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과연 그들은 우리나라 도로 사정에 얼마나 적합할지 따져보는 것도 필요하다.


미국에서 큰 차가 잘 팔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 이유로 국토 면적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광활한 미국 사막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은 멀기만 했다. 미국인들은 '빨리 달리기'가 아닌 '오래달리기'를 중요하게 여겼다. 큰 차의 보급이 오래전부터 많았기 때문에 미국의 도로 환경은 진작에 큰 차들에 맞춰 설계되고 만들어졌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차량 운행 환경은 우리나라보다 넉넉하다. 우리나라에서 대형 SUV로 불리는 포드 익스플로러 옆에 비슷한 크기의 SUV를 나란히 주차해도 주차 라인이 넉넉하게 남는다. 사진만 봐도 타고 내리는 데에 불편함이 없어 보인다.




여전히 낡은 한국의 주차 규격

자동차 시장은 계속 발전

역행하는 두 관계

우리나라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 우리나라의 주차난은 걷잡을 수없이 심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미 2016년에 우리나라에 등록된 승용차 대수가 2,000만 대를 돌파했다. 4인 가족 기준 1.55대, 즉, 대부분 2대의 차량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의 수도 많아지고, 크기도 커지니 2중고로 시달리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제는 기존에 주차공간이 협소했던 지역뿐 아니라 주차공간이 꽤 넉넉했던 곳에서도 주차전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주차장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없으니 그렇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


오래된 주차 규격, 점점 커지는 새로운 자동차, 두 관계가 만나 걷잡을 수 없는 문제를 야기하기 시작했다. 원래 좁았던 주차 공간에 더 넓어진 차가 들어가니 문을 여닫을 공간이 부족한 것은 당연하다. 이 때문에 문을 열다 상대 차량에 흠집을 내는 이른 바 '문콕'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문콕 사고는 물피 도주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리고 민사 사고이기 때문에 경찰도 개입할 수 없어 오로지 피해자와 가해자끼리 해결해야 한다. 골치 아프다는 이야기다. 정부는 주차장 규격을 개선한다고 대대적인 홍보도 했었다. 그러나 이는 새로 짓는 건물에만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주차난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문제가 있다. 새로 지어지고 있는 건물이 많은지, 이미 지어져있는 건물이 많은지만 생각하면 답은 금방 나온다.


갈수록 커지는 자동차의 크기, 낡은 제도와 규격이 만나 사회적 문제도 초래한다. 이 사회적 문제는 안전 문제와 연결된다. 우리는 작년과 올해 불법주차로 인한 화재 참사를 겪었다.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대규모 화재 참사였지만, 사건 이후 바뀐 것은 전혀 없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기준으로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지역은 전국에 1,469곳이나 달했다. 이중 서울이 625곳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 인천, 대전, 경기 등이 뒤를 이었다.




(사진=Instagram @this_bad_guy)

"자동차 선진국"이라면서 

언제나 한발 물러나 있는 정책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한 걸음 더 빠른 대책이 필요하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안전에 연결되는, 그리고 소비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과 관련된 정책과 법안은 언제나 한 발짝 물러나 있었다. "누구를 위한 법인지 모르겠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니 말이다. 오늘 기사의 시작이었던 대형 SUV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기에는 우리나라의 낡은 주차 규격이 문제가 된다. 나아가 전기자동차를 비롯한 친환경 자동차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기엔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


또, 자동차 리콜 및 결함 등과 연결되는 관련 법안도 여전히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고, 그나마 문제를 개선했다고 하는 향후 시행될 개선안도 빈틈이 많긴 마찬가지다. 2년 전 폭스바겐 사태, 현재 진행 중인 BMW 화재 사태, 그리고 국산차의 끊임없는 품질 논란 등이 종결되지 않고 반복되고 있는 이유다.


미래의 도로에는 완전 자율주행차가 많이 돌아다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법안 및 인프라 역시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다. 사실상 나라가 기업의 발전과 국민의 안전과 편의를 뒷받침하고 있지 않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 정부뿐 아니라 지난 정부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정부와 국회의원들의 안일하고 나태한 태도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간다. 주차장 문콕 피해로 골머리를 앓는 것도 국민이고, 원인 모를 결함으로 목숨을 잃는 것도 국민이다. 국민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대책, 그들이 말하는 "자동차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이제 한 걸음 더 빨라져야 하지 않을까?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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