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쏘나타’의 이미지가 정식 공개되고 사전계약이 시작된 가운데, 어김없이 사전계약 대수를 다루는 기사가 보도되고 있다. 마치 하나의 공식처럼 특정 대수를 넘으면 ‘돌파’라는 단어와 함께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 기업 입장에선 좋은 마케팅 효과를 불러 모을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선 내가 구매 리스트에 넣어 두었던 신차 인기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신형 쏘나타 사전 계약에 대한 의견이 나뉘고 있다. 어떤 곳은 쏘나타의 초기 인기가 좋다 말하고, 어떤 곳은 쏘나타의 출시 초기 반응이 시큰둥하다고 말한다. 어떤 반응이 맞는 걸까. 오늘 오토포스트 팩트체크는 사전계약 대수와 함께 신형 쏘나타를 향한 시선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김승현 기자

사전계약 대수는 같은데
기사 제목은 매체마다 다르다
“어디는 반응이 뜨겁다 하고 어디는 최저라 하고, 어디가 맞는 겁니까?”… 어느 독자의 질문이다. 한 매체는 “주문 열기 후끈”이라는 표현과 함께 사전계약 1만 대 돌파를 강조하며 쏘나타의 인기가 좋다 표현하고 있다.

이 매체는 사전계약 5일 만에 계약 대수 1만 대를 넘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전국 영업점에서 신형 쏘나타 사전 계약을 접수했고, 이 기간 동안 사전 계약 대수 1만 203대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매체는 “초기 반응 시큰둥”이라며 쏘나타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말한다. 이 매체는 “8세대 쏘나타가 예상외로 저조한 사전 계약을 보이며 중형 세단 산업수요 감소세를 여실히 드러냈다”라며, 신형 쏘나타의 초기 반응이 좋지 못하다고 평한다.

이어 “하루에 약 2,000대씩 사전계약된 것이다”라며 이전 모델과의 비교도 이어갔다. 이에 대한 내용은 뒤에 자세히 나온다. 사전계약 대수는 같은데 이를 표현하는 방법은 다르다. 어느 쪽이 맞는 걸까.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다른 모델들과 비교해보면 “초기 반응이 좋다”라는 쪽이 맞다. 세대교체 모델을 기준으로 사전계약 대수를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르노삼성 SM6’는 첫 출시 당시 사전계약 시작 1일차에 계약 대수 1,300대를 넘어섰고, 1만 대 고지는 사전계약 진행 17일 후에 넘었다.

‘쉐보레 말리부’는 세대교체 당시 르노삼성 SM6보다 좋은 행보를 밟았다. 사전계약 시작 첫날에 계약대수 2,000대를 넘어섰고, 1만 대 고지는 SM6보다 두 배가량 빠른 8일 만에 넘어섰다.

신형 쏘나타는 사전계약 시작 5일 만에 계약 대수 1만 대를 넘었다. 정확히 말하면 1만 203대다. SM6는 17일 만에, 말리부는 8일 만에, 쏘나타는 5일 만에 1만 대 선을 넘었다. 즉, 다른 모델들과 비교해보면 “초기 반응이 좋다”라는 쪽이 더 맞다.

그러나 세대별 쏘나타로 비교해보면 “초기 반응이 시큰둥하다”라고 말하는 쪽이 더 맞다. 앞서 살펴보았듯 ‘DN8 쏘나타’는 5일 만에 사전계약 대수 1만 203대를 기록했다. 약 1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NF 쏘나타’는 사전계약 시작 첫날 만에 1만 대에 가까운 계약 대수 7,504대를 기록했다.

‘YF 쏘나타’는 사전계약 시작 1일 만에 1만 대 고지를 넘었고, 사전계약 3일 째에는 1만 2,878대를 기록했다. ‘LF 쏘나타’부터 약간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사전계약 3일째 되는 날을 기준으로 YF 쏘나타는 계약 대수 1만 2,878대를 기록했었으나, LF 쏘나타는 1만 15대를 기록했다.

1만 대 돌파를 기준으로 다시 짚어보면 ‘YF 쏘나타’는 불과 하루 만에, ‘LF 쏘나타’는 3일 만에, 그리고 ‘DN8 쏘나타’는 5일 만에 사전계약 대수 1만 대를 넘었다. 즉, 쏘나타 세대별로 비교하면 “DN8 쏘나타 초기 반응이 시큰둥하다”라고 말하는 쪽이 더 맞다. 결론적으로 보는 시선에 따라 “초기 반응이 좋다”와 “초기 반응이 시큰둥하다”라는 말 모두 알맞은 표현이 된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는 하루에 2,000대씩 사전계약된 것이고, 이전 쏘나타 한 달 평균 판매 대수 5,487대로 두 배나 많은 실적을 불과 5일 만에 달성했다”라고 말했다. 이를 보고 일각에선 “현대차 스스로 출시를 앞둔 새 모델과 단종을 앞둔 구형 모델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라는 의견을 보이기도 한다.

사전계약 대수보단
신차효과 얼마나 가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사전계약’은 말 그대로 새로운 자동차가 정식으로 출시되기 전에 미리 계약을 걸어놓는 것을 말한다. 즉, 자동차를 실물로 보기도 전에 계약하는 경우가 많고, 이것이 실구매로 이어졌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계약금이 크기 않아 계약을 파기하는 경우도 많다.

간혹 사전계약 대수가 많을수록 잘 팔리는 자동차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사전계약 대수를 절대적인 평가 기준으로 삼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충분히 비교해보고, 충분히 시승해보고, 내 돈을 내고 구매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면 비로소 좋은 자동차를 찾은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내가 구매하는 자동차에 대해 많이 알고 있을수록 후회와 거리가 멀어진다. 오토포스트 팩트체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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