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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차게 등장한 이쿼녹스가 경쟁 차종에 꼼짝 못하는 이유

이슈+|2018.10.29 09:09

출시된 지 4개월째

도로에서 두 번째 마주쳤다

'쉐보레 이쿼녹스'는 올해 6월에 출시됐다. 출시된 지 4개월째인데, 도로에서 마주친 것은 두 번째다. 7월에 비가 많이 오는 날 처음으로 도로에서 마주했는데, 그때 보았던 색깔과 똑같은 것이 어쩌면 같은 차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같은 지역에서 마주쳤고, 다른 차가 아닌 '이쿼녹스'이기 때문에 그렇다.

같은 색깔의 싼타페를 마주친다고 해서 "아마 저 차는 아까 봤던 차와 같은 차일 거야"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안 계실 것 같다. 이쿼녹스, 혹은 최근 부분변경된 아반떼 정도는 되어야 이러한 생각이 가능하지 않을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출시된 지 5개월이나 되었지만 여전히 도로에서 마주하기 힘든 쉐보레 이쿼녹스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국내 출시 당시 이쿼녹스는 '쉐보레의 구원투수'라는 타이틀과 함께 등장했다. 국내 매체들뿐 아니라 소비자들도 이쿼녹스가 정말 구원투수 역할을 할지 주목하고 있었으나, 어림없는 볼만 4개월 경기 내내 던지고 있다.


쉐보레가 이쿼녹스의 경쟁상대로 지목한 현대 싼타페, 파워트레인 구성과 크기가 비슷한 현대 투싼, 그리고 쉐보레와 비슷한 처지이지만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르노삼성 QM6의 판매 동향을 살펴보면 이쿼녹스의 부족한 전투력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쿼녹스가 출시된 6월부터 9월까지의 판매 실적을 살펴보자. 그들이 경쟁 상대로 지목한 '싼타페'는 6월 9,064대, 7월 9,891대, 8월 9,830대, 9월 8,326대 등 꾸준히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이쿼녹스와 파워트레인과 크기가 비슷한 '투싼' 역시 6월 3,237대, 7월 2,973대, 8월 4,808대, 9월 3,696대 등 판매량 폭이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

'QM6'도 6월 2,255대, 7월 2,842대, 8월 2,804대, 9월 2,526대 등 꾸준히 안정적인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이쿼녹스'는 출시 히우 네 자릿수는커녕 월 400대도 넘지 못했다. 출시 첫 달인 6월에는 385대, 7월에는 191대, 8월에는 무려 97대까지 떨어졌고, 9월에는 185대를 판매하는 것에 그쳤다.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쉐보레

"수입 차라 하기도 애매하고

국산 차라 하기도 애매하고"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인식하는 쉐보레와 르노, 그리고 해외 시장에서 인식하는 쉐보레와 르노는 약간 다르다. 북미를 비롯한 유럽 국가에선 쉐보레를 온전한 미국 브랜드, 르노는 온전한 프랑스 브랜드로 인식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대부분 쉐보레와 르노삼성을 완전한 수입차로 보지 않고, 그렇다고 완전한 국산차로 보는 것도 아니다. 어떤 차는 수입 판매되고, 어떤 차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이 얽혀있다.


때문에 쉐보레의 가격 정책에 대해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비싼 것은 당연하다", "우리도 현대기아차가 북미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되는 것을 비판하지 않느냐"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쉐보레를 수입차로 볼 수 있느냐",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저 정도 전투력으로 부족하다"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한국에선

'합리적인 가격의 차'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

그런데, 앞서 살펴보았듯 쉐보레와 비슷한 입장에 있는 르노삼성의 'QM3'는  이쿼녹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잘 팔리고 있다. 이쿼녹스의 판매량은 처참한 반면, QM6는 안정적인 판매량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비록 현대기아차만큼 부분변경이나 세대교체 등의 반영 시기가 빠르진 않지만 소비자들이 크게 불만을 가질 정도로 변화의 시기를 질질 끌지 않는다. 또한 SM6보다 품질 차별 논란 등도 비교적 적은 편이고, 무엇보다 이쿼녹스나 싼타페같은 비슷한 다른 자동차들에 비해 가격이 합리적이다. 한국에선 '가격이 합리적인 차'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실구매 가격을 비교해보자. 기본 사양 및 옵션 사양 등의 차이는 '최대 옵션가'로 충분히 설명 될 것 같다. 단일 모델로 판매되고 있는 '이쿼녹스 1.6 디젤' 모델을 기준으로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자동차는 '싼타페 2.0 디젤'과 'QM6 2.0 디젤'이다. 우선 '싼타페 2.0 디젤 모델'의 최저 기본 가격은 2,842만 원, 최고 기본 가격은 4,108만 원, 옵션 가격은 트림별로 최대 554만 원까지 발생한다. 취득세 등을 모두 합한 싼타페 2.0 디젤 모델의 최저 실구매 가격은 3,037만 9,110원, 최고 실구매 가격은 4,771만 3,700원이다.


'QM6 2.0 디젤' 모델의 차량 최저 기본 가격은 2,720만 원, 최고 기본 가격은 3,446만 원, 옵션 가격은 트림에 따라 최대 538만 원까지 발생한다. 취득세 등을 모두 포함했을 때, QM6 2.0 디젤 모델의 최저 실구매 가격은 2,907만 6,760원, 최고 실구매 가격은 3,878만 790원이다.


이쿼녹스의 가격은 어떨까? '이쿼녹스 1.6 디젤' 모델의 최저 기본 가격은 2,945만 원, 최고 기본 가격은 4,182만 원이다. 싼타페와 QM6보다 작은 엔진을 탑재하고 있음에도 최저 기본 가격과 최고 기본 가격 모두 두 차량보다 비싸다. 물론 추가로 발생하는 옵션 가격은 없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옵션 가격, 취득세 등을 모두 반영하면 상황이 달라질까? 글쎄, 큰 기대는 넣어두는 것이 좋겠다. 깜짝 놀랄만한 반전은 없었다. 옵션 가격, 취득세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이쿼녹스 1.6 디젤 모델의 최저 실구매 가격은 3,147만 8,950원, 최고 실구매 가격은 4,468만 4,130원이다. 최저 실구매 가격은 세 차량 중 가장 비쌌다. 최고 실구매 가격은 싼타페 풀옵션 차량보다 300만 원가량 저렴했고, QM6 풀옵션 모델보다 600만 원가량 비쌌다. 판단은 독자분들께 맡긴다.



가격도 놓치고, 시기도 놓치고

몇 년 전부터 이어져온

변속기 이슈도 여전히

앞서 살펴보았듯 이쿼녹스의 가격적 메리트는 그리 크지 않다. 그렇다고 출시 시기가 좋았던 것도 아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이쿼녹스가 북미 시장에 처음 공개된 것은 2016년 9월이다. 한국에 출시된 것은 2018년 6월이다. 처음 공개된 지 2년이 지나서야 국내에 발을 들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비자의 니즈는 제대로 반영됐을까? 이쿼녹스는 소비자들이 지난 몇 년 간 지적해오던 변속기를 교체하지 않았다. 여전히 '보령 미션'이라 불리는 'GEN III' 미션을 사용한다. 'GEN I' 미션이던 'GEN II' 미션이던 'GEN III' 미션이던 중요하지 않다. 이미 '보령 미션'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진 변속기이고, 원산지만 다를 뿐 설계는 그대로다.


한국GM 관계자는 이에 대해 "9단 변속기는 당분간 마케팅 차원에서 계속 활용할 계획이며, 주력은 여전히 6단 변속기"라고 못 박았다. 조만간 출시될 말리부 부분 변경 모델에도 6단 변속기가 들어갈 것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을 정도로 GEN 미션에 대한 한국 소비자 인식이 그리 좋지 못하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싼타페와 북미에서 판매되는 싼타페의 품질과 가격이 다르다고 해서 그 차를 싼타페가 아닌 다른 차로 부르지 않는 것처럼 GEN에 다른 숫자가 붙는다고 해서 GEN 미션이 아이신 미션이 되는 것은 아니다.



"쉐보레는 가격 때문에 망한다"

이미 이미지는 굳어졌다

탈피 위해선 파격적이어야

사실 이쿼녹스는 해외 전량 생산이기 때문에 엄연히 따지면 수입차가 맞다. 가격이 국산차보다 비싼 것도 당연하다. 만약 그들이 이쿼녹스를 "구원투수"라고 내세우며 판매량 올리기에 열을 올릴 것이라는 말만 안 했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쿼녹스를 구원투수로 내보냈다. 진정 한국GM이 쉐보레의 판매량 회복을 바랐다면 기업에 피해가 가지 않을 만큼의 약간의 손해를 감안해서라도 일시적으로나마 판매량을 회복하기 위해 모험을 걸었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말만 그리했을 뿐 실상 아마추어 선수를 프로 경기에 말도 안되는 전략으로 집어넣었다. 한국에서 이미 입지를 단단히 하고 있는 다른 경쟁차들보다 가격적인 메리트도, 그렇다고 시기적인 매력도 없었다. 한국GM 군산 공장 폐쇄 이슈와 겹치며 "한국에서 철수하기 위한 노림수가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말 많고 탈 많은 현대기아차

그리고 독일 3사에 

일본 브랜드까지

한국의 자동차 시장은 매우 굳건하다. 말 많고 탈 많은 현대기아차는 끊임없는 품질 이유에도 불구하고 국산차 상위권을 계속해서 유지해오고 있다. 그리고 현대기아차의 견고한 입지를 수입차가 공격하기 시작했다. 독일 3사뿐 아니라, 미국, 일본 브랜드들 모두 가세했다.


올해 상반기에 메르세데스 E 클래스는 제네시스 G80보다 많이 팔렸다. BMW 5시리즈는 기아 K7보다 많이 팔렸다. 토요타 캠리는 제네시스 EQ900, 기아 K9보다 많이 팔렸다. 그리고 메르세데스 S 클래스, 포드 익스플로러, 렉서스 ES, 아우디 A6는 기아 스팅어보다 많이 팔렸다.



"굳이 쉐보레를?"

소비자 인식을 깰만한 것

이처럼 '완전한 수입차'로 불리는 자동차들도 한국 시장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들은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충분히 좋은 품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한국 소비자들은 굳이 수입 차라고 하기도, 그렇다고 국산 차라고 하기도 애매한 쉐보레를 구입할 필요를 못 느낀다.

쉐보레는 블레이저와 트래버스 등을 한국 시장에 출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환영할 일이다. 다만, 그들 스스로 "구원 투수", "판매량 회복" 등의 당찬 포부를 밝혔으면, 소비자들이 납득할만한 파격적인 무언가도 함께 들고 와야 할 것이다. 소비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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