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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 팔리는 그랜저IG, 스포츠 모델이 나온다면 어떨까?

이슈+|2018.11.21 10:13

스포츠 모델은 이름에서 느껴지듯 약간의 모험이다. 제조사마다 정책도 조금씩 다른데, 랜드로버의 뉴레인지로버는 뉴레인지로버 스포츠보다 가격이 더 나가고 성능도 더 좋다. 디스커버리와의 관계도 같다. 아반떼 스포츠는 아반떼 가솔린 엔진에 터보차저를 달아서 출력과 토크를 높였고 변속기는 7단 DCT를 사용한다. 최상위 트림은 기본형 보다 저렴하지만 주력 트림은 스포츠가 조금 더 값을 줘야 한다.

올해 1월~11월 판매량에서 LPI 모델을 제외하고 그랜저는 2.4 가솔린 모델이 30,649대가 팔렸고, 그 다음이 3.0 가솔린 모델로 2.4 모델 대비 53% 정도 수준인 16,335대가 팔렸다. 여기에서 스포츠 모델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있을까? 현대차의 경우 스포츠 모델은 운동 성능을 위해 기본 라인업 중 터보차저가 달린 엔진을 이용해 출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진=오토포스트 디자인팀)

라인업 기준으로

가능성을 점쳐보자

그랜저IG는 2017년형과 2018년형에는 2.2 디젤 모델이 있었지만 2019년형부터는 빠지게 됐다. 주력 모델이 가솔린 모델이기 때문에 가솔린 모델 라인업 중에서 스포츠 모델이 설 자리가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솔린 모델은 2.4리터, 3.0리터, 3.3리터가 있고, 2.4리터 엔진은 말 많고 탈 많은 세타2 엔진이며 3.0리터부터는 람다 엔진이다.

2.0리터 터보 엔진은 이미 쏘나타에 있기 때문에 말도 꺼내기 전에 거절당할 게 뻔하다. 2.4리터 엔진에 터보차저를 달아 3.3리터 엔진을 대체하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일단 첫 번째 생각할 점은 세타2 엔진에는 2.4리터 터보엔진이 없다. 세타2 엔진에 터보차저가 달린 엔진은 2.0리터 뿐이기 때문이다. 그럼 두 번째, 만약 2.4리터 터보엔진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이 엔진이 들어간 모델이 3.3리터 모델을 대체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관한 답을 내려야 할 것이다.


2.4리터 터보엔진 모델이 3.3리터 모델을 대신하려고 한다면 블랙홀에 생기는 특이점처럼 얼어붙은 상태에 갇혀 빠져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3.3리터 모델의 판매량은 그랜처 전체 판매량에서 아주 적다. 1월~10월 총 판매량이 LPI 모델을 빼고 58,336대인데 3.3리터 모델은 1,036대가 팔렸다. 2.4리터 모델과 3.0리터 모델이 판매량을 견인한 셈이다.


적은 판매량이지만 3.3리터 모델의 운전자는 고배기량 자연흡기 차량이라는 비교적 명확한 취향을 가지고 있어, 2.4리터 터보 모델이 이들을 흡수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구매층 이탈의 우려가 크다는 이야기. 현대차를 대신해 기아차가 이탈 고객을 지켜준다면 현대기아차의 입장에서는 손해보는 장사는 아닐 수 있지만 현대차 입장에서는 분명한 기획 실패다.


3.0 모델과 3.3 모델로 넘어가자. 결론부터 말하면 3.0리터 라인에는 터보엔진이 없으며 3.3리터 터보엔진은 제네시스 G80 스포츠에 사용된다. 현대차에서 프리미엄 라인업은 제네시스가 맡고 있다. 그랜저IG의 인기가 좋다고 해도 제 살을 깎아먹을 만한 일은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제네시스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 더 안 좋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없어서 상위 모델과 겹치지 않더라도 4천만원 초중반 가격인 3.3리터 모델보다 약 300만원 정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스포츠 모델이, 딜러 할인을 받아 가격대가 비슷해지는 수입차와 싸워 이길 수 있는지도 고려해봐야 한다.


그랜저 스포츠 모델은

필요할 수도, 아닐 수도

한 칼럼니스트는 그랜저IG는 철저한 기획과 기막한 타이밍이 만난 성공작이라고 표현한 적 있다. 그랜저의 성공 방정식이 견고하게 보이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아마 그랜저는 스포츠 모델이 꼭 있어야 할 필요성을 찾지 못한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쏘나타와 아반떼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스포츠 모델의 판매량은 주력 모델의 2~6% 수준에 그친다. 스포츠 모델 구매자가 꼭 스포츠 모델이어야 했는지, 선택지가 있었던 덕에 스포츠 모델을 선택했는지의 비율은 정확히 내기 어렵겠지만 국내 판매량만 놓고 보면 엔진을 개발할 때 스포츠 모델에 관한 니즈를 전부 반영하기는 쉽지 않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듣기 싫은 소리겠지만, 소비자는 현대기아차를 성능으로만 타지 않는다. 성능을 최우선으로 둔다면 국산차를 고를 이유는 적어진다. 삼각별도 있고, 잦은 화재 때문에 이미지가 안 좋아진 BMW, 디젤게이트로 홍역을 앓았지만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폭스바겐과 아우디도 있다. 


많은 사람이 현대기아차를 구매하는 이유는 국내 시장에서는 그만한 가격에 그만한 성능을 가진 차가 현대기아차뿐이기 때문이다. 국산차가 가격을 올리든 수입차가 가격을 내리든, 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이 비슷해진다면 국산차 브랜드는 혹독한 겨울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제네시스는 아직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단단하게 굳히지 못해 재도약을 위해 절치부심하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품질 이슈는 끊이지 않지만 그랜저IG는 훈풍을 타고 큰 고비 없이 항해 해왔다. 그랜저IG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회복한 덕에 북미에 다시 그랜저 상표권을 등록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랜저IG는 분명 상품성 면에서 박수받을 만하지만 행운의 여신이 그랜저에게 미소 지어준 사실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공식으로 그랜저IG를 출시했던 2016년 말에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로 인해서 수입 디젤차 시장이 어깨를 움츠리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의 성공은 그저 이상으로 끝날 수도 있었다.


무난한 상품성과 수입차보다 저렴한 가격은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을 독점으로 만들어줬다. 지금까지는 현대기아차에도 좋고 소비자에게도 나쁘지 않은 게임이었다. 그러나 시장은 조금씩이지만 분명하게 변화하고 있다. 시간은 현대기아차의 편이 아니다. 국내외에서 품질 문제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어 신뢰도를 점점 잃어 가고 있는 것 같다.

한 방울만 떨어뜨리면 그 이상으로 흘러내릴 것 같은 물컵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이 와중에 수입차 판매 점유율은 20%를 바라보고 있다. 수입차의 가성비가 국내차보다 좋다는 소비자리포트의 조사도 있었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갈 때다. 주행하면서 엔진오일이 증가하지 않고 에어백 결함에 각도 타령 안 하고, 빗물에 트렁크가 젖는 일이 없다면 현대기아차를 선택 안 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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