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남자들의 자동차 ‘조경현’님)

최근 남자들의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에 반가운 자동차 한 대가 올라왔다. 한때 도로를 점령했던 ‘그랜저 TG’다. 어떤 분들은 사진 속 그랜저가 익숙할 것이고, 어떤 분들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자세히 보면 테일램프 디자인이 흔히 알고 있는 TG와 많이 다르다.

해당 게시글 작성자는 “수출형 TG 아제라 제보합니다”라며, “리어램프가 순정은 아닌 것 같은데 수출형은 원래 저건가요?”라는 내용을 함께 올렸다. 오늘 오토포스트 국내 포착 플러스는 사진 속 그랜저 TG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오토포스트 디지털 뉴스팀

2005년에 등장한 TG,
다이너스티가 단종되며
그 자리를 잠깐 대신했다
‘다이너스티’를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것이다. 요즘으로 치면 ‘아슬란’의 조상이라 부르면 적절하지 않을까 한다. 물론 아슬란처럼 결과가 어둡진 않았다. ‘다이너스티’는 1996년부터 1005년까지 생산된 ‘뉴 그랜저’의 고급형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현대차는 ‘뉴 그랜저’의 고급화를 위해 1996년에 다이너스티를 출시한다. 다이너스티가 나오면서 당시 ‘아카디아’의 경쟁 모델이었던 ‘뉴 그랜저’ 3.5리터 V6 모델이 판매 간섭을 방지하기 위해 단종되었다. 2세대 그랜저와 달리 1세대 그랜저처럼 각진 디자인으로 고급스럽고 클래식한 느낌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확실하게 공략할 수 있었고, 이 덕에 ‘아슬란’과는 정 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아슬란의 조상이라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현대차가 2005년에 다이너스티를 단종함과 동시에 ‘그랜저 TG’가 출시되었다. 이 당시 그랜저 TG가 잠깐 다이너스티의 자리를 대신했고, 2007년 말에 출시된 제네시스가 다이너스티의 포지션을 완전히 이어갔다.

그러나 제네시스는 후륜구동 기반, 그리고 편안함이 아닌 다이내믹한 성격을 강조한 모델이기 때문에 다이너스티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고, 전륜구동 고급 세단의 성격을 그대로 이어받은 ‘아슬란’이 진정한 후속 모델이라는 이야기도 이 때문에 나왔다. 물론 아슬란은 다이너스티와 다르게 비운의 모델로 통하고 있지만 말이다.

곡선을 살린 디자인
강력했던 호불호
제네시스와 아슬란이 등장하기 전까지 다이너스티의 계보는 4세대 ‘그랜저 TG’가 이어갔다. 당시 ‘오피러스’와 같은 포지션에 위치했다. 이전 세대인 XG보다 차체가 커지고, 개선된 주행 성능이 강점으로 꼽혔지만 NF 쏘나타와 패밀리룩을 이루면서 외관에 대한 호불호도 적지 않았다.

당시 국산차는 ‘패밀리룩’이라는 개념이 흐릿했다. 그랜저는 그랜저대로, 쏘나타는 쏘나타대로, 에쿠스는 에쿠스대로 모두 다른 디자인을 가졌었다. 그러나 그랜저 TG와 NF 쏘나타부터 패밀리룩이 적용되면서 “쏘나타와 너무 닮았다”라는 목소리를 피해 갈 수 없었고, 이전 세대에 비해 각진 디자인이 많이 사라지면서 “고급차를 표방하는지 대중적인 차를 표방하는지 모르겠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당시 쏘나타와 차체도 공유했고, 디자인도 비슷한 바람에 그랜저의 아이덴티티를 잃어버렸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당시 준대형급 차종 중 거의 가장 큰 차체를 가지고 있었다. 고급차일수록 차가 커야 한다고 생각하는 한국 소비자들을 제대로 공략했고, 이러한 전략은 다행히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출시 당시 2.7리터 및 3.3리터 가솔린 엔진이 먼저 도입됐고, 2006년에 3.8리터 가솔린 엔진, 그리고 2007년에는 2.4리터 가솔린 엔진이 추가로 도입되었다. 유럽 수출용 모델에는 2.2리터 디젤 엔진도 장착된 바 있다. TG부터 수동변속기가 사라졌다는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겠다.

2008년에는 부분 변경 모델 ‘그랜저 뉴 럭셔리’가 출시된다. 프런트 그릴에 크롬이 추가되고, 휠 디자인이 변경되었다. 이와 더불어 후면 테일램프 반사판 부분에도 조명이 들어오게 변경되었고 가로로 긴 번호판을 후면부에 적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이 변경되었다.

요즘 현대차가 ‘더 뉴 그랜저’ 광고 키워드를 ‘성공’으로 가져가고 있는데, 사실 원조는 ‘그랜저 TG’다. 그 유명한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말에 그랜저로 대답했습니다”라는 대사가 ‘그랜저 뉴 럭셔리’ 광고에서 나왔다.

출시 후 누적 판매량
40만 6,798대를 달성
2005년 4월 28일에 처음 공개된 ‘그랜저 TG’는 출시 전 4년 동안 2,500억 원의 개발 비용이 투입되었다고 한다. 도로에서 쏘나타만큼 많이 보였고, 쏘나타와 닮았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던 만큼 판매 실적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기록했었다. 아마 이때부터 ‘부의 상징’이 아닌 ‘국민차’로 본격적인 행보를 걸은 것이 아닐까 한다.

그랜저 TG는 5세대 ‘그랜저 HG’가 출시되기 전까지 누적 판매량으로 40만 6,798대를 기록했다. 이전 세대와 비교했을 때 31% 높은 판매 실적이었다.

2009년에 등장한
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럭셔리 그랜저’
기사 말머리에서 보았던 그랜저는 2009년에 등장한 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럭셔리 그랜저’다. 편의 사양을 추가한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당시 기아차가 ‘K7’을 출시하면서 위기감을 느낀 현대차가 발 빠르게 내놓은 모델이기도 하다.

위에서 본 사진은 ‘더 럭셔리 그랜저’의 후미등이다. 후미등이 켜졌을 때 ‘그랜저 HG’의 것과 모습이 비슷했고, 2010년 12월까지 생산된다. ‘XG’ 후기형 ‘L’자형 후미등 버전과 달리 북미 시장에도 수출되었다. 차체 자세 제어 장치와 사이드 에어백을 가솔린 모든 트림에 적용했고, 2.7리터 모델부터 실내 내장재를 알칸타라로 꾸민 ‘알칸타라 팩’ 옵션도 별도로 존재했다.

사진에서 위에 있는 차다 페이스리프트 전 모델이고, 아래에 있는 차가 페이스리프트 후 모델이다. 테일램프 그래픽에 긴 ‘ㄷ’자 모양이 추가되었고, 방향지시등 양쪽 끝이 뾰족하게 디자인되었다. 완만하고 둥글둥글하던 후진등 안쪽도 방향지시등 바깥쪽 모양처럼 뾰족하게 바뀌었다.

북미에서는 ‘아제라’라는 이름으로 판매됐다. 북미 시장 초기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나쁘지 않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출시 후 3년이 지난 시점부터 판매량이 큰 폭으로 줄기 시작했다. 출시 초기 2년 정도는 ‘XG’가 미국에서 병행 판매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TG의 판매량이 높았다고 보기도 힘들지만 말이다.

(사진=남자들의 자동차 ‘조경현’님)

양쪽 끝에만 브레이크등?
북미 모델이라 그런 것
오늘 이야기를 통해 사진 속 그랜저의 테일램프는 튜닝이 아닌 순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국내에서 자주 보던 그랜저와 다르게 브레이크등이 양쪽 끝에만 들어오는 모습이다. 이는 북미 모델이기 때문에 그렇다.

당시 북미에 판매되는 차량들은 트렁크 위에 브레이크등이 들어올 수 없도록 했었다. 당시 ‘혼다 어코드’ 등이 북미형 테일램프 디자인을 달리 가져간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 그랜저 역시 규제를 피해 갈 수 없어 내수용과 다르게 브레이크등을 양쪽 끝에만 나올 수 있게 했다. 오토포스트 국내 포착 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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