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보배드림 ‘그랜저ig78’님)

현대자동차는 DN8 쏘나타를 출시하면서 공식적으로 “택시 버전은 만들지 않을 것”이라며 못을 박았다. 쏘나타를 택시로 판매하게 되면 신차나 브랜드 이미지에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쏘나타 뿐만 아니라 신형 그랜저 등 양산 모델을 기반으로 만든 택시는 생산하지 않겠다는 주장을 밝혔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했는가. 성공의 아이콘이라며 마케팅을 펼친 신형 그랜저는 출시가 되자마자 곧바로 택시가 나왔다. 이 때문에 쏘나타는 이미지 때문에 택시를 출시하지 않는다면서 “성공한 사람들이 타는 차는 택시였냐”라며 비판을 이어가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과연 쏘나타 택시는 정말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것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쏘나타 택시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신형 쏘나타
여전히 잘 팔린다
현대차의 8세대 신형 쏘나타는 월평균 5천 대 수준으로 꾸준한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다. 출시 초기에 비하면 신차효과가 이제는 어느 정도 줄어들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는데 월 5천 대 수준은 국산차 ‘판매량 TOP 10’ 안에 들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기록이다.

이전 세대 쏘나타들은 워낙 택시로 도로에 많이 굴러다녔기 때문에 현대자동차는 신형 쏘나타부터 일반 양산형 승용 모델을 기반으로 한 택시를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쏘나타를 택시로 만들지 않는다는 소식은 예전 시절부터 꾸준히 나왔던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쏘나타 택시는 안 만들어요”
그걸 누가 믿어!
현대차가 쏘나타의 택시 버전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소비자는 거의 없었다. 매번 그래왔듯이 상황은 언제나 바뀔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차량의 이미지와 네임밸류가 무엇보다 중요한 그랜저만 보더라도 출시와 동시에 택시 버전을 내놓았으니 지금 당장 쏘나타 택시가 출시된다고 하더라도 사실 전혀 이상할게 없다.

과거 LF 쏘나타 시절에도 출시 초기엔 “택시 버전은 YF를 꾸준히 생산하고 LF는 택시로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었지만 결국 LF도 판매량이 떨어질 때쯤 택시가 나왔다. YF 이전 세대인 NF 쏘나타 택시 역시 YF 쏘나타가 출시되고 난 뒤에도 한참 동안 판매가 되었었다.

신형 쏘나타
최근엔 경찰차로 등장하였다
그렇게 택시로는 출시되지 않을 거라던 신형 쏘나타는 최근 경찰차로 변신하였다. 이제는 전국적으로 보급이 되어 주변에서 꽤 자주 신형 쏘나타 경찰차를 목격할 수 있게 되었다. 택시로 출시된 것은 아니지만 “경찰차가 나왔으니 이제 택시가 나올 차례다”라며 쏘나타 택시 출시 가능성을 언급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사실 그랜저도 택시가 나온 마당에 현시점에서 쏘나타 택시가 출시되는 것엔 전혀 어색함이 없다. 오히려 “어차피 나올 걸 왜 안 나온다고 했나”라는 소리를 들어야 할 마당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쏘나타 택시 1000대 수출
국내에선 여전히 쏘나타의 택시 버전 이야기가 들려오지 않지만 이번엔 해외에서 먼저 선수를 쳤다. 현대차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공항 택시로 신형 쏘나타의 택시 모델을 1000대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물론 그래도 “국내엔 쏘나타 택시를 출시할 생각이 없다”라는 현대차의 주장은 아직 유효하다.

현재 국내에서 쏘나타를 택시로 구매하려면 이전 세대인 LF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랜저도 택시로 출시된 마당에 국내엔 왜 택시로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하는 것일까. 그렇다고 현대차가 택시 전용 모델을 따로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것도 아니다.

(사진=신형 쏘나타 택시 예상도 | 오토포스트 디자인팀)

판매량이 많기 때문에
출시를 하지 않는 것일까
현대차가 신형 쏘나타 택시 버전을 출시하지 않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대부분은 판매량을 의식하고 “택시”이미지로 가득 찬 쏘나타의 고급화 전략을 위해 출시가 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실은 판매량과 이미지보다는 철저한 전략이라고 분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이전 세대처럼 판매량이 자연스럽게 떨어지고 더 이상 LF 쏘나타 택시를 생산하기 어려워질 시점이 되면 자연스레 신형 쏘나타의 택시 버전도 출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땐 신차효과가 충분히 사라진 시점이 될 것이다. 단순히 판매량 때문에 택시를 출시하지 않는 것이라면 그랜저 택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현대차 따라 하기?
신형 K5도 택시는 출시하지 않았다
기아차는 현대 쏘나타처럼 신형 K5의 택시 버전을 출시하지 않았다. 2세대 K5의 영업용 판매 비중이 월평균 2000대에 달하는 꽤 높은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택시 버전 판매를 하지 않는다고 선언한 것은 굳은 결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신 택시를 아예 판매하지 않는 것은 아니고 쏘나타처럼 이전 세대인 2세대 K5 영업용 모델을 그대로 판매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자가용으로 신차를 구입한 차주들을 배려하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어차피 결국엔 택시로 출시될 것이지만 신차효과가 사라지기 전까지는 자가용 구매자들을 위해 배려를 한다는 것이었다. 국내에서 중형 세단, 특히 쏘나타와 K5는 택시 이미지가 강한 차량이기 때문에 이 의견도 설득력이 있다.

이참에 택시 전용 모델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
현대차가 일정한 시점이 되었을 때 서프라이즈로 신형 쏘나타의 택시를 출시한다고 밝혀도 사실 잘못된 것은 없다. 회사의 전략과 차후 비전은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출시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현시점보단 최소 2년이 지난 시기가 되어야 쏘나타의 택시 모델을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택시를 생산하지 않겠다고 밝힌 게 사실이라면 현재 판매 중인 택시가 단종된 뒤의 상황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새로운 택시 전용 모델이 출시되거나 그간 해왔던 것처럼 신형 모델의 택시를 그제서야 출시하는 행보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택시는 안 나와요”
일종의 마케팅일 수도
다만 현재로썬 택시 전용 모델이 출시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따로 연구를 진행 중이라는 소식도 없으며 그동안의 행보를 생각해 보면 때가 되면 신형 쏘나타와 K5의 택시 모델이 출시될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리기 때문이다. 가끔 볼 수 있는 신형 쏘나타의 택시버전은 자가용으로 구매한 차량을 택시로 개조한 것이다.

대부분 교통 선진국들은 택시 전용 모델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영업용으로만 판매하는 전략형 모델을 따로 출시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신형 쏘나타가 출시될 당시 택시 출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의 대표 모델인 쏘나타가 택시 이미지가 강해 낮게 평가받고 있다”라며 변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것도 하나의 마케팅이 아니었을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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