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리앙 ‘STOWA’님)

올해 기아자동차의 첫 번째 신차 ‘쏘렌토’ 출시를 앞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중형 SUV 최초로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을 탑재하게 되는데 연비가 친환경 자동차 기준에 미치지 못해 친환경차로 인증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사실을 접한 소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몇 년 전,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처럼 이번 쏘렌토 사태는 친환경 게이트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쏘렌토 친환경 게이트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오토포스트 디지털 뉴스팀

친환경차 조건에 만족하는
연비를 달성하지 못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라고 해도 법적으로 친환경 자동차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엔진 배기량 1.6리터 이하인 경우에는 연비가 15.8km/L을 넘겨야 친환경 자동차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공인연비는 15.3km/L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친환경 자동차 인증을 받지 못했다. 이를 뒤늦게 알아차린 기아자동차는 사전계약 하루 만에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사전 계약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친환경차가 아닌 쏘렌토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없어
친환경 자동차로 인증을 받게 되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개별소비세 100만 원, 교육세 30만 원, 부가세 13만 원을 합쳐 총 143만 원의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취등록세 또한 90만 원이 감면된다.

하지만 친환경 자동차로 인증받지 못하게 되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었으며, 일반 자동차와 동일하게 취등록세를 납부해야 한다. 즉 하이브리드만의 메리트가 없어지는 셈이다.

친환경차 인증 없이
사전계약 받은 것이 드러났다
친환경 자동차 인증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담당하고 있다. 신청을 받으면 산하 기관인 한국에너지공단에 시험을 의뢰한 뒤 친환경 자동차 기준을 만족하면 해당 차량을 친환경 자동차로 등록하게 된다.

하지만 기아자동차는 친환경 자동차 동록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산업통상자원부 담당자는 쏘렌토 하이브리드 친환경차 등록을 신청한 적이 없다고 말했으며,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두고 있는 기아차가 이걸 모를 리가 없다며 이 같은 논란에 황당해 했다.

친환경 자동차로 인증받기 전에 사전계약부터 시작했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은 ‘대기업이 어떻게 이럴 수 있나’라며 분노했다. 특히 사전계약을 진행한 몇몇 소비자는 계약을 취소하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친환경 기준을 만족하지 못한 사실을 알았지만, 사전 계약 시작일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남아 규정에 맞추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성과를 내지 못해 이 사태까지 오게 되었다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절차 무시하고 판매 감행
소비자들이 만만했나
기아자동차는 이 사태에 대해 직원의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그렇다고 보기에는 이상한 점이 많다. 신차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절차가 있으며, 그중에서 가장 기본은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개발하기로 계획했다면 친환경 자동차로 인증받는 것이 목표가 될 것이고, 이를 만족하기 위한 연비와 배출가스 등 상세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

계획을 세우고 신차를 개발하는 데는 매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시제차를 만들더라도 바로 목표를 달성할 수는 없기 때문에 수천 번 이상의 테스트와 개선을 반복하여 완성도를 높인다.

하지만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결과적으로 친환경차 연비 기준을 미달한 상태로 나왔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있어 친환경 자동차 혜택은 매우 중요한데 이를 만족하지 않은 상태에서 차를 출시했다는 것은 연구개발의 절차를 무시하고 판매부터 시작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연구개발만의 문제가 아니다. 차를 최종적으로 시판하기 위해서는 임원진들의 검토와 결재가 필요하다. 특히 신차 출시와 같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더욱 꼼꼼히 체크하기 마련이다. 결국 기준보다 부족한 연비를 가진 차를 최종 승인한 것이다.

제네시스 GV80의 경우 개발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발생해 출시 일정을 미룬 적이 있었다. 이외에도 신차 출시 일정이 미뤄지는 것은 의외로 흔한 일이기 때문에 만약 쏘렌토 하이브리드도 출시 일정을 미뤘다면 지금보다 상황이 훨씬 나았을 것이다.

배기량만으로 결정되는
친환경차 연비 기준
이번 사태는 기준을 만족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전계약부터 시작한 기아자동차의 잘못이 가장 크지만 제정된 지 오래된 친환경차 기준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행 기준은 단순히 엔진 배기량만으로 기준 연비를 정하고 있다. 1.0리터 이상 1.6리터 이하는 15.8km/L 이상이 되어야 친환경 자동차로 인증받을 수 있다.

배기량이 높을수록 기준 연비는 점차 낮아진다. 만약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2.0 하이브리드였다면 친환경 자동차로 등록될 수 있었지만, 다운사이징으로 인해 1.6리터 엔진을 탑재해 높아진 기준을 적용받게 되었다.

몇 년 전부터 자동차 업계에는 다운사이징이 유행이 되고 있다. 중형차에 1.6리터 엔진을 탑재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으며, 최근 출시한 XM3의 경우 1.3리터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배기량은 점차 낮아지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기준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취등록세와 개별소비세를
사전계약자에게 지원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친환경 자동차로 인증받지 못해 사전계약이 중단된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이에 해당하는 금액을 사전계약자에게 지원하는 방법이 있다. 즉 현재 인증된 연비로 쏘렌토 하이브리드 판매를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식 출시 이후에 구입하는 소비자는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혜택이 없어지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입할 메리트가 없어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판매량 부진으로 이어지게 된다.

예전에 말리부 하이브리드가 세제혜택을 받지 못해 판매량 부진에 빠져 9개월 만에 단종된 적이 있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도 이와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

또한 중고차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친환경 게이트로 이미지가 실추되었으며, 수요가 적기 때문에 일반 쏘렌토보다 감가가 심할 수 있다.

친환경차 인증을 위해
출시를 늦추는 방법
앞서 언급한 첫 번째 방법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좋지 않다. 두 번째 방법은 사전계약자에게 양해를 구한 뒤 친환경차 인증을 다시 받아 판매를 재개하는 것이다.

친환경 자동차는 언제든지 인증을 다시 받을 수 있으며, 엔진 출력 등을 조절해서 어느 정도 연비를 개선하는 것이 가능하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상태에서 판매를 재개하는 것이 소비자와의 신뢰를 약간이나마 회복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물론 사전계약을 진행한 소비자에게는 이에 대한 보상이 별도로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 이미지 실추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것
쏘렌토 친환경 게이트로 인해 기아자동차의 기업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었다. 친환경차가 아닌 하이브리드를 만들었다는 꼬리표는 당분간 계속 붙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앞으로 출시되는 신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자동차를 믿지 못하는 소비자는 앞으로 나오는 신차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제기하게 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판매량이 낮아지는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이번 사태는 기아자동차의 안일한 의식으로 인해 발생했다. 특히 친환경 시대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친환경과 관련된 논란이 발생해 타격이 더욱 크다. 기아자동차는 사전계약한 소비자들에게 확실하게 보상을 해주는 것만이 무너진 신뢰를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기아자동차뿐만이 아니다. 이번 쏘렌토와 같은 문제는 친환경 자동차를 만들고 있는 제조사라면 어느 자동차에서나 나타날 수 있다. 이번 사태를 거울삼아 두 번 다시는 이런 황당한 사건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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