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남자들의 자동차 ‘CENTURY’님)

기억 속에 남은 추억의 자동차를 도로에서 만나면 어떤 느낌일까? 신기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반가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오늘 다루게 될 그랜저 1세대, 흔히 ‘각 그랜저’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추억의 명차다. 지금은 한해 10만 대 이상 팔리며 국민차 대접을 받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아파트 한채 가격과 맞먹었으며, 가장 혁신적인 자동차였다. 오늘 오토포스트 국내포착플러스는 당대 최고급 승용차 ‘그랜저’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오토포스트 디지털 뉴스팀

(사진= 남자들의 자동차 ‘CENTURY’님)

당대 최고급 승용차
그랜저의 탄생
1980년대에는 국내 자동차 시장이 급격히 변하던 시기였다. 1987년에는 수입차 판매가 허가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현대자동차 입장에서는 이에 대적할 고급 승용차가 필요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포드 그라나다를 조립 생산한 것 이외에는 고급 승용차 개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미쓰비시와 손을 잡게 된다. 마침 미쓰비시는 데보네어의 풀체인지 모델을 준비 중이었기 때문에 현대자동차와 함께 개발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기에 제안을 받아들였다.

(사진= 남자들의 자동차 ‘CENTURY’님)

이렇게 현대자동차와 미쓰비시와의 고급차 공동 개발이 진행되었고, 1986년, 국내에는 그랜저라는 이름으로, 일본에는 데보네어라는 이름으로 출시하게 되었다. 로얄 시리즈와는 달리 전륜구동 방식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등장하자마자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받으며 단숨에 로얄 시리즈를 밀어내고 국내 고급차 시장의 왕자를 차지했다. 그라나다 이후 고급 세그먼트의 명성을 다시 회복한 의미 있는 모델이며, 사람들에게는 당대 최고급 승용차로 인식되었다.

(사진= 남자들의 자동차 ‘CENTURY’님)

흔히 각 그랜저라고 불린
직선 위주의 디자인
1세대 그랜저라고 하면 흔히 직선 위주의 디자인이 많이 떠오를 것이다. 2세대부터는 유선형 디자인으로 변했기 때문에 1세대만 갖고 있는 디자인 특징이 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흔히 ‘각 그랜저’라고 부른다.

전체적인 실루엣 이외에도 라디에이터 그릴, 헤드 램프, 루프, 트렁크, 테일램프 등 모든 요소가 직선 위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각진 디자인 덕분에 고급 승용차에 걸맞은 중후함을 갖출 수 있었으며, 시간이 지난 지금은 클래식한 면모를 강조하는 요소가 되었다.

(사진= 남자들의 자동차 ‘CENTURY’님)

2.0리터 4기통부터
3.0리터 V6 엔진까지
그랜저 첫 출시 당시에는 120마력을 발휘하는 2.0리터 4기통 MPi SOHC 시리우스 엔진을 탑재했다. 변속기는 5단 수동변속기만 존재했다. 당시에는 자동변속기가 흔하지 않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후 2.4리터 엔진과 국산차 최초로 록업 클러치가 장착된 전제 제어식 4단 자동변속기를 내놓아 본격적으로 대우 로얄 시리즈와 경쟁을 시작했다.

(사진= 남자들의 자동차 ‘CENTURY’님)

4기통 제한 조치가 풀린 이후에는 282마력을 발휘하는 V6 3.0리터 SOHC 사이클론 엔진을 출시했다. 3.0 모델은 격자 그릴에 투톤까지 적용되어 훨씬 증후해졌으며, 편의 사양도 대폭 늘려 주목을 받았다.

3.0 모델 출시로 그랜저의 명성이 더욱 높아졌다. 대우 로얄 시리즈는 물론 임페리얼까지 밀어내고 국산차 전체 최고 위치에 올랐다.

당대 가장 현대적인 국산차
그랜저에 적용된 옵션
그랜저에는 당시 가장 현대적인 옵션 사양들이 탑재되었다. 또한 컴퓨터에 의해 자동으로 조절되는 다중 연료분사방식인 MPi 엔진을 탑재해 출력과 연비, 엔진 응답성을 향상시켰으며, 고속도로 주행에 유용한 오토 크루즈 컨트롤, 운전자의 승하차가 편리한 팝업 틸트 스티어링, 충격 시 안전도가 높은 2중 접합 안전유리가 포함되었다.

국내 최초로 적용된 옵션 사양들도 많았다. 마이크로컴퓨터가 운전자와 탑승객의 부주의를 경고등으로 알려주거나 이에 따른 14가지 기능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능인 ETACS, 원하는 온도로 자동 조절되는 오토 에어컨 시스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풀 플랫 시트, 제동거리를 대폭 단축시켜주는 4륜 벤틸레이티드 디스크 브레이크, 승차감과 조종 안정성을 대폭 개선한 슈퍼벨런스 서스펜션이 적용되었다.

아파트 한 채와 맞먹었던
그랜저의 가격
출시 당시 2.0 모델의 가격은 1,690만 원부터 시작했다. 지금은 준중형 차에 해당되는 가격이지만 당시에는 아파트 한채 가격과 맞먹을 정도로 비쌌다.

이외에 2.4 모델이 2,250만 원, 3.0 모델이 2,890만 원을 자랑했다. 당시 중형차였던 스텔라의 가격이 530만 원~650만 원 사이였던 점을 생각해보면 그랜저가 얼마나 비쌌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당시 상류층이나 고위층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당대 최고급 승용차에서
국민차로 변화한 그랜저
그랜저는 훗날 다이너스티, 에쿠스, 제네시스가 출시되면서 점차 포지션이 낮아졌으며, 쇼퍼 드리븐에서 오너 드리븐 카로 변화했다. 거기다가 점차 젊어지는 디자인을 적용했기 때문에 주 연령층 또한 낮아지게 되었다.

2016년 출시된 6세대 IG는 이전 모델보다 더 젊고 스포티한 감각을 추구하도록 디자인이 변경되었으며, 인테리어는 인조가죽, 크롬, 스웨이드 커버 등을 적용해 실내를 더욱 고급스럽게 구성했다. 이외에 서라운드 뷰, 차로 이탈 방지, HDA, ACC, HUD, 스마트 센스 등을 탑재했다. 그 덕분에 그랜저는 쏘나타를 제치고 한해 10만 대 이상 팔리는 국민차의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출시된 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뉴 그랜저’는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와 더 커진 차체, 프리미엄 수입차 부럽지 않은 인테리어와 각종 첨단 옵션을 탑재했다.

그랜저의 인기는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출시 전 사전계약 하루 만에 17,294대가 계약되었으며, 지금 주문해도 3개월 이상 대기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매우 많다.

(사진= 보배드림 ‘슴아티’님)

오랜 시간이 지나도
명차는 기억 속에 남는 법
지금은 국민차로 성격이 완전히 변했지만 중장년층에게 그랜저라는 이름이 내포하는 고급차 이미지는 아직까지 굉장히 크다. 이 때문에 상위 모델인 G90, G80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랜저를 선택하는 소비자들도 많은 편이다. 의외로 쇼퍼 드리븐 카로 활용하는 소비자들도 꽤 있다.

각진 디자인, 최신 기술이 탑재된 현대식 자동차, 당대 최고급 승용차, 잔존 대수가 줄어든 탓에 클래식카로서 가치도 상당한 편이다. 지금도 중고가가 500~700 사이로 시세가 형성되어 있어 올드 카 소장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있는 명차 중 하나다. 오토포스트 국내포착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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