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남자들의 자동차 ‘조우진’님)

지난 1월 출시된 쉐보레의 야심찬 신차 트레일블레이저가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지엠은 국내에 차를 팔 생각이 없는 거 같다”라는 소리를 밥 먹듯이 들어왔지만 수입차로 전환을 선언한 뒤로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펼치면서 얼어붙었던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다시 녹이고 있다.

특히 국내시장에서 매우 치열한 소형 SUV 시장에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하여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데 트레일블레이저는 전량 국내에서 생산되어 판매되는 차량이기에 쉐보레에게 매우 중요한 모델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이차의 인기는 지속될 수 있을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한국지엠 쉐보레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사진=남자들의 자동차 ‘조우진’님)

쉐보레 판매량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1월 출시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새로운 효자로 등극할 전망이다. 지난 3월 한 달 동안 총 3,187대를 판매하여 쉐보레 내 베스트셀링 모델이 된 것이다. 그간 쉐보레는 경차인 스파크 판매량으로 간간이 판매 대수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트레일블레이저의 선방으로 영업이익을 늘리는데 성공했다.

쉐보레의 3월 총 판매량은 8,965대로 전년 동월 대비는 무려 39.6%가 증가한 수치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쉐보레는 지난 3월 수입차 브랜드 판매량 3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쉐보레가 갑자기 이렇게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남자들의 자동차 ‘조우진’님)

절대적인 판매 대수는
라이벌들보다 적지만
꽤 인상적이다
절대적인 판매량 대수만 보자면 가장 큰 역할은 트레일블레이저가 했다. 지난달 3,187대를 판매했으니 쉐보레 천제 판매량의 1/3 수준을 차지한 것이다. 2월부터 본격적인 출고가 이뤄지기 시작한 트레일블레이저는 르노삼성 XM3의 돌풍과 기아 셀토스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절대적인 수치로만 보자면 셀토스와 XM3의 판매량을 넘지 못했지만 평균적으로 쉐보레가 판매하던 차량들의 월 판매 대수로 생각해 본다면 트레일블레이저가 나름 선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남자들의 자동차 ‘조우진’님)

포드 익스플로러를
추격하고 있는 트래버스
작년 국내에 출시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대형 SUV 트래버스도 지난달 532대를 판매하여 라이벌 차종이라고 할 수 있는 포드 익스플로러를 6대 차이로 추격했다. 이는 역대 월 최대 판매고로 트래버스는 현재 북미에서 들여오는 물량이 부족하여 차량 인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전해졌다.

자세한 판매량을 살펴보니 트레일블레이저 뿐만 아니라 트래버스와 다른 차종들까지 판매량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었다. 분명 작년 동월과 비교해보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사진=남자들의 자동차 ‘조우진’님)

정통 픽업트럭 콜로라도도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그 외 차종은 볼드 EV가 전월대비 17% 증가하여 430대를 판매하였고 정통 픽업트럭 콜로라도는 329대가 판매되어 이 역시 꾸준한 월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신차를 출시하고 있음과 동시에 다들 좋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신차가 몇 대 더 출시된다고 해서 단기간에 이렇게 판매량에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렇다면 다른 곳에 이유가 있다는 것인데 한때 철수설이 돌기도 했었던 쉐보레가 다시금 부활하고 있는 이유를 알아보자.

첫째도 둘째도
문제는 항상 ‘가격’이었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쉐보레는 철수설까지 들리며 “한국에선 차를 팔 생각이 없어 보인다”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었다. 그 이유는 소비자들이 불만사항으로 제시하는 것들에 대한 피드백이 전혀 없었으며 가격 책정 역시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현대기아차보다 평균적으로 더 높게 책정되어 소비자들에게 전혀 어필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옵션이 더 풍부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쉐보레는 “타는 사람만 타는 차”,”그렇게 차 좋다는데 안 팔리니 그만”,”프리미엄 브랜드도 아니면서 너무 비싸다”라며 계속된 비판을 받아왔다. 품질과 관련된 부분들에 대한 논란도 많았다. 201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이어진 보령 미션 문제와 AS 센터의 미숙한 정비 같은 문제들은 쉐보레를 타던 충성고객들 마저도 마음을 돌리게 만드는 요소들이었다.

가격 때문에 실패한
대표적인 차종은 이쿼녹스다
쉐보레가 가격정책에서 실패한 차종을 꼽으라면 이쿼녹스가 순위에 오를 것이다. 탄탄한 기본기와 주행성능을 갖춘 SUV인 이쿼녹스는 국내에선 준중형도 중형도 아닌 애매한 차급 사이에 놓였음에도 불구하고 국산 중형 SUV와 맞먹는 가격정책을 내세워 거의 팔리지 않는 실패한 차가 되었다.

오죽하면 “도로에서 이쿼녹스를 본 날은 로또를 사야 한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으니 이쿼녹스는 한국지엠의 잘못된 가격정책으로 인한 희생양이 되었다. 실제로 이쿼녹스를 타보면 차는 참 좋지만 이 가격에 살 수 있는 다른 차가 너무 많기 때문에 굳이 이쿼녹스를 사야 하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수입차 브랜드 전환 선언 후
다양한 신차 출시를 예고했다
그러던 2019년 8월 쉐보레는 돌연 한국수입 자동차 협회(KAIDA)에 회원사 가입을 신청했다. 이제 더 이상 국산차가 아닌 수입차 브랜드로 전환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며 당시에만 하더라도 소비자들은 “이제 대놓고 가격을 더 올리려는 수작”,”한국을 떠나려는 준비를 하는가 보다”라며 쉐보레에 대한 날이 선 비판들을 이어갔다.

결국 그렇게 쉐보레는 수입차 브랜드가 되었으며 한국GM은 5년간 신차와 상품성 개선 모델 15종을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특히 SUV 라인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때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쉐보레는 항상 가격이 문제다”라며 “신차가 출시되어도 또 비싸게 내놓을 것이 뻔하니 분위기 반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출시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렇게 신차 출시 예고를 한 뒤 쉐보레가 한국에 선보인 차량은 바로 대형 SUV ‘트래버스’와 정통 픽업트럭 ‘콜로라도’였다. 당시 팰리세이드 출고가 6개월이나 밀려있는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대형 SUV가 출시된다는 소식에 많은 소비자들은 트래버스를 주목했다.

모두들 가격을 걱정했지만 국내에 출시된 트래버스는 북미 가격과 비교해보아도 상당히 합리적이고 수긍할 수 있는 가격으로 책정되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렇게 좋은 가격에 출시가 된 트래버스는 계약으로 이어졌고 꾸준한 월 판매량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콜로라도 역시 괜찮은 가격에 출시되었다는 평을 받으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해 1월엔 트레일블레이저로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1월 출시된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는 본격적인 쉐보레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카마로를 닮은 외관 스타일을 가진 트레일블레이저는 출시 당시 라이벌 소형 SUV들 중 가장 큰 차체 크기를 가지고 있었으며 쉐보레 특유의 탄탄한 주행성능을 가지고 있어 많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셀토스보다 조금 더 높은 가격으로 출시가 되었지만 2천만 원대 중반의 예산으로 이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셀토스, XM3와 비교하며 트레일블레이저를 구매 선상에 올렸다.

결국 쉐보레는
가격정책이 문제였다
르노삼성 XM3가 가성비 마케팅을 펼치며 역대 소형 SUV 초기 판매량 최고봉을 찍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트레일블레이저는 반짝 흥행하고 사라지는 차종이 되는가 싶었으나 지난 3월 판매량을 통해 인기는 식지 않았고 여전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간 비싼 가격으로 외면받던 쉐보레의 신차들이 다시금 소비자들의 마음을 자극하기 시작한 것이다.

절대적인 판매 대수만 비교하자면 현대기아차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으나 이는 당연한 것이며 쉐보레의 작년 동월 판매량과 비교하였을 때 비약적으로 판매량이 올라간 것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겠다. 역시나 쉐보레가 개선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합리적인 가격정책이었고 이를 개선하고 나니 곧바로 판매량에 청신호가 들어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진=남자들의 자동차 ‘조우진’님)

전량 국내에서 생산되는
트레일블레이저
쉐보레에게 있어 트레일블레이저는 전량 국내생산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이차의 판매량은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국내 공장 생산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차종이기 때문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부평공장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이차가 잘 팔리지 않는다면 공장가동률에도 바로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

최근 쉐보레가 내놓은 신차들의 판매량을 살펴보면 그간 꾸준히 지적되던 가격 때문에 차가 팔리지 않았다는 주장이 결국 옳았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쉐보레 판매량이 이렇게 작년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이유는 하나다. 소비자가 원하는 차를 수긍할 수 있는 좋은 가격에 내놓으니 잘 팔리는 것이다. 그간 쉐보레가 하지 못했던 일을 해냈다.

좋은 분위기에 이어
더 많은 신차들을 출시해야 한다
쉐보레 입장에선 이런 좋은 기세를 몰아 더 많은 신차들을 출시할 필요가 있다. 이는 르노삼성 역시 마찬가지다. 물들어 올 때 노를 저을 줄 알아야 한다. 쉐보레는 국내에 출시할 수 있는 많은 신차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틈새시장을 공략하기도 수월하다.

중형 SUV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혹할 수 있는 블레이저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된다면 싼타페, 쏘렌토와 경쟁할 수 있을 것이며 풀사이즈 SUV인 타호는 아직까지 선택지가 다양하지 않은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차량이다. 좋은 차를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한다면 당연히 소비자는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며 라이벌들을 견제할 능력이 생길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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