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세그먼트 수입차 시장은 매우 치열하다. 터줏대감과도 같은 BMW 3시리즈가 왕의 자리를 쉽게 내놓지 않고 있으며 최근엔 메르세데스 벤츠가 E클래스에 이어 C클래스도 동급 최고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런 D세그먼트 수입차 시장에 스칸디나비아 감성이 물들어 있는 볼보 S60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것이 어느 정도 좋은 수준이었다면 상대가 되지 않았을 건데 S60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뛰어난 장점들을 두루 갖춘 자동차였다. 오늘 오토포스트 시선집중은 볼보 S60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디자인뿐만 아니라
가격으로도 소비자를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분명 ‘볼보’라는 브랜드 이름을 들었을 때의 선입견은 대부분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의 볼보는 안전을 강조하며 튀지 않는 정제된 멋을 선사하던 브랜드였기 때문이다. 이것은 볼보 브랜드의 장점이자 단점이었는데 보수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볼보는 그간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능력이 조금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신형 S60은 그간의 이미지를 완전히 떨쳐내듯이 완전한 새로운 스타일을 가졌다. 패밀리룩 디자인을 적용하긴 했지만 그 안에서 최대한 젊은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을 만한 여러 가지 포인트를 살려내는데 성공했다.

국내에 판매되는 볼보 S60은 4,760만 원짜리 ‘S60 T5 AWD MMT’와 5,360만 원짜리 ‘S60 T5 AWD INS’ 두 종류인데 시승차는 상위 트림인 INS였다. 볼보는 S60을 론칭하며 본고장인 스웨덴보다도 600만 원 정도 저렴하며 북미 시장보다는 1,000만 원 정도 저렴한 파격적인 가격임을 강조했다.

S60은 2.0 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하여 최대출력 254마력, 최대토크 35.7kg.m을 발휘하며 공인 복합 연비는 10.8km/L다. 2.0 가솔린 터보 엔진임을 감안하면 무난한 출력과 연비를 가지고 있으며 권장 유종은 옥탄가 95 이상의 휘발유로 고급 휘발유를 넣어주면 좋지만 일반유를 넣어도 별다른 지장은 없다. 볼보 S60은 볼보 특유의 부드럽게 밀고 가는 고급스러운 주행감각을 가지고 있는 D세그먼트 프리미엄 세단이다.

D세그먼트 세단에서
느낄 수 있는 고급스러운 실내
실내에서도 고급차의 감성이 물씬 느껴진다. 볼보는 사용되는 소재가 참 좋다는 느낌을 탈 때마다 받게 된다. 중형급인 S60에 적용된 가죽 소재들 역시 손에 닿는 부분의 촉감이 훌륭한 편이며 화사한 베이지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운 분위기 연출에 한몫한다.

스티어링 휠 뒤에 위치한 램프 컨트롤 스위치와 와이퍼 컨트롤 스위치는 국산차를 타던 소비자들도 크게 이질감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

볼보 차종에 두루 적용되는 익숙한 그래픽의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적용된 것 역시 동급 차종들과 비교해보면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시인성이 훌륭하며 필요한 정보를 디스플레이에 정확하게 표시해 주어 운전자가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게 잘 구성되어 있다.

탑승객이 어떤 좌석에 앉아있는지를 모니터링하여 계기판에 띄워주며 주행 중엔 내비게이션 화면을 중앙에 띄울 수도 있다.

터치로 조작이 가능한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활용도가 높다. 어라운드 뷰 카메라는 전, 측. 후면 보든 부분을 확인할 수 있으며 사진과 같이 4개의 영상을 합쳐 주차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그 외 송풍구 컨트롤과 모든 설정을 디스플레이 조작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데 단점은 지문이 쉽게 남는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터치를 지원하는 다른 브랜드의 디스플레이들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다.

15개의 스피커
1,100와트 출력을 자랑하는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주행 중 음악을 즐겨 듣는 사람들이라면 환영할만한 바워스&윌킨스(B&W, Bowers & Wilkins) 사운드 시스템은 동급 D세그먼트 세단 중 최고의 순정 오디오라고 평가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의 만족감을 준다.

B&W 스피커는 대시보드와 1열 좌석의 양쪽 도어, 2열 좌석의 양쪽 도어에 총 15개의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다. 여기에 뒷좌석에 위치한 에어 서브우퍼(Air Sub-woofer), 1,100와트의 출력을 자랑하는 하만 카돈의 D 앰프까지 설치해 탑승객 모두가 실내공간을 꽉 채우는 웅장하면서도 선명한 사운드를 주행 중에 즐길 수 있다. 음향모드는 콘서트홀, 개별 무대, 스튜디오의 3가지 모드를 지원한다.

뒷좌석은 D세그먼트 세단의 기준으로 보았을 땐 수긍할만한 공간을 선사한다. 성인 남성이 앉았을 때 여유롭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동급 수입 세단들과 비교해보면 편안하게 장거리 여행을 가도 큰 불편함이 없을 수준의 공간을 제공한다. S60의 뒷좌석 레그룸은 895mm다.

앞 좌석과 마찬가지로 뒷좌석 시트는 편한 착좌감을 자랑하며 도어트림과 다른 부분에 사용된 소재들 역시 고급스러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볼보 S60은 2열 탑승객을 배려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해 놓았다. 2열 열선시트가 전 모델에 기본 장착되어 있으며 실내공기 청정 시스템(IAQS, Interior Air Quality System) 기능이 포함된 ‘4 존 온도 조절(4 Zone Temperature Control)’기능을 추가해 쾌적한 실내 환경을 제공한다.

파노라마 선루프는 탁 트인 개방감을 선사하지만 2열까지 완전히 개방감을 느끼기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 전체적으로 적용된 사양이나 옵션들은 동급 D세그먼트 세단들 중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볼보는 언제나
편하고 안전한 자동차였다
본격적으로 서울 시내에서 주행을 해보았다. 모든 트림에 기본 사양으로 적용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차량 속도와 교통상황 등에 대한 정보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이급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마사지 및 통풍 기능을 갖춘 천연 나파 가죽 시트가 적용된 점 역시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어 편안한 것으로 유명한 볼보의 시트는 오래 타고 있어도 불편하지 않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요즘 출시되는 차량들은 반자율 주행 시스템의 완성도 역시 중요한 포인트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볼보의 반자율 주행 시스템은 ‘파일럿 어시스트’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으며 기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에 방향 조종 기능을 추가한 최신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적용되었다.

따라서 최대 140km/h까지 직선 및 완만한 곡선에서 차선 이탈 없이 반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그 외에도 충돌 회피 지원 기능, 도로 이탈 완화 기능, 긴급 제동 경보 시스템 등 사고를 능동 및 수동적으로 피해 주는 여러 가지 안전 사양들을 모두 담았다. 볼보의 기본 철학인 안전은 빠짐없이 챙긴 모습이다. 서울 간선도로에서 반자율 주행 시스템을 테스트해보니 수준 높은 주행 실력을 선보여주었다.

엔진과 미션의
궁합은 아쉬웠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편안하고 부드러운 주행 질감을 선사하는 고급차를 원하는 고객들에게 이차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자동차이지만 스포츠성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아쉬운 부분이 생길 수 있다. S60의 2.0 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미션과의 숙성된 궁합이 아직 부족하다는 느낌이었으며 타사 터보 차량들 대비 터보렉이 확실하게 느껴진다.

미션의 반응 또한 스포츠 모드에서도 영민한 변속 속도를 보여주진 못해 스포츠성을 기대하는 소비자들이라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출력 자체에는 답답함이 없으나 직관적인 반응속도가 아쉬운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차량의 전반적인 기본기가 뒤떨어진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볼보 S60은 언제 어디서든 잘 달리고 잘 서는 기본기를 갖추고 있다. 스포츠성은 다소 아쉽지만 볼보 특유의 편안하고 안전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훌륭한 자동차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5천만 원 대에서 선택할 수 있는 D세그먼트 세단은 3시리즈와 C클래스 디젤, 국산차 중에선 제네시스 G70 정도가 있는데 스포츠성만 생각한다면 BMW 3시리즈를, 브랜드 가치를 중시한다면 벤츠 C클래스를, 비슷한 가격에 괜찮은 성능과 탄탄한 옵션을 누리고 싶다면 제네시스 G70을 선택하면 된다. 그렇다면 볼보는 어떤 소비자가 선택하는 것일까.

모든 부분에서
평균 이상의 실력을 보여준다
이차는 괜찮은 디자인, 프리미엄 감성, 동급 최고 수준의 옵션, 볼보의 믿을 수 있는 안전, 효율이 뛰어난 파워트레인을 가지고 있다. 어느 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모든 부분에서 평균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는 완성도 높은 D세그먼트 세단이라는 이야기다.

거기에 국산차인 제네시스 G70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편의 사양과 옵션은 “수입차는 옵션이 떨어진다”라는 편견마저 깨버릴 수 있기 때문에 가성비가 좋은 수입 세단으로써의 역할도 착실하게 수행할 수 있다.

다만, 그래도 막상 이차를 사겠냐고 물어보면 누구든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모두들 볼보 S60을 두고 이렇게 말한다. “차는 정말 좋은데… 훌륭한데… 감가랑 이것저것 생각하다 보면 글쎄…” 볼보는 아직 브랜드 가치를 조금 더 키울 필요가 있다.

정말 좋은 자동차이지만 피눈물 나는 중고차의 감가, 쉽사리 포기할 수 없는 독일 3사의 브랜드 가치, 아직까지는 보수적인 볼보의 브랜드 이미지를 떨쳐낼 수 있는 순간 이차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오토포스트 시선집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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