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남자들의 자동차 ‘김진선’님)

계속해서 어려웠지만 이번엔 특히 심상치 않다. 브랜드의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는 쌍용차는 최근 최대 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으로부터도 제대로 투자를 받지 못하면서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과거 무쏘, 코란도로 ‘국산 SUV의 자존심’이라는 칭호까지 붙었던 쌍용차가 어쩌다 이렇게 추락하게 된 것일까.

힘든 상황 속에서도 돌파구가 보인다면 그나마 다행인데 쌍용차는 마땅한 해결책도 보이질 않아 경영정상화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위기 속의 쌍용차. 미래는 없는 것일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13분기 연속 적자 기록
상황이 심각하다
쌍용차가 영업이익에서 적자를 기록한 것은 비단 최근에 벌어진 일이 아니다. 분기로 치자면 13분기, 연수로 치자면 약 3년 전부터 적자가 꾸준히 이어져 온 것인데 그동안 쌍용차는 별다른 해법을 내놓지 못했고 최근엔 분기 매출액이 8년 만에 6000억 원 대로 주저앉으며 최악의 위기 상황에 직면하였다.

특히 올해 손실 규모는 작년보다 7배 불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 261억 원 적자를 기록한 쌍용차는 올해 1분기 1,935억이라는 큰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정도면 당장 브랜드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판매 회복에 돌입하거나 외부 자금 투자를 받아야 할 상황인데 그러지도 못하고 있는 게 더 큰 문제다.

위기 속의 쌍용차는 최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에 SOS를 보냈지만 마힌드라는 이를 거절했다. 당초 23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원했던 쌍용이었으나 마힌드라는 당장 급한 불만 끌 수 있는 수준인 400억 원 수준의 긴급 운영 자금만을 쌍용차에게 지원했다.

지난해부터 쌍용차는 노사 관계를 개선하고 임금 동결을 외치는 등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영업 일선의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내놓는 신차들마다 줄줄이 실패하며 시장에서 완전히 도태되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당장 출시할 마땅한 신차도 불투명한 상태라 앞으로의 전망은 더욱 좋지 않다.

3,5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코란도는 처참히 무너졌다
자동차 회사인 쌍용의 상황이 이렇게까지 어려워진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차가 많이 팔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쌍용차가 3,5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뷰티풀 코란도는 출시 초기 신차효과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한 채 시장에서 완전히 도태되었다.

당장 풀체인지를 앞두고 있는 끝물 라이벌 모델 투싼보다도 더 적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으니 상황이 매우 심각한 것이다. 뷰티풀 코란도는 국내 소비자층의 성향을 고려하여 동급 SUV들 중 넉넉한 실내공간을 가졌으며 디지털 계기판이나 반자율 주행장치 같은 최신 사양들을 대거 탑재하여 시장을 공략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코란도 C 이후 8년 만에 등장한 풀체인지 모델로써 매우 처참한 성적인데 신형 코란도의 주요 실패 요인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차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라는 평이었다. 쌍용차 입장에선 코란도를 분명 열심히 만들어 냈으나 눈높이가 높아진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충족 시키지 못했다는 말이다.

신형 코란도는 그간 쌍용차에서 부족함으로 지적되던 최신 전자 장비나 옵션 측면에서 많은 개선이 있었고 차체 사이즈도 커졌기 때문에 패밀리카로도 활용하기 좋았다. 하지만 다양한 종류로 판매되는 동급 타사 온로드 SUV들 보다 더 뛰어난 점이 없는 것이 문제였다. 적당히 잘해선 눈에 띌 수 없는 것이 요즘 자동차 시장인데 코란도는 결정적인 한방이 없었던 것이다.

화려한 전자 장비와 풍부한 옵션, 넉넉한 실내공간 어디선가 많이 들어보던 익숙한 이야기 아닌가. 그간 현대기아차에서 이미 수없이 들어왔던 장점들이다. 코란도는 이들을 넘어설 만한 강력한 무기가 없었다. 티볼리 스타일로 변한 디자인 역시 패인이었다.

많은 소비자들은 코란도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곧바로 떠올릴 수 있는 강한 마초 이미지를 기대했으나 티볼리 스타일로 변한 신형 코란도는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고 이름과 광고마저도 남성보단 여성을 더 겨냥한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자충수를 두었다.

잘 팔리던 티볼리 에어
단종도 큰 실수중 하나였다
코란도와의 판매 간섭을 없애기 위해 티볼리 에어를 단종시킨 것 역시 그들에겐 잘못된 선택 중 하나였다. 동급 최대 크기로 무장하여 실용적인 패밀리카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던 티볼리 에어가 갑자기 단종되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이 이어졌다.

“코란도 때문에 티볼리 에어를 왜 단종시켰냐”,”한창 잘 팔리고 있는 차를 단종시키는 건 어리석은 판단”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실제로 티볼리 에어는 단종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었으며 단종 이후에도 재출시를 원하는 목소리가 워낙 많아 최근 부분변경을 거친 신형 티볼리 에어를 출시할 준비를 다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 마니아들은
오래 전부터 꾸준히 요구해 왔다
그렇게 되면 “쌍용차는 정말로 돌파구가 없었나?” 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분명 브랜드를 살려낼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다. 소비자들이 쌍용차에게 매번 바랬던 자동차들이 있었으나 쌍용차는 매번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우선 경영이 안정화되면 차후에 기대해 볼 만하다”라는 애매한 답변만 남겼다.

오랜 쌍용차 마니아들이 생각하던 터프한 지프 코란도와 무쏘의 부활을 주장했으나 당장은 잘 팔릴 수밖에 없는 온로드 SUV 개발에 치중하여 수익을 내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그 판단은 어떻게 되었는가. 이미 온로드 SUV는 다른 국산 제조사들이 수없이 다양한 차량들을 생산하고 있었으며 어떤 부분에선 쌍용차보다도 뛰어난 기술력을 토대로 그들보다 더 나은 차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애초에 온로드보단 오프로드 SUV를 잘 만들던 쌍용차 입장으로썬 온로드 SUV 시장에 도전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투명한 미래가 아니었을까 싶다. “오프로더나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모델은 나와도 시장에서 많이 팔리지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이젠 그다지 신빙성이 없는 주장이 되었다.

이미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은 다른 라이벌 제조사들이 판매하지 않는 세그먼트의 틈새 공략을 하여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게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수많은 차량들로 증명해 왔기 때문이다. 그들이 선택한 길은 다른 제조사들이 만들어 내고 있는 온로드 SUV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드는 행동이었으며 결과물은 그들을 뛰어넘지 못해 시장에서 도태된 것이다.

“왜 아직도 시대에 뒤떨어지는 지프 코란도를 고집하는 것이냐”라고 묻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되묻고 싶다. “왜 아직도 제대로 판매조차 되지 않는 온로드 SUV 시장에서 고전하면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냐”라고 말이다.

쌍용차가 되살아 나기 위해선 기술력으로 완벽에 가까운 차를 만들어 내어 타 제조사들을 따라갈 수 없다면 남들이 걷지 않는 길을 걸어 새로움을 선사하는 방법 밖엔 없다.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경형 SUV인 스즈키 짐니같은 차량이나 랜드로버 신형 디펜더 같은 과거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는 쌍용차가 부활한다면 지금보다는 나은 상황이 펼쳐지지 않을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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