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초기부터 호불호가 강한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현대 쏘나타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에선 K5에게 판매량으로 밀리는 사태까지 벌어졌고 미국에선 신차효과조차 제대로 누리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2010년 초반 파격적인 스타일로 북미 시장에서 대 성공을 거뒀던 YF와는 다르게 신형 쏘나타는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고전 중인데 왜 그런 것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판매량이 점점 하락하고 있는 현대 쏘나타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쏘나타의 입지가
예전 같지 못하다
오랫동안 국민차로 사랑받아왔던 현대 쏘나타의 입지가 예전 같지 않다. 10년 전쯤으로 돌아가 보면 분명 대한민국 패밀리카의 표준은 중형 세단이었고, 그 중심에는 항상 현대 쏘나타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SUV가 인기를 끌면서 점점 세단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SUV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중형 세단 판매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거기에 예전보다 비싸진 가격에 이제는 “쏘나타 살 돈으로 더 보태서 그랜저 산다”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리고 있어 앞으로의 입지도 불안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중형 세단은 쏘나타와 K5, 말리부, SM6 정도가 있는데 상품성과 가성비만 놓고 본다면 분명 쏘나타가 라이벌들에 밀리지 않음에도 판매량은 예전만 하지 못해 의문이다. 국민 중형차답게 선택할 수 있는 베리에이션도 매우 다양하다.

정석으로 불리는 2.0 가솔린부터 조금 더 스포티함을 가미한 1.6 가솔린 터보, 높은 연비를 자랑하는 하이브리드까지 존재하며 곧 국산 중형 세단 중 가장 고성능을 자랑하는 2.5 가솔린 터보 N라인까지 출시할 전망이다.

훌륭한 상품성,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고 있음에도 쏘나타 판매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은 단순히 중형 세단 시장의 인기가 예전만 하지 못하다는 이유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라이벌인 기아 K5는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쏘나타와 같은 플랫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기아 K5는 최근 쏘나타 판매량을 제치며 만년 서자 취급을 받던 과거를 말끔히 청산하였다. 지난 4월 3,341대를 판매한 쏘나타를 7,070대로 제쳤으며 3월 역시 쏘나타는 4,804대, K5는 6,996대를 판매하여 쏘나타를 추월하는데 성공했다.

쏘나타의 주요 패인으로는 계속해서 디자인이 언급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K5의 디자인이 너무 훌륭하게 잘 나왔기 때문에 쏘나타 고객들 마저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비슷한 가격대와 옵션 구성,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가지고 있는 라이벌 세단인 만큼 디자인이 가장 중요한 구매 요인으로 작용했고, 쏘나타는 결국 디자인이 별로라는 이야기였다.

“미국에선 잘 먹힐 거야”
파격적인 쏘나타의 디자인
그렇다면 국내가 아닌 미국에선 어땠을까. 신형 쏘나타가 국내에선 파격적인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많이 갈렸지만 미국인들에겐 신선함을 주었을 수도 있다.

과거 YF 때를 생각해보면 대한민국에선 디자인 호불호가 많이 갈렸지만 미국에선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번 쏘나타 역시 국내보단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량을 기대했을 수도 있다.

2020년 1분기 미국 판매량
미국에서도 K5에 따라잡혔다
현대차는 작년 11월 신형 쏘나타를 미국 시장에 출시하며 반전을 노렸다. 기존 쏘나타는 연식이 오래되어 계속해서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었기 때문에 신차를 출시하여 판매량을 회복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였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미국 중형 세그먼트 시장 판매량을 살펴보면 쏘나타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5,602대를 판매하여 지난 분기보다 오히려 판매량이 28% 떨어졌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K5(수출명 옵티마)에 추월 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는 토요타 캠리는 77,188대가 판매되었고 뒤를 이은 닛산 알티마와 혼다 어코드는 5만 대에 가까운 판매량을 자랑했다. 이 정도면 쏘나타는 시장에서 완전히 소외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반떼와 함께 현대차 북미시장 판매량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던 쏘나타인만큼 판매량 추락은 매우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 신형 쏘나타 출시 초기 국내에선 디자인으로 호불호가 많이 갈렸지만 “미국인들은 파격적인 디자인을 좋아해 미국에선 잘 먹힐 것”이라고 예상했던 전문가들의 분석도 빗나간 것이다.

신형 쏘나타 디자인을 확인한 미국인들의 반응도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건 한국과 비슷했다. “완전 마음에 든다”라며 호평하는 소비자들이 있는가 하면 “내 인생에서 본 자동차 중 최악의 디자인이다”라며 혹평을 서슴지 않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같은 집안 형제
기아차는 분위기가 매우 좋다
분위기가 좋지 않은 현대와는 다르게 기아차는 미국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텔루라이드는 없어서 못 파는 수준이며 “미국인들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은 신형 K5는 더 이상 ‘옵티마’라는 수출명을 사용하지 않고 ‘K5’를 그대로 차명으로 사용해 출시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쏘나타는 작년 한 해 동안 북미시장에서 총 87,466대를 판매하였다. 이는 20년 전 미국 초기 진출 시절 판매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YF로 한창 인기를 끌던 때의 쏘나타는 연간 20만 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기 때문에 현대차의 발 빠른 대처가 시급한 상황이다.

현시점에서 북미시장 쏘나타 판매량을 보고 있자면 쓸쓸히 퇴장했던 아제라(그랜저)의 모습이 떠오른다. 토요타 아발론에 대응하는 쏘나타 윗 등급의 고급 세단인 아제라는 국내에선 그랜저라는 이름으로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지만 미국 시장에선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계속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현대차의 디자인은 언제쯤 제자리를 찾아갈까? 더 심각한 이야기들이 나오기 전에 빠른 대처가 시급해 보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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