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쉐보레는 벤츠에도 밀리는 저조한 실적을 보여줬다. 군산공장 폐쇄로 라인업이 줄어든 데다 불합리한 가격 정책으로 뭇매를 맞았기 때문이다. 실적 개선을 위해 올해 초 오랜만에 국내생산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를 선보였다.

소형 SUV 시장이 크게 성장한 상태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트레일블레이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평가도 좋았던 만큼 판매량도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고전 중이어서 다시 위기를 맞이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잘나가나 싶었는데 위기를 맞이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진웅 기자

소비자들에게
평가가 좋았다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이후 소비자들에게 반응이 좋았다. 카마로를 모티브로 한 스포티한 디자인, 기본, ACTIV, RS 세 가지 스타일로 차별화, 경쾌한 주행 질감, 튼튼한 차체 강성으로 호평받았다.

가격도 나름 잘 책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개소세 인하 가격 기준 1,910만 원부터 시작해 소형 SUV 중 가장 비싸게 책정되었지만 크루즈, 이쿼녹스 가격정책보다는 훨씬 낫다고 한다. 중상위로 가면 경쟁 SUV와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

쉐보레 주력 모델로
떠오른 트레일블레이저
평가가 좋았던 탓에 초반 인기도 괜찮았다. 본격적인 출고를 시작한 2월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어 608대를 판매하는데 그쳤지만 3월에는 3,187대를 판매하는 실적을 올렸다.

셀토스와 XM3보다 적은 판매량이지만 나쁘지 않은 판매량이며, 3월 쉐보레 전체 판매량 중 35.5%를 차지해 스파크를 제치고 쉐보레 주력 모델로 떠올랐다.

3월 이후
판매량이 급감했다
3월 3,187대를 판매해 전체 17위에 올랐던 트레일블레이저는 4월 1,757대, 5월에는 956대로 감소했다. 4월 대비 45.6%, 3월 대비 70% 감소한 수치다.

티볼리에게도 판매량이 밀렸으며, 현재 전체 34위를 차지하고 있다. 초반 인기에 비해 저조한 실적을 기록 중이며, 현재 주력 차종이 다시 스파크로 넘어간 상태다.

(사진=뉴시스)

부품 수급 문제로
생산량이 감소되어 발생한 것
트레일블레이저 판매량이 감소하게 된 것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 탓이다. 즉 계약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생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출고량이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판매량도 줄어든 것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쉐보레에 공급하는 국내 부품 업체 중 1차 협력업체의 국내 공장 가동률은 평균 60%, 2차 협력업체는 3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1공장은 생산량 조절을 위해 휴업을 하기도 했다.

해외 수출도
지지부진 한 상황이다
해외 수출도 지지부진 한 상황이다. 3월 1만 5천 대에서 4월 1만 1천 대, 5월 6천대로 크게 줄어들었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에 수출된 물량들이 판매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쉐보레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미국 판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어서 판매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계속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해외 판매가 지지부진하면 생산된 물량을 내수 판매로 돌려 해결하는 데 쉐보레는 현 상황에서도 수출에 더 집중하고 있어 내수 판매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반면 경쟁 모델들은
호조세를 이어가는 중
반면 경쟁 모델들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셀토스는 4월 5,597대, 5월 5,604대를 기록했으며, XM3은 4월 6,276대, 5월 5,008대를 기록했다.

코나는 4월 4,228대, 5월 2,913대로 판매량이 감소 추세에 있지만 여전히 나쁘지 않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쉐보레와 상황이 비슷한 쌍용차 티볼리는 4월 1,409대, 5월 1,791대로 판매량이 4월 대비 5월 판매량이 27% 증가했다.

이 정도면 운명?
유사한 사례들이 많다
트레일블레이저와 비슷한 사례는 몇 번 있었다. 임팔라가 처음 들어왔을 때는 어느 정도 인기를 끌다가 그랜저와 K7 풀체인지 이후로 판매량이 급감해 결국 단종되었고, 말리부도 한때는 쏘나타와 K5와 맞먹는 인기를 자랑했는데 현재는 월 1,000대도 못 팔고 있다.

트랙스는 국내에 소형 SUV 시장을 개척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지만 현재는 트레일블레이저로 인해 입지마저 위험한 상황이다. 트레일블레이저도 이들 모델과 같은 전철을 밟고 있어 사람들은 “이 정도면 운명 아니냐?”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7월 이후 회복기 예상
하지만 장담은 쉽지 않다
현재 쉐보레는 2014년부터 작년까지 계속 적자를 이어갔다. 6년간 누적 적자 규모만 3조 원을 넘는다. 올해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부품 수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상황이 좋지 않다.

트래버스, 콜로라도 등 수입차종의 판매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핵심인 트레일블레이저가 회복되지 못한다면 흑자전환 기대감은 공염불이 될 여지가 높다.

쉐보레는 오는 7월 이후를 회복기로 보고 있지만 코로나19 불확실성은 여전히 커 장담하기 쉽지 않다. 쉐보레 관계자는 7~8월쯤 부품 수급이 정상화되고 미국 판매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어 “미국 지역은 한 번 물량이 풀리면 판매가 급증하는 빅 마켓”이라며 “하반기 이후엔 내수와 수출 균형이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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