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쯤부터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은 자동차 소비패턴을 변화시켰다. 불매운동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독일 3사 다음으로 일본차가 높은 인기를 자랑했지만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 일본차의 판매량이 수백 대 수준으로 하락했다.

불매운동으로 큰 타격을 받은 일본 브랜드들은 파격적인 할인을 내세워 버텨왔지만, 결국 닛산과 인피니티가 지난 5월 말 철수를 선언했다. 남은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닛산은 천만 원이 넘는 할인을 제시해 하루 만에 모두 팔렸고, 인피니티도 할인 프로모션을 준비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폭풍할인으로 순식간에 재고를 소진한 일본차 브랜드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진웅 기자

불매운동 이후
판매량이 크게 하락
작년 1월부터 지금까지 분기별 일본차 판매량을 살펴보자. 우선 국내에서 가장 인기 많은 일본차 렉서스는 2019년 1분기 4,187대, 2분기 4,185대, 3분기 2,054대, 4분기 1,815대, 2020년 1분기 1,395대, 4월과 5월에는 1,599대를 판매했다.

토요타는 2019년 1분기 2,845대, 2분기 3,484대, 3분기 1,781대, 4분기 2,511대, 2020년 1분기 1,345대, 4월과 5월에는 1,207대를 판매했다. 혼다는 2019년 1분기 2,938대, 2분기 2,746대, 3분기 2,272대, 4분기 2,304대, 2020년 1분기 923대, 4월과 5월에 632대를 판매했다.

닛산은 2019년 1분기 1,077대, 2분기 890대, 3분기 332대, 4분기 750대, 2020년 1분기 611대, 4월과 5월에 715대를 판매했다. 인피니티는 2019년 1분기 548대, 2분기 592대, 3분기 236대, 4분기 624대, 2020년 1분기 103대, 4월과 5월에는 184대를 기록했다.

작년 불매운동이 시작된 3분기부터 판매량이 급격히 줄었으며, 가끔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때 제외하고 좀처럼 판매량이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닛산과 인피니티는 평소에도 판매량이 수백 대 수준이었는데, 불매운동 이후 수십 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35%에 달하는 할인으로
하루 만에 재고를 소진한 닛산
닛산은 지난 8일부터 알티마와 맥시마 등 평택항에 남아있는 재고에 한해 파격적인 가격으로 할인 판매를 시작했다. 알티마의 경우 트림별로 1,000만 원에서 1,200만 원을 할인 판매했다.

하위 트림인 2.5 스마트의 경우 1,000만 원을 할인해 1,990만 원, 2.5 SE은 1,150만 원이 할인된 2,290만 원, 2.5 테크는 1,100만 원이 할인된 2,490만 원, 2.0 터보는 1,200만 원 할인된 2,990만 원이다. 특히 2.5 스마트의 가격은 모닝 풀옵션과 가격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준대형 스포츠 세단인 맥시마는 1,300만 원을 할인해 3,330만 원에 판매한다. 쏘나타 최상위 모델인 인스퍼레이션 트림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가격이 국산차 수준으로 저렴해지다 보니 알티마는 하루 만에 모든 재고가 파매되었고, 맥시마 역시 높은 계약률로 재고량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 포스트가 발행될 시점에는 모든 물량이 매진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1,000만 원에서 1,450만 원까지
할인 판매하는 인피니티
닛산의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는 지난주부터 할인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의가 빗발쳤다. 현재 중형 SUV인 QX50과 대형 SUV인 QX60의 재고가 총 400대 정도 남았는데 거의 3배에 달하는 문의가 쏟아졌다고 한다. 지난주부터 남은 재고에 대한 사전 계약을 실시했으며 순식간에 모두 완료되었다고 한다.

지난 17일부터 본격적인 할인 판매를 시작했다. QX50은 전 트림 1,000만 원, QX60은 1,450만 원을 할인 판매했다. 할인이 적용된 가격은 QX50 5,190만 원~6,330만 원에서 4,190만 원~5,330만 원, QX60은 6,277만 원에서 4,827만 원으로 낮아졌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인피니티의 이번 할인이 예상보다 낮다는 평이다. QX50의 경우 올해 2월부터 1,000만 원, QX60은 4월부터 1,450만 원을 할인했었기 때문에 닛산과 비슷한 30%대 할인율로 올릴 것으로 전망했지만 프리미엄에 따른 수익도 상대적으로 크고 대기자가 많기 때문에 기존 할인율을 계속 적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딜러마다 비공식 할인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재고 완판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지난주에 실시한 사전계약이 100% 모두 실구매로 이어지진 않기 때문에 재고가 남아있을 수 있지만 문의가 워낙 많은 탓에 금방 매진될 가능성이 높다. 인피니티 관계자는 최대한 국내에서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며, 남은 물량은 일본이나 중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일본차 할인 판매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
업계에서는 높은 할인율에도 불구하고 일본 제품을 꺼리는 분위기와 주변 눈치로 인해 판매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할인 판매를 시작해보니 하루 만에 완판될 정도로 예상보다 높은 인기에 놀랐다고 한다.

높은 할인율로 하루 만에 차가 완판되었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무리 저렴해도 일본 차는 아니다”, “언행불일치의 좋은 예”, “굳건하던 불매운동도 할인 앞에서는 무용지물”, “앞으로 일본차가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무조건 신고한다”, “주변 눈치만 아니면 괜찮은 것 같기도” 등의 반응들이 있다.

앞으로 8년간 A/S 제공
하지만 품질은 장담할 수 없다
닛산은 철수한 뒤에도 2028년까지 8년간 A/S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고 발표해 기존 오너와 예비 오너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제공되는 A/S의 품질이 8년 동안 그대로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과거 국내에서 철수한 사브, 스바루, 미쓰비시도 시간이 흐를수록 A/S의 질이 낮아졌으며, 향후 차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이미 철수했기 때문에 리콜을 제대로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게다가 약속한 8년이 지나면 더 이상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되니 차를 10년 이상 오래 탈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중고차 판매 시
애로사항이 많아진다
두 번째 문제는 중고차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할인 판매와 국내에서 철수한 브랜드라는 요소가 중고차 시세에 반영되어 2~3년만 지나도 가격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동일한 이유와 A/S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해당 모델 중고차 수요도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나중에 중고차 판매에 애로사항이 생기게 된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올랐지만 이와 같은 단점이 있기 때문에 구매를 고민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신중히 고민해볼 것을 추천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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