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독일산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로 인정받으며 국내 수입차 시장 판매량 1위를 지켜오던 벤츠가 요즘은 이런저런 문제에 휘말리고 있는 중이다. 최근엔 많은 소비자들을 분노하게 만든 배출가스 조작 논란이 불거지면서 브랜드의 양심 문제까지 탄로가 나버린 상황이다.

이런 벤츠와 비교되는 브랜드는 같은 독일 출신인 BMW다. BMW는 꾸준한 사회환원을 통한 한국 사랑을 외치며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고, 최근 세계 최초로 신형 5시리즈를 한국에서 공개하는 행사를 진행해 주목받기도 했다. 호의적인 여론 덕분인지 요즘은 벤츠를 사려던 사람들마저 BMW를 구매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굳건한 벤츠에게 위기가 찾아온 것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벤츠는 럭셔리
BMW는 스포티함의 대명사였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는 둘 다 독일 국적의 자동차 기업으로 이미 몇십 년 전부터 꾸준히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왔다. 두 브랜드는 모두 프리미엄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서로 각자의 장단점이 존재해 겹치는 듯 겹치지 않는 각자의 개성으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전반적으로 BMW보다 조금 더 중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콤팩트 세단인 C클래스에서도 동급 차량들과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벤츠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인 S클래스는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세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벤츠는 원래부터 고급차를 잘 만들던 브랜드였다.

이에 반해 BMW는 벤츠보단 조금 더 젊고 스포티한 성향을 가진 자동차들을 잘 만들어 왔다. 제조사의 슬로건마저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이니 BMW가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이 어떤 것인지는 누구나 쉽게 예상해볼 수 있다. 벤츠가 가장 잘 만드는 차가 S클래스라면 BMW가 가장 잘 만드는 차는 D세그먼트 세단의 최강자 3시리즈인 것부터 두 브랜드의 성향이 확연히 드러난다.

스포츠 세단의 정석으로 불리는 3시리즈엔 BMW의 각종 최신 기술들이 총 집약된다. 항상 라이벌들보다 조금 더 빨랐고 BMW만이 가질 수 있는 운전 재미를 선사했으며, 두터운 팬층을 가지고 있어 지금까지 명을 이어올 수 있었다.

요즘은 두 브랜드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있다
하지만 요즘은 점점 두 브랜드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BMW는 대중성을 위해 점점 스포티함이 희석되고 부드러워지고 있으며 오히려 벤츠가 예전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탄탄해진 주행감각을 자랑한다. 그래서 이제는 두 브랜드의 자동차를 선택할 때 차량의 특성보다는 소비자의 취향 차이에 따라 갈리는 경우가 더 많게 되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필되는 두 브랜드의 전반적인 이미지는 해외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벤츠는 조금 더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면서 중장년층 고객들을 주로 노렸으며 BMW는 조금 더 젊은 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였기 때문에 “젊은 사람이 벤츠를 타면 아빠차를 끌고 나온 거 같다”,”내 나이에 BMW는 너무 젊은 이미지라 어울리지 않는 거 같다”라는 이야기들을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있었다.

물론 요즘은 벤츠도 젊은 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하여 A클래스 세단이나 CLA 같은 엔트리급 모델들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반대로 BMW는 S클래스를 따라잡기 위해 7시리즈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며 두 브랜드는 서로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제 적어도 한국 시장에서만큼은 벤츠와 BMW를 선택할 때 브랜드 이미지보단 차를 선택하는 소비자들 개개인의 취향 차이에 따라 선택이 갈리는 경우가 많다. 벤츠를 구매할 생각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동급의 BMW와 비교하게 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벤츠는 재투자에 소극적
BMW는 재투자에 적극적
이렇게 비슷한 듯 서로 다른 이미지를 가진 두 독일산 자동차 브랜드는 한국 시장에서 서로 다른 행보를 보여 주목받았다. 판매량으론 잠깐 BMW가 벤츠를 앞지른 적이 있었으나 평균적으로는 항상 벤츠가 시장의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그럼에도 벤츠는 브랜드가 벌어들이는 수익 대비 한국에 재투자하는 비율이 매우 적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이에 반해 BMW는 꾸준한 재투자를 통해 고객 유치에 힘쓰며 한국 시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두 브랜드의 수익 대비 재투자와 기부금이 현저히 차이가 난다는 것은 이미 통계로 증명된 사실이다. 지난번 매출 대비 재투자와 사회환원 금액으로 살펴본 두 브랜드의 차이 기사를 통해 BMW 코리아는 수입차 부분 1위. 벤츠 코리아는 5위를 기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매출 대비 급여 지급액 역시 BMW 코리아는 수입차 부문 7위, 벤츠 코리아는 10위를 기록해 벤츠는 전반적으로 한국 시장에 매출 대비 투자를 하지 않으며 급여로 산출되는 비용 역시 적다는 것이 드러났다. 역설적으로는 그만큼 한국 시장에서 돈을 많이 벌어간다는 뜻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하는 제조사의 태도는
서로 비교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최근엔 벤츠 코리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BMW가 꾸준히 벤츠를 견제하며 판매량을 높이고 있는 동안 벤츠는 이를 견제할만한 별다른 특별한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재고 처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선 예전보다 프로모션을 더 많이 제공한 정도는 있지만 그래도 BMW가 평균적으로 제공하는 프로모션 금액과 비교하기는 민망한 수준이다. 할인을 많이 해주지 않아도 판매량 1위를 유지하고 있으니 벤츠 입장에선 사실 더 할인을 해줄 필요도 없을 것이다.

또한 최근엔 배출가스 조작 논란이 불거졌는데 벤츠 코리아는 진정성 있는 사과 대신 환경부의 지시에 불복한다는 입장을 밝혀 큰 논란이 되었다. 사건을 책임져야 하는 대표이사는 조사가 시작되기 전 이미 한국을 떠나버려 책임회피론도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벤츠의 배출가스 조작 논란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어 당분간 벤츠 집안의 분위기는 그리 좋지 못할 전망이다.

반면 BMW는 최근 꾸준히 한국 사랑을 어필하며 무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8년에 발생하여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BMW 화재 사태가 발생한 이후 BMW 코리아는 본사 인력까지 동원하여 화재의 원인을 밝히고 이에 대한 후속 대처를 모범적으로 하여 “문제가 생겼을 시엔 이렇게 해결해야 한다”라는 대처 방법의 표본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빠른 원인 분석과 함께 대표이사까지 나서서 대국민 사과를 진행했으며, 원인 규명 이후엔 곧바로 리콜을 실시하여 차량들의 문제를 해결했다. 빠른 조치와 투명성 있는 대처에 BMW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높아졌고 이것이 재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해진다. 큰 사건이 터져도 빠르게 문제를 인정하고 조속히 해결하면 소비자와의 신뢰감을 더 확실하게 쌓을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BMW 코리아는 제대로 보여주었다.

그렇게 공격적인 마케팅과 재투자를 통해 한국 사랑을 어필해온 BMW는 최근 5시리즈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전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공개해 또 한 번 주목받았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지금 분위기에 한국은 코로나를 잘 극복해 내고 있으며 BMW에게 한국 시장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어필하며 BMW는 언제나 한국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 행사였다.

좋은 분위기로 행사를 마친 BMW는 여기에 연이어 미니 뉴 컨트리맨 역시 새로운 모델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런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호평을 이어갔다. “그나마 양심 있는 회사다”,”국내 토종 브랜드보다 고객 서비스 투자가 더 많다”,”비엠 많이 사줘라, 내수보다 더욱 사회에 이바지한다”,”벤츠는 BMW의 반만큼도 투자하지 않는 거 같다”라는 반응들을 보여 주목받았다.

동급으로 비교하면 옵션도
BMW가 벤츠보다 더 좋다
브랜드의 이미지를 내려놓고 차만 놓고 비교해 보더라도 많은 소비자들은 “벤츠보다 BMW가 옵션 및 주행성능이 훨씬 낫다”라고 이야기한다. 원래 벤츠를 계약하려 했으나 “두 브랜드의 차를 비교해보고 시승해본 뒤 결국 BMW를 샀다”라는 이야기도 주변에서 심심찮게 들려온다.

실제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수입차인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는 꾸준히 소비자들에게 비교 대상으로 언급되며, “어떤 차를 사는 게 더 나을까요?”라고 질문하는 것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동급 모델로 놓고 비교해보면 BMW가 평균적으로 벤츠보다 옵션이 더 좋은 것이 사실이다.

E클래스와 5시리즈의 가장 하위 트림인 ‘E250 아방가르드’와 ‘520i 럭셔리 라인’의 주요 옵션을 비교해 보면 E250 아방가르드에는 오토 하이빔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차선 이탈 방지 보조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지 않다. 또한 계기판 역시 E250은 아날로그식, 520i 럭셔리 라인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혼합된 방식이다.

그 외 기타 사양들은 대부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5시리즈가 조금 더 나은 옵션을 보여준다. 상위 트림인 E300과 530I로 가더라도 비슷한 가격대와 사양으로 맞추어 옵션을 비교해 보면 BMW가 옵션이 조금 더 좋다. 주행 질감도 벤츠보단 BMW가 한수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많은 고객들이 두 차를 모두 비교하고 시승해본 뒤 BMW를 선택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여론을 무시하는 브랜드는
한순간에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벤츠를 사려다 결국 BMW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한 가지를 콕 집어서 이야기할 수 없다. 이는 시장 동향과 소비자들의 인식, 상품성 등 많은 복합적인 이유를 종합해 보았을 때 나타나는 결과인 것이다. 여러 가지를 종합해서 살펴보았을 때 BMW는 한국 시장에 소비자들을 위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쳤으며 벤츠는 그러지 못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제조사가 소비자들에게 보이는 태도다. 소비자들의 마음은 결국 브랜드가 소비자를 대하는 진정성 있는 태도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온 기업일지라도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잃어버린다면 이를 다시 회복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BMW 역시 이렇게 긍정적인 소비자들의 반응을 얻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재투자와 사회환원을 진행해 왔으며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은 하지 않는 모범적인 문제 해결 사례들을 선보였기 때문에 어떠한 강요가 없었음에도 자연스레 소비자들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벤츠 코리아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배출가스 조작 논란을 해결하려는 움직임보다는 이를 부정하여 사태를 무마시키려는 듯한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소비자들의 꾸준한 비판이 이어지는 중이다.

만약 이것이 크게 이슈가 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간다면 소식을 접하지 못한 많은 소비자들은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여 여전히 벤츠가 최고라는 생각을 가진 채로 전시장을 방문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 배출가스 조작 사태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만큼 조용히 사건이 마무리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거기에 요즘은 벤츠를 사려다가도 BMW를 사는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벤츠 코리아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가 계속된다면 하루아침에 위기설이 들려올 수도 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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