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지난 30일 자사의 베스트셀링 SUV인 싼타페의 신형 모델 ‘더 뉴 싼타페’를 공식 출시했다. 현대차 유럽 디자인 센터에서 매만진 신형 싼타페는 센슈어스 스포티니스 디자인 철학을 기반으로 기존 모델보다 한층 강렬한 이미지를 자아낸다.

새로워진 디자인만큼이나 주목받았던 것은 바로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의 변화다. 3세대 플랫폼 적용으로 안전성이 더 좋아졌으며 새로운 듀얼클러치 미션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탑재 등 많은 부분의 변화가 예고되어 소비자들은 기대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하지만 결국 신형 싼타페의 하이브리드 모델은 국내에 출시하지 않아 그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가 국내에만 출시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국내엔 출시 계획조차
잡혀있지 않은
싼타페 하이브리드
이제는 현대차가 싼타페를 통해 유럽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싶은 걸까? 더 뉴 싼타페는 대한민국이나 미국 디자인센터가 아닌 현대차 유럽 디자인센터에서 디자인을 맡았다. 요즘 현대차가 내세우고 있는 센슈어스 스포티니스 디자인 철학을 기반으로 다듬어낸 신형 싼타페는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바뀐 디자인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고 있지만 과연 판매량은 어떻게 될지 흥미롭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 더불어 현대차 유럽법인은 더 뉴 싼타페의 하이브리드 모델의 제원도 같이 공개했다. 국내 시장에는 아직 전혀 출시 계획이 잡혀있지 않은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해외에서 먼저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신형 싼타페의 유럽형 모델엔 내수와 동일한 2.2리터 디젤 엔진과 8단 습식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적용한 모델이 기본 사양이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추가되어 총 세 가지 라인업을 갖추었다. 1.6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합산 출력 265마력을 자랑하며 공식 연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일반 하이브리드 모델은 최대출력 230마력, 최대토크 35.7kg.m을 발휘하는데 이는 국내에서 먼저 선보인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와 완전히 동일한 파워트레인이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공인 복합연비가 5인승 2WD, 17인치 타이어 기준 15.3km/L였기에 싼타페 역시 이와 비슷한 연비를 자랑할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 하이브리드 사양이 전혀 공개가 되지 않았으며 언제 출시가 될지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차를 다 만들어놓고 출시를 하지 못하고 있는 건데 해외에서는 또 아무런 문제가 없이 공개한 걸 보면 어딘가 미심쩍은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많은 국내 소비자들이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기다리고 있었기에 국내 미출시 소식은 많은 소비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으며 출시일에 대한 기약이 없다는 점이 더 큰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대체 왜 국내에는 하이브리드를 출시하지 않은 걸까?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와
같은 이유였다
국내 시장에 싼타페 하이브리드가 출시되지 못한 건 친환경차 인증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몇 개월 전 먼저 같은 상황을 겪었던 쏘렌토 하이브리드와 동일한 이유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사전계약이 시작된 지 이틀 만에 1만 5천 대가 계약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으나 고작 이틀 만에 계약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계약이 돌연 중단된 이유는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정부의 에너지 소비효율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여 친환경차 세제혜택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아차는 사전계약자들에게 제시한 계약표에 세제혜택을 적용받은 금액을 명시해 놓았고 이에 따라 고객들이 부담하게 된 세제혜택 비용을 회사가 전액 보상하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문제가 된 것은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연비였다. 현행법상 1,600cc 미만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친환경차 인증을 받기 위해선 복합연비 15.8km/L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5.3km/L로 0.5km/L가 모자라는 연비를 가지고 있어 결국 친환경차 인증을 받지 못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쏘렌토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사용하기 때문에 싼타페 역시 같은 이유로 친환경차 기준 충족이 어렵다는 판단하에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출시를 연기한 것이다. 친환경차 세제혜택을 받을 수 없는 하이브리드라니 소비자들의 반응이 차가울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선
하이브리드 모델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신형 싼타페와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두 차량 모두 내년쯤 연비를 개선하여 친환경차 조건을 맞출 수 있는 사양으로 다시 출시될 전망이다. 만약 기준 충족이 어렵다고 판단될 시엔 국내시장에서 두 차량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앞으로 만나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해외시장에는 친환경차 세제혜택 같은 부분들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싼타페나 쏘렌토 하이브리드 연비가 어느 수준이 되던 판매에는 큰 지장이 없다. 그래서 해외에선 디젤과 하이브리드를 동시에 공개하고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차를 만든 제조사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

기아차는 쏘렌토 하이브리드 인증 사태 이후 차를 만드는 제조사가 법적 규제나 제도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차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개발 과정에서 이를 놓쳤다는 것 자체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차량 한 대를 개발하는데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생각한다면 만들어 놓고도 출시를 할 수 없는 치명적인 문제가 존재하는 차를 일부러 만들어낼 일은 없을 것이다. 애초에 해외시장에만 판매할 모델이었다면 그럴 수 있었겠다 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국내시장에 먼저 출시하려고 했던걸 보면 이 역시 논리에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만약 내년쯤 연비가 개선되어 친환경차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탄생하여 판매를 진행한다면 기존에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구매했던 고객들의 큰 반발이 예상 딘다. 차를 산지 1년 만에 구형이 되었으며 상대적으로 연비가 나쁜 구형 모델 이미지를 가지게 되는 건 시간문제이기 때문에 중고차 값 역시 자연스레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관계자에게 사실을 확인해 본 결과 싼타페와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모든 트림을 친환경차 인증기준 연비로 맞추는 건 기술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라 하이브리드 출시는 더 불투명해졌다. 이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를 따지자면 차를 만드는 제조사를 탓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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