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중 디자인 논란이 가장 많은 브랜드를 꼽으라고 한다면 당연히 국내에서 만큼은 현대자동차 일 것이다. 매번 출시하는 모델들마다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많았는데 최근 들어 더욱 갈리고 있다.


현대차의 최근 디자인은 독일차 중심으로 만들어졌던 자동차 디자인의 틀을 깨고 보지 못한 새로움을 꾸준히 시도하는 도전정신이 잘 나타난다. 하지만 동시에 ‘너무 과한 디자인은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 않는다‘, ‘정작 본인들이 이야기하는 디자인 철학조차 완벽하게 정형화를 시키지 못하는 것 아니냐’, ’소비자의 의견을 무시한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의 모든 모델이 그런 것은 아니다. 최근 출시된 7세대 아반떼(CN7)가 그렇다. 출시와 동시에 디자인에 대한 호평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쏟아진다. 이전 6세대 아반떼(AD)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 날 것 그대로의 삼각형 형태로 디자인된 것을 보고 ‘삼각떼’라는 별명까지 얻어 가며 조롱당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더욱 극명하다. 도대체 어떤 차이가 이 둘에 대한 반응을 이렇게 갈라놓았을까. 오늘 오토포스트는 아반떼 디자인과 그 논란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Joseph Park 수습기자

아반떼 AD의 디자인을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무난하다’ 일 것이다. 헥사고날 그릴 주변으로 모난 곳 없이 편안하게 디자인되어 있다. 그렇다고 심심한 디자인도 아니었다. 캡 포워드 방식을 통해 실내공간도 확보하였지만 날렵한 프로파일까지 챙겼다. 후면부 디자인에서도 MD 대비 세련됐다. 누구나 사랑할 수 있는 ‘준중형 세단’ 다웠다.

하지만 삼각떼는이 모든 걸 바꾸어놓았다. 날 것 그대로의 삼각형이 전후면부 패널을 그어놓았고 헤드라이트는 그릴을 침범하며 리어램프는 번개 모양으로 구겨져있다. 그 디자인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일관되지도 못했다. 소형/준중형 세단 시장 위축에 대한 부담감이 잘 나타나는 디자인이었다.

디자인은 감성 영역이므로 절대평가가 불가능한 부분이다. 고로 삼각떼를 완전히 실패한 디자인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없다. 하지만 욕을 엄청 먹었다. 보편적인 미의 기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것도 볼륨 모델인 아반떼에서, 가장 잘 팔려야 하는 준중형 세단 세그먼트에서 말이다. 삼각떼와 7세대 아반떼의 디자인 언어는 삼각형이다. 두 모델 다 ‘파격적인’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등장했다. 하지만 그 둘에 대한 반응은 너무 달랐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현대자동차가 말하는 파라메트릭이 있었다.

CN7을 보면 현대자동차가 얄미울 수도 있겠다. 시기상의 문제나 기타 사유로 삼각떼를 구매한 사람들을 놀리는 것 같다. 그 정도로 디자인이 멋지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삼각떼와 CN7 디자인의 공통분모는 삼각형이다. 같은 삼각형을 주제로 디자인되었지만 그 둘의 디자인을 갈라놓는 건 바로 입체감, 현대자동차가 말하는 ‘파라메트릭 디자인’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파라메트릭 디자인이란 건축 설계 디자이너들 사이에 가장 많이 통용된 표현으로서 하나의 수식을 대입시켜 여러 가지 연산작용을 해내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현대자동차는 이러한 개념을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Parametric Dyanmic)라는 디자인 언어로 재해석 했다.

그들이 말하는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란 디지털 데이터를 통해 만들어지는 선, 면, 각, 도형들을 활용하여 자동차의 조형미를 살린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보도자료에서 ‘조형미’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조형미(造形美)의 사전적인 의미는 어떤 모습을 ‘입체감’ 있게 예술적으로 형상하여 표현하는 아름다움을 뜻한다.

삼각떼와 아반떼 CN7의 차이는 바로 저 한 단어에 있는 것이다. 삼각떼는 선만을 사용해 날것 그대로의 삼각형으로 디자인을 꾸몄다. 하지만 CN7의 삼각형은 다르다. 선들을 통해 면들을 만들어냈고 그 면들이 합쳐져 입체감을 드러내고 깊이감을 더하며 새로운 아반떼를 꾸몄다. 파라메트릭 디자인답게 자동차 전체에 같은 수식이 적용되며 완성도 또한 높였다. 프로파일을 관통하는 날선 엣지는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가 떠오를 정도이다.

아반떼 CN7의 고성능 버전인 CN7 N-라인이 공개되었다. 일반 모델과 다른 곳을 지향하는 모델이라 차별을 두기 위해 여러 가지가 추가될 것이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더 꾸며지기엔 충분히 화려했던 디자인이기에 걱정이 조금 앞서기도 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CN7은 더 과감해진 디자인으로 돌아왔다.

로우 앤 와이드 컨셉으로 제작된 CN7 N-라인은 새로운 그릴이 적용되었고 측면 사이드 실을 추가하여 차체를 더욱 낮아 보이게 한다. 스포티한 인상의 에어 인테이크 라이트가 추가되었고 후면부에는 싱글 트윈 머플러와 H-빔과 방향을 공유하는 와이드 리어 디퓨저가 적용되었다. 덕분에 범퍼 디자인의 각진 음영이 더욱 커졌으며 이는 리어램프 아래로 만들어지는 면과 얼라인을 만들어내며 사다리꼴을 그려낸다. 차체를 더욱 낮게 그리고 안정적으로 보이게하는 디자인 요소를 적절히 사용한 노련한 디자인이다.

재미있는 점은 사이드 에어 인테이크 내부의 빗살모양 디테일이다. 비슷한 형태가 투싼 N-라인과 니로 하이브리드 모델에 적용되었을 때는 그렇게 밉더니 CN7에 적용되니 예쁘다. 삼각형이라는 주제에 훨씬 더 잘 녹아드는 형태이기 때문일 것이다.

CN7 외관을 디자인한 디자이너가 ‘삼각떼라는 별명은 오히려 이번 모델에 더욱 어울리지 않을까’라고 말하였다. 자신감이 느껴지는 인터뷰였다.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현대자동차이다.

곡선이 강조된 ‘르 필 루즈 컨셉’이 공개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아 면의 대비를 통한 입체감을 강조하는 ‘45 EV 컨셉’이 등장했다. 여기서 보여주었던 기교를 아반떼에도 부렸다. 참 빠르다. 앞으로 나올 디자인이 더욱 기대되는 시점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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