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자동차가 여러 모델들을 연달아 출시하며 여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하여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총 6개 이상의 모델을 출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N 라인과 같이 세분화된 디비전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하여 디자인이 적나라하게 유출된 사진들이 많이 떠돌고 있는데 그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모델은 오늘 이야기할 G70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제네시스 G70은 브랜드 단독 론칭 이후 제네시스를 국내외에 알리는데 상당한 기여를 한 모델로서 국내에도 많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차종 중 하나이다. 흔히 가성비가 좋다는 평이 많은데 제네시스 G70의 최상위 트림인 3.3T AWD 모델이 5천만 원 중반대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파워트레인만 놓고 보았을 때 비슷한 수입모델인 C43 AMG보다는 3천만 원 정도, 2.0L 싱글 터보 엔진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가장 비교를 많이 당한 BMW 330i보다도 천만원 정도 저렴하다.

G70 출시 후 실내 공간 문제와 기본 옵션 관련 소소한 불만들이 제기되었지만, 가격대비 재미있는 주행 질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 G70의 오너들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그런 G70이 곧 페이스리프트가 된다. 그것도 완전히 달라진 얼굴과 엉덩이를 가지고 말이다. 당연히 반응은 뜨거울 수밖에 없다. 디자인은 언제나 호불호가 갈리기 마련인데, 이번 G70 페이스 리프트 사진이 유출된 후 커뮤니티 반응은 유독 불호 여론이 더 강했다. 오늘 오토포스트는 유출된 G70의 디자인과 그 논란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Joseph Park 수습 기자

신형의 디자인을 이야기하기 전 현행 G70의 디자인을 먼저 짚고 넘어가겠다. 2017년 제네시스의 첫 스포츠 세단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던 모델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티저 실루엣이 가장 예뻤던 모델로 기억된다.

제네시스 브랜드만의 정체성도, 개성도 없는, 오징어도 들어가있고 해삼도 들어가있는, 그래서 일반 짬뽕보다 좀 더 비싼 삼선짬뽕이 G70을 보면 떠오르는 음식이다. 물론 이 발언에 수많은 제네시스 G70 팬들의 노여움을 사겠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다.

가장 제네시스 답지 못했던
제네시스 G70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브랜드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란 브랜드 가치를 통해 비싼 값을 정당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제네시스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으로서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앞세워 소비자들을 꾸준히 설득하려 드는 이유도 이러한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설득한다는 표현도 웃기지만 워낙 현대자동차에 박한 국내 소비자들이다. 어찌 됐건 사람들은 좋아 보이면 산다. 그런데 G70은 좋아 보이지 않았다. G70의 얼굴에서 자사의 보급형 모델, 쏘나타와 아반떼가 뚜렷이 비쳤기 때문이다. 차라리 후면부 디자인처럼 제네시스가 동경하며 벤치마킹해야 할 독일산 프리미엄 브랜드가 비치는 게 나았을 수도 있다.

제네시스 G70이 개발될 당시 제네시스의 첫 번째 컨셉 모델인 ‘제네시스 뉴욕컨셉 (Genesis New York Concept, 2016)’이 공개됐었다. 하지만 이 모델은 이미 거의 완성된 G70 디자인에 영향을 끼칠 수 없었다. 시기상 G70 디자인에 영향을 줄 수 있었던 모델은 2015년에 공개된 현대자동차의 ‘비전 G 컨셉 (Hyundai Vision G Concept, 2015)’ 이 유력했다. 그러나 이 역시 범퍼부분을 제외한 대부분이 G70이 아닌 EQ900에 적용되었다.

컨셉 모델이 멋지면 양산 모델도 멋지게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 디자인 유전자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빗대어 말하자면 컨셉 모델과 양산모델은 부모와 자식 관계이기 때문이다. G70은 근간을 둘 제대로 된 컨셉모델 하나 없다. 그것도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제네시스에서, 그것도 신생 브랜드에서 공개하는 최초의 스포츠 세단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신생 브랜드라서’ 라는 이유가 면죄부는 될 수 없다.

그래서 디자인이 중구난방이다. 근간을 둘 제대로 된 철학도 없고, 참고할 디자인도 없었다.
그들 눈에 예뻐 보이는 건 다 가져다 붙였다. 심지어 크레스트 그릴에 대한 힌트도 어쭙잖게 남겨두었다. 그래서 중구난방이다. 다시 말해 온전히 제네시스만의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건 오로지 로고뿐이었다.

제네시스가 말하는
그들의 디자인 철학

하지만 이제 제네시스가 달라졌다. 이상엽 체제로 돌아선 제네시스는 확고한 브랜드 철학 아래 크레스트 그릴과 쿼드램프를 내세우며 “이것이 조선의 럭셔리다”를 힘겹게 외치고 있다. (여백의 미라며 인테리어를 휑하니 남겨놓는 것이 과연 럭셔리와 부합하는지는 나중에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그들이 주장하는 제네시스의 디자인 언어는 ‘Athletic Elegance’ 선들과 면들을 역동적이지만 우아하게 풀어내겠다는 것이다.

자동차 디자인을 포함한 산업디자인은 결국 설득의 과정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또렷한 주제가 있어야 하며 그를 뒷받침할 탄탄한 근거가 있어야 사람들은 납득한다. 논란이 여전히 있지만 쿼드 램프를 앞세워 외산차들의 느낌을 예전보다는 많이 지워냈고 나름의 뼈대도 갖추었다. 이제 제네시스 G70 페이스리프트 디자인은 외부요소가 아닌 본인들이 주장하는 그들의 철학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제네시스 G70의 디자인이 유출되었다. G80과 GV80의 디자인은 호평을 받으며 2루까지 무난히 타자들을 진출시켰다. 이제 3번 타자다. 4번 타자만큼 중요한 역할이다. 그런데 아무리 유출된 사진이라지만 몇 가지 문제점이 눈에 보인다.

크레스트 그릴과 범퍼 디자인

삼각형이라는 형태는 다루기 힘들다. 특히나 전면부 중앙에 삼각형이 자리 잡게 되면 하단 꼭짓점 양옆의 면처리를 예쁘게 마무리 짓는 게 힘들다. 공간 활용도가 비교적 낮기 때문이다. GV80은 세단보다 처리해야 할 면적이 넓다는 단점을 장점으로 살려 하단부에 직선을 그은 뒤 양옆 비행기 꼬리날개 형태의 디테일로 나쁘지 않게 마무리하였다.

G80에서는 E-클래스처럼 민자로 밀어버렸다.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덕분에 크레스트 그릴이 상대적으로 강조되어 보기 좋다. GV80의 날개 형태를 적용하였어도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날개 형태는 면적이 넓은 SUV여서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BMW 7시리즈의 노련미 넘치는 디자인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다시 G70으로 돌아가서 이번 페이스리프트에서 가장 기대하고 있었던 부분은 삼각형 그릴의 하단부와 범퍼의 이음새다. 그런데 유출된 사진을 보자니 영 예뻐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어려운가?

삼각형 형태를 다루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앞서 언급한 G80처럼 삼각형 크레스트 그릴만 강조하여 하단을 음영 처리해버리거나, GV80이나 다른 브랜드들처럼 삼각형을 받치는 형태의 면을 추가하여 안정적인 느낌을 강조하거나.

애초에 역삼각형이라는 도형 자체가 굉장히 불안해 보이는 형태이기 때문에 사각형 기반의 면분할보다는 조금 더 난도가 있는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G70은 또 이도 저도 아니게 되어버렸다.

첫 번째로 그릴을 받치고 있는 범퍼의 디자인이 애매하다. 45도 정도로 올라와 수평으로 그릴에게 이어지고 있는 형태인데 이 수평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너무 길다. 전체적인 크기도 크레스트 그릴의 크기보다 좀 더 크다. 좋은 하모니를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크레스트 그릴을 강조할 것인지, 뻥뻥 뚫린 범퍼 디자인으로 공기역학을 고려한 스포츠 세단의 느낌을 살릴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부족해 보인다.

두 번째는 또 뻔한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쿼드 램프까지는 좋았다. 당연히 적용되었어야 했다. 그런데 제네시스는 스포츠 세단이라는 점 때문에 양 끝 에어인테이크 홀을 크게 뚫어놓았다. 그래서 삼각형 크레스트 그릴을 받칠 수 있는 면은 더더욱 좁아졌고, 모든 디자인 요소가 중간 이상으로 면적을 차지하다 보니 어디에 집중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릴 없는 차도 제로백 2초대를 기록하는 세상이다. 물론 내연기관 차량 이야기는 아니지만, 조금 더 참신한 접근법이 필요했다. 이는 3번째 이유와 이어진다.

세 번째는 또 콘셉트카 디자인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이제 출시될 G70은 이전과 달리 좋은 답안지를 보유하고 있다. 바로 2018년에 공개한 제네시스 에센시아 컨셉이다. 예쁘게 다듬어진 삼각형 그릴 양옆으로 ‘ㄱ’ 자 형태의 단차가 존재하며 그 끝을 자연스럽게 공기 흡입구로 배치한 뒤 쿼드 램프로 아주 멋지게 마무리 지었다.

스탠스가 애초에 다른 컨셉차량인걸 고려하더라도 에센시아의 프론트 디자인은 구멍이 많지 않다. 정중앙의 역삼각형 그릴과 양 끝의 얇은 흡입구만 존재할 뿐이다. 따지고 보면 굉장히 과감한 면들을 곡선의 형태로 매우 잘 포장하였다. 역동적인 이미지가 매우 잘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제네시스가 이야기하는 역동적인 우아함과 가장 잘 부합하는 디자인이다.

하지만 G70의 유출된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이와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에센시아의 것들이 적극적으로 반영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스포츠 세단은 구멍이 뻥뻥 뚫려있어야 해! 라는 강박이 느껴지는 디자인이다.

그렇다면 후면부는?

후면부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역시나 애매하다. 금형 핑계는 통하지 않는다. 그런 이유라면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G90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리어 쿼드 램프는 길어야 예쁘다.

그런데 너무 짧다. 기존 디자인을 억지로 둘로 나뉘어놓은 듯한, 면 분할에 대한 탐구가 느껴지지 않는 디자인이다. 가운데 제네시스 레터링은 박아야 하고 새로운 디자인 랭귀지도 적용시켜야 하고 예산도 맞춰야 하고 게다가 또 예뻐야 한다니, 그래서 자동차 디자인은 어렵다. 페이스리프트는 더 어렵다.

언제부턴가 풀체인지급 페이스리프트라는 말이 자주 들려온다. 그 중심에는 현대자동차가 있었다.
기존의 마이너 업그레이드 수준에서 그치던 페이스리프트라는 개념을 현대자동차는 바꾸고 있다. 최소한 국내시장에서는 말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르노삼성의 QM6 페이스리프트 모델처럼 과거 개념에 충실한 마이너 체인지만 거치고 출시하면 시시해할 정도로 국내시장에서 현대, 기아차의 파급력은 크다.

물론 대대적인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기존 디자인에 더 빨리 싫증을 느끼게 하고 새 차 구매 욕구를 느끼게 하려고 하는 상술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왕 만들어낸 새로운 개념에 걸맞게 본인들이 자신 있어 하는 디자인 랭귀지를 왜 제네시스에는 적극적으로 도입하지 않는 것일까.

현대자동차가 F/L 모델을
이용하는 방법과 그 이유

현대자동차는 F/L 모델을 다음 세대를 위한 연결고리로서 아주 영민하게 이용한다.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적용되기 전에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중간다리 역할로써 사용한다는 것인데, 이 부분은 높은 확률로 높으신 윗분들의 판단일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들의 생각은 틀렸다. 우리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속도는 그들의 생각보다 빠르며 그것에 익숙해져 있다. 삼각떼 때문에 현 아반떼 CN7의 각이 살아있는 디자인이 더 예뻐 보이는 것일까? 삼각 떼가 존재하지 않았으면 우리가 CN7을 마주하였을 때 새로운 디자인 때문에 충격에 빠졌을까? 그렇지 않다.

제네시스에서는 대표적인 예가 G90이다쿼드 램프 같지만 아닌애매한 형태의 디자인 그 자체가 이미 충격이다차라리 지금 G80의 쿼드 램프가 G90에서부터 도입되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완성된 쿼드 램프의 형태를 통해 GV80, G80에 스포트라이트를 몰아주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한다면 납득할 수도 있다그런데 G70의 잘린듯한 리어램프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G80, GV80의 디자인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미 완성된 디자인 요소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G70에는 왜 적극적으로 대입시키지 않았는지가 궁금할 뿐이다. 자동차 개발에 최소 3년 이상이 드는 걸 감안하면 이미 제네시스 G70의 다음 세대 디자인은 거의 완성이 되어있을 것이다.

이미 더 나은 디자인을 가지고 있으면서 애매한 형태의 F/L 모델을 출시하는 현대자동차가 이럴 때는 매우 얄밉다. 아니길 바라지만 어쩌면 F/L 모델을 통해 새로운 디자인을 한 템포 빨리 적용해 버리면 2년 뒤 풀체인지 때 새로운 걸 보여줄 자신이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디자인 랭귀지를 각기 다른 세그먼트에 위화감 없이 적용한다는 건 매우 힘든 작업 중 하나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하였듯이 그들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그들이 먼저 그려낸 여러 컨셉 모델들을 참고한다면 디자인 논란이 지금보다는 덜 할 것이다.

보행자 관련 안전규제와 같은 법적인 문제 때문에 컨셉 디자인과 타협해야 하는 부분은 언제나 존재하겠지만 그 외의 것들이라면 회사 마진을 줄이더라도 조금 더 과감한 디자인 전략을 보여주는 것이 신생 프리미엄 브랜드로써 자리잡기 보다 수월한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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