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를 향한 소비자들의 시선이 따갑다. 최근 내놓는 거의 모든 신차에서 결함이 발견되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그 종류도 엔진 결함부터 단차까지 너무 다양해서 수를 셀 수가 없을 정도이다. 그중 소비자들을 가장 화나게 만드는 것은 ‘조립 불량’이다. 자동차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자 눈에 잘 띄는 부분이니 당연한 일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대차의 조립 불량을 꼬집으며 현대차 근로자들의 업무 태도를 비판하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엔진과 전자 장비 같은 부분은 제조사의 기술적 문제이지만, 조립 불량은 공장 근로자들의 태도로부터 등장하며 이는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자동차 조립 불량 논란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원섭 인턴

그랜저의 망신과
‘와이파이 노조’의 등장

현대자동차의 조립 불량 논란은 과거서부터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 2017년 6세대 그랜저 IG의 조립 불량 사태가 품질 논란에 불씨를 지폈다. 같은 해 출시된 2세대 벨로스터 1.6 터보 모델에서는 하부 부품의 조립 불량 문제가 대두되면서 “근로자들의 품질 의식 수준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라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작년에는 “현대 아반떼 컵 레이스 시리즈”에 출전하는 차량 중 11대의 차량에서 코나 피스톤이 장착된 사실이 뒤늦게 발견되어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같은 해 출시된 더 뉴 그랜저는 대시보드에서 심각한 단차가 확인되어 논란을 빚었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GV80에서는 조수석 인테리어 소재의 색상이 각기 다르게 적용되어 ‘짝짝이 인테리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현대차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 12월 공장 내 와이파이를 식사 시간을 포함한 휴식 시간에만 제공하겠다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노조가 이에 관한 규탄 성명을 내고 특근을 거부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면서 와이파이 제한은 이틀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로써 근로자들은 업무 중에도 24시간 내내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모습에 ‘와이파이 노조’라는 별명까지 붙이며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심지어는 최근 현대차 울산 공장의 모습을 담은 유튜브 영상에서 스타렉스의 뒷문 단차를 발로 맞추는 일명 ‘발 조립’이 포착되면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발로 만든다는 농담이 세계 5위 수준이라던 현대차에서는 현실이었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미 ‘와이파이 사태’로 비난을 받던 현대차는 이번 사건으로 소비자들의 싸늘한 눈초리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근무 조건 및 태도
제조사들 중 최저

2019년을 기준으로 현대차 울산 공장이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해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26.8시간이다. 같은 해 현대차의 인도 첸나이 공장의 경우 17시간으로 무려 10시간에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이와 같은 결과는 양국 공장의 노동 유연성의 차이에 기인한다”라고 평가했다. 같은 업체의 공장에서 위와 같은 차이가 난다는 것은 국내 공장 근로자들의 근무 조건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울산 공장은 두 사람이 함께 작업을 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품질 불량과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울산 공장에 일명 ‘두 작업’이 성행하고 있다는 것이 내부 고발을 통해 알려졌다. ‘두 작업’이란 근로자 한 명이 번갈아 가면서 상대방의 몫까지 일하는 동안 나머지 한 명이 휴식을 취하는 형태이다. 두 사람이 함께할 일을 한 사람이 모두 담당하니 당연히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움직이는 자동차를 한꺼번에 빠르게 조립한 뒤 남은 시간에는 휴식을 취하는 일명 ‘올려치기 작업’도 논란거리 중 하나다.

‘와이파이 노조’
놀면서 작업하겠다고 선언한 꼴

‘와이파이 노조’에 대해서 더 자세히 들어가 보자. 현대차가 울산 공장의 와이파이 사용을 휴식 시간으로 제한하겠다고 밝힌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근무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영상을 시청하는 근로자들이 많다는 제보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근무 시간에 근무에 집중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느슨한 분위기가 품질 불량으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사측의 조치에 노조가 규탄 성명을 내고 특근을 거부하겠다는 엄포를 놓으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현대차는 한 발 물러서 와이파이 제한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소비자들은 “이제는 하다못해 놀면서 작업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냐”라며 당황했고, “현대차가 결국 이해하면 안 되는 것도 이해해 주기 시작했다”라는 차가운 비판이 줄을 이었다. 현대차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노조와의 쓸데없는 갈등을 피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노사 갈등은 파업으로 이어지고 이 경우 현대차는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노사 싸움에
소비자들 걱정은 계속된다

현대자동차의 노사 갈등은 연례행사인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오곤 한다. 매년 노사 간의 갈등이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생산을 관리•감독하는 회사가 노조의 말 한마디에 크게 휘둘리는 것은 엄청난 문제”라는 비판도 있을 정도다. 그러나 노사 간의 갈등으로 현대차가 큰 타격을 입은 경우가 잦았기에 누구의 잘못인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잦은 노사 갈등은 생산 비용의 증가와 일자리 위축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근로자가 감소하고 경쟁력이 떨어져 조립 공정에서의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노사 갈등이 하루빨리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 사라져야 하는 이유이다. 몇몇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고임금, 저효율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회사의 앞날을 좌우할 만큼 큰 문제가 될 것이다”라며 걱정 어린 시선을 보냈다.

갈피를 잡아야 한다
생산현장 분위기 변화

반복되는 조립 불량 논란과 노사 갈등으로 소비자들의 여론은 싸늘하다. 노사 갈등의 경우 단순히 회사의 내부적인 문제이니 소비자들과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이 조립 불량 문제로 이어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업계 관계자들은 “회사와 노조가 함께 생산성을 높이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라며 현대차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했다.

타당한 말이다. 지금 현대차에게는 근무 조건 및 태도 개선, 그리고 노사 간 갈등 관계 쇄신이 급선무이다.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아 조립 불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현대차의 미래가 어두워 보인다. 현대차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더욱 어려울 것이다. 노사가 함께 힘을 모을 때 비로소 현대차는 위기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조립 불량 개선
현대자동차의 첫 번째 목표

최근 현대차는 울산 공장의 상습 조기 퇴근 근로자 1명을 해고 조치했다. 생산현장 분위기 개선에 나선 것이다. 노조의 움직임도 반갑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자체 소식지를 통해 “고객 눈높이에 맞추지 않으면 고객은 떠난다”라며 품질 개선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달 24일에는 노사가 함께 ‘품질 세미나’를 열며 ‘품질 혁신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나섰다.

논란이 지속되면서 이제 “원인을 찾고 있다”라는 말은 소비자들을 이해시키기에 충분치 않다. 조립 불량으로 인한 품질 논란은 ‘현대자동차의 역대급 위기’라고 불릴 만큼 중대한 사안이다. 논란에 대한 투명한 원인 파악과 공개를 통해 이제는 소비자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할 때이다. 현대자동차가 어떻게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에 옮겨 소비자들과의 신뢰 관계를 회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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