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질주가 매섭다. 상반기에 국내 수입차 판매량 5위를 기록하며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그야말로 ‘독보적’이다. 에너지 시장 분석 업체인 SNE 리서치에 따르면 테슬라의 올해 1~5월 글로벌 전기차 시장 누적 판매량 점유율은 17.7%다. 2위인 BMW의 점유율이 7.0%라는 점과 비교해보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따른 현대차그룹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국내 전기차 배터리 주요 3사 현장을 모두 다녀왔다는 소식이 들려온 바 있다. 이번에는 “2025년까지 100만 대 이상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하여 글로벌 시장 선두로 올라서겠다”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차의 전기차 출시 계획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원섭 인턴

정의선 수석부회장
“5년 내 시장 1위 목표”

현재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NE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현대차가 3.7%, 기아차가 3.5%로 1월부터 5월까지 각각 6위와 7위를 기록했다. 1위인 테슬라의 점유율인 17.7%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전기차 시장의 지속적인 확대와 소비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전기차 계획을 발표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14일 개최된 청와대의 ‘한국형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계획에 대해서 발표했다. 정 부회장은 “2025년까지 23차종 이상의 전기차를 내놓겠다”라며 “2025년에는 전기차를 100만 대 판매하고 시장 점유율을 10% 이상 기록하여 전기차 시장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라고 선언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출시 계획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총 24종에 이르는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그중 순수 전기차는 현대차 3종, 기아차 3종으로 총 6종이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울산 1공장 2라인이 조만간 전기차 전용 라인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23개 차종 이상의 순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려는 현대차의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다.

정 부회장은 전기차 계획 발표에서 “지금 보고 계신 3차종이 현대차그룹이 앞으로 선보일 미래 전기차”라고 밝혔다. 그가 말한 3차종은 제네시스 에센시아, 기아 퓨처론, 현대 프로페시 등의 순수 전기차 콘셉트카들이다. 이어 “내년은 현대차그룹에게 전기차 도약을 위한 ‘원년’이 될 것이다”라며 “전기차만을 위한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차세대 전기차를 출시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내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45 EV(코드명 NE)를 출시할 예정이다작년에 콘셉트카로 공개된 45 EV는 쿠페형 전기 SUV로 45주년을 맞은 포니 쿠페 콘셉트에서 디자인 영감을 받았다최대 73kWh의 배터리팩을 적용해 20분의 짧은 충전시간과 1회 충전 주행거리 450km 이상의 성능을 가질 예정이다.

전기 콘셉트카 프로페시의 양산 모델도 내년 출시 예정이다프로페시는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 센슈어스 스포티니스가 적용된 전기 세단이다앞으로 현대차의 전기차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모델로 의미가 크다현대차는 넓은 실내 공간을 주무기로 한 3번째 전기차를 내년에 콘셉트카로 선보인다양산 모델은 2022년 공개될 예정이다.

국내 배터리 3사
현대차그룹의 이점

SNE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배터리 3사가 기록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가 매우 인상적이다. LG화학이 1위, 삼성SDI 4위, SK이노베이션이 7위를 기록하며 모두 10위권 안에 들었다. 그중 LG화학과 삼성SDI는 이미 테슬라, BMW, 르노, 아우디 등의 제조사에 배터리를 제공하며 기술력을 입증받았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에 사용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10위권 기업 중 3사가 국내 업체라는 것은 현대차그룹의 큰 이점이다. 운송비, 기술협약 등 많은 부분에서 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배터리 3사 현장을 모두 방문하여 전기차 산업에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 만약 현대차그룹과 배터리 3사가 안정적인 ‘배터리 동맹’을 구축한다면 막강한 경쟁력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중 브랜드들의
연이은 전기차 시장 진출

이미 많은 대중 브랜드가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BMW는 주력 모델에 순수 전기차 버전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전기차 시장 장악에 나섰다. 주력 모델의 인기에 순수 전기차 버전을 더해 차근차근 전기차 시장으로 이동하겠다는 계획이다. 폭스바겐도 파사트 GTE, e-Up! 등의 모델로 전기차 시장을 공략 중이다. 올해 9월에는 폭스바겐 ID.3의 국내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르노도 트위지와 조에를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소형 전기차 시장을 잘 파고들면서 올해 1~5월 글로벌 전기차 시장 누적 판매량 5위를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앞서는 기록이다. 아우디는 e-트론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선보였다. 볼보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 ‘폴스타’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대다수의 대중 브랜드가 속속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테슬라가 느낄 위기감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테슬라의 지속적인 품질 논란

처음 테슬라가 시장에 진출했을 때, 많은 전문가들이 “전통 브랜드들의 노하우를 따라 잡지 못해 많은 문제를 낳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기차 분야의 선두주자이지만, 자동차 시장 전체에서는 후발주자인 테슬라의 약점을 예상한 것이다.

이러한 우려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국제적인 자동차 소비자 조사 기관 J.D.Power에 따르면 올해 테슬라 초기 품질 불량 건수는 100대당 250건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단차, 도장 불량, 스크래치, 접착제 노출, 들뜸 현상, 고정 불량, 소프트웨어 불량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견되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사진=트위터 ‘loganjamal815’)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서 많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뛰어난 가속 성능과 업계 최대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이미 많은 이들이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만듦새와 같은 기본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나타나며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전통적인 제조사들이 보유한 수많은 노하우들이 가진 힘은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통 강호들이 테슬라의 기술력을 따라잡고 오랫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통해 품질까지 확보한다면 테슬라가 고전을 면치 못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흥미진진한
전기차 시장

전기차 시장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 많은 대중 브랜드가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5위인 현대차그룹도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면서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많은 브랜드들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며 전쟁의 시작을 알렸다.

남은 건 소비자들의 선택이다, 더 이상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의 독무대가 아니다. 전기차 시장에 다양한 모델이 쏟아져 나오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제조사들이 어떠한 전략으로 전기차 시장을 장악할지, 소비자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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