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현대차의 ‘품질 논란’에 대해 자세히 전해드린 적이 있다. 이후 발표된 그들의 ‘품질 강화 대책’에 대해서도 전해드렸다. 무거운 주제를 지속적으로 다루면서 너무 딱딱한 이야기만 전해드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의 이야기는 방향을 조금 다르게 가져가볼까 한다. 물론 그들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는 현대차 품질 논란 뒤에 숨겨진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원섭 인턴

그들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충분히 흥미로운 이야기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그들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런 이야기를 전달해드리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시장의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싶어서다. 업계에는 많은 뒷이야기가 돌고 그중에는 소비자들이 모르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너무 많다.

오늘의 이야기는 독자분들이 평소 생각하던 그들의 이미지와 부합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이 글의 내용이 그들의 이미지와 부합한다면 그들의 미래가 심히 걱정된다. 그래서 여러분들에게 꼭 전해드리고 싶었다. 선택은 소비자들의 몫이니까.

“말뿐인 대책이다“
비판하는 소비자들

이전에 ‘품질 논란’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다루었고 그들이 제시한 ‘품질 강화 대책’에 대해서도 전해드렸다. 그들은 울산 공장의 상습적 조기 퇴근자 1명을 해고한 데 이어 “앞으로의 신차들은 최장 한 달간 테스트를 거쳐 출시하겠다”라고 밝혔다.

말뿐인 대책이라며 많은 소비자들이 비판했고 나도 그중 하나였다. 이미 불량한 근무 태도가 판을 친다고 알려진 공장 근로자는 이제야 1명 해고했다. 딱 1명이다. ‘한 달간의 신차 테스트’도 마찬가지다. 당연한 이야기를 마치 소비자들을 위해 선심 쓰는 듯 내놓았다. 그동안의 신차는 테스트도 없이 출시했다는 것을 역으로 증명해버린 셈이 돼버렸다.

“그들이 변하려고 한다“
칭찬하는 소비자들

물론 칭찬하는 사람도 있었다. “드디어 그들이 변화하려고 한다”, “이미 많이 실망했지만 이제는 다를 거라고 믿는다” 등 이번 대책을 반기는 커뮤니티 댓글들을 많이 보았다. 많은 소비자들이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다. 이로써 그들이 실천으로 증명해야 할 이유는 충분해졌다.

나 역시 그들이 발표한 대로 제대로 움직여주기를 바랐다. 그들이 잘 되길 바라는 소비자 중 한 명이니까. 내심 기대도 있었고, 이번에는 진짜로 제대로 움직여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를 바랐다. 그러나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그런 생각과는 조금 다르다.

연구실도 공장도 아닌
“홍보실에서 난리가 났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그들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그러나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품질 논란’이 거세지자 홍보실에서 난리가 났다고 한다. 순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뭔가 좀 이상하다. 공장이나 연구소라면 이해가 간다. 그러나 홍보실이 왜 거기서 나오는지 궁금해졌다.

논란이 등장한 이유는 엔진 떨림, 소프트웨어 오류 등의 기술적 결함과 단차, 대시보드 불량 등의 조립 결함이었다. 문제가 있다면 연구소나 공장에 있을 것이다. 논점은 ‘홍보’가 아닌 ‘결함’이었다. 그러나 정작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홍보실이고 거의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고 한다.

‘눈 가리고 아웅’
보여주기식 대처 또 등장하나

그들이 말했다. “최근 상습적으로 조기 퇴근하고 사측에 제대로 소명도 하지 않은 근로자 1명을 해고 조치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신차들은 최장 한 달 동안 테스트를 거쳐 출시하겠다”… 누가 봐도 품질 쇄신에 나선 모습이었다. 그들을 응원하는 소비자들은 “이번에는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라며 힘을 실어주었다.

그러나 홍보실이 제일 바쁘다고 한다. ‘논란 해결’이 아니라 ‘논란 은폐’에 급급한 모습이라 오해하기 충분하다. 말 그대로 ‘눈 가리고 아웅’이 되는 꼴이다. 소비자들의 눈과 입을 막아 논란을 덮고 당장의 판매율에 타격을 입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으로도 보일 수 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하겠다더니
엉뚱한 곳에 힘을 쏟고 있었다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기술적 결함’과 ‘조립 불량’이었다. 제조사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인 기술과 조립에서 모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빗대어 표현하자면 그들은 지금 척추가 부러진 꼴이다. 정형외과에 들러 부러진 척추를 다잡고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움직임을 글쎄? “홍보실이 거의 죽어나고 있다”라는 관계자의 이야기가 거의 모든 것을 설명해 준다. 문제 해결을 위해 힘써야 할 연구원들과 현장 근로자들이 아닌 뜬금없이 홍보실이 나섰다. 정형외과에 가랬더니 치과로 가버린 것이다.

멀리 본다 하더니
돋보기를 들었다

앞서 말한 듯 그들은 “변화하겠다”라고 했다. “품질 혁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고객 눈높이에 맞추지 않으면 고객은 떠난다”라고 했으며 이를 위해 ‘품질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나 또한 “소비자와 함께 하며 멀리 보겠다”라는 마음가짐이 그들의 미래를 밝혀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함이 발생했다면 ‘무엇이 문제였는가’와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은 돋보기를 들었다. ‘어떻게 하면 안 알려질지’와 ‘어떻게 소비자들의 눈과 입을 막을지’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인다.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체감할 수 있는 방법은 명확하다. 한 가지 더 분명한 것은 홍보실이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
왜 익숙하게 들릴까?

관계자의 뒷이야기다. 그렇다면 “거짓말하지 말아라”, “에이, 설마 진짜겠어” 등의 반응이 나와야 정상이다. 그러나 주변 지인들은 이러한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그들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들의 이미지가 어디까지 추락했나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차그룹은 지금 중요한 길목에 서 있다. 브랜드 이미지는 번지르르하게 말만 잘한다고 개선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건 ‘소통’과 ‘기술’, 그리고 ‘눈에 보이는 변화’다. 결함에 대한 원인을 투명하게 밝히고 다음 신차부터는 결함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야 할 것이다. 말만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말도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자분들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다.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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