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소비자들이 쌍용자동차가 코란도를 통해 누렸던 영광을 기억할 것이다. 명실상부 국산 SUV의 명가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하지만 이제 쌍용차를 떠올리면 ‘코란도의 영광’보다는 ‘위기설’이 먼저 생각난다. 많은 손실을 입으면서 일각에서는 “파산까지도 예상된다”라는 이야기마저 등장할 정도다.

쌍용차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순수 전기차 E100의 이미지를 최초 공개했다. 많은 위기에 휩싸인 와중에 공개되었지만 브랜드 최초 순수 전기차라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어떤 부분이 문제였을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쌍용차의 신차 출시 소식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원섭 인턴

1년 만에 신차
이번에는 전기차

이번에 티저 이미지가 공개된 E100는 준중형 전기 SUV다. 쌍용차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가 될 예정이다. 작년 출시된 코란도 이후 1년 만에 등장한 신차로 내년 상반기 출시가 유력하다. 준중형 전기 SUV를 통해 소형 모델이 대다수인 전기 SUV 시장의 틈새를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준중형이라는 차급에 전기 구동계를 갖춘 만큼 공간 활용성에 많은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디자인은 기존 쌍용차 패밀리룩을 따르면서도 직선이 많이 가미된 모습이다. 2018년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 공개한 전기 콘셉트카 ‘e-SIV’의 요소가 상당 부분 녹아든 것으로 보인다.

엔진룸 덮개에는 쌍용차 최초로 알루미늄을 사용했다. 무게를 줄이고 중심을 맞추기 위함이다. 전기차이기에 공기를 흡입할 필요가 없어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은 막았다. 파워 트레인은 LG화학의 배터리로 싱글 모터를 돌려 최대 180마력의 출력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에 따르면 1회 충전 최대 주행 거리는 400km 이상이다. 최근 프로토타입을 통해 실도로 주행에 들어선 것이 포착되면서 개발이 어느 정도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차명은 최근 정식 상표 출원이 완료된 코란도 e-모션이 유력하다.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계속된 개발 중단 중
1년 만에 신차 출시

쌍용차는 2015년 소형 SUV 티볼리를 성공적으로 내놓으며 회복에 나섰다. 그러나 이후 다양한 경쟁 모델이 등장하면서 힘을 잃었고 지난 2분기까지 14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매년 매출의 5% 이상을 연구개발에 사용하기 때문인데 그만큼의 실적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 위기설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이유다.

최근 쌍용차는 위기 극복을 위해 신차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코란도 투리스모의 후속인 A200의 개발을 보류하고 중형 SUV J100과 준중형 SUV E100을 먼저 개발하겠다는 소식도 들려온 바 있다. 두 모델은 모두 코란도 이후 1년 만에 공개되고 2년 만에 출시되는 신차로 위기설에 휩싸인 쌍용차의 돌파구가 되어야 한다는 큰 짐을 짊어지고 있다.

“또 티볼리냐?”
소비자들의 냉랭한 반응

E100의 이미지 공개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벌써부터 냉랭하다. “디자인 우려먹기가 또 시작됐다”라는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티볼리의 성공에 취해 중볼리, 대볼리를 만들더니 이제는 전볼리냐?”라는 한 커뮤니티의 댓글은 베스트 댓글에 올랐다. 많은 소비자들이 쌍용차 디자인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쌍용차는 E100의 이미지를 공개하며 “차체 디자인에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새로움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라며 이를 비판하고 있다. 상품성에 아쉬움을 표하는 소비자들도 여럿이다. “가격부터 디자인까지 상품성이 없어 보인다”라고 걱정하는 소비자들마저 등장했다.

1. 소볼리-중볼리-대볼리
티볼리에 지친 소비자들

일반적인 패밀리룩은 플래그십 모델에 녹아든 디자인 철학을 모든 라인업이 공유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쌍용차는 일명 ‘거꾸로 패밀리룩’을 도입했다. 가장 막내인 티볼리의 디자인을 모든 라인업이 공유한다. 이 때문에 “티볼리, 중볼리, 대볼리”라는 비판이 나왔다. 티볼리의 디자인이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이라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더욱 싸늘한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가성비를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는 비판도 있다. 오래전부터 쌍용차를 선택한 소비자들은 “가성비가 좋다”라며 이유를 설명하곤 했다. 그러나 쌍용차 모델들이 더 이상 경쟁 모델들보다 저렴하지 않아 상품성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한 소비자는 “티볼리가 코나와 셀토스의 등장에 풀이 죽어버린 것이 이를 증명해 준다”라고 설명했다.

2. 내년 상반기
다양한 경쟁 모델 등장

처음 E100의 개발 소식이 들려왔을 때, 국내 최초 준중형 전기 SUV가 될 것으로 많은 기대가 모아졌다. 쌍용차도 “소형차가 주를 이루는 전기 SUV 시장의 틈새를 준중형차로 공략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술 검증과 전기차 보조금 문제로 내년 상반기로 E100의 출시를 미뤘다. 더 이상 ‘국내 최초’라고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년 상반기에 출시 예정인 준중형 전기 SUV가 또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45 EV(코드명 NE)와 기아차 이매진 EV(코드명 CV)도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모두 가격이 미정인 상황이기에 쌍용차 E100가 과연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쌍용차가 노리던 틈새시장도 이제 보이지 않다”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계속되는 쌍용차 위기설
과연 극복해낼 수 있을까?

쌍용차는 내년 상반기 준중형 전기 SUV E100과 중형 SUV J100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티볼리, 코란도, G4 렉스턴으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을 완성한다. 전기 SUV인 E100까지 투입시켜 ‘국산 SUV 명가’의 자존심을 이어나가겠다는 포부다. 그러나 디자인과 상품성에서 벌써부터 부정적인 반응이 나와 성공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쌍용차는 지금 역대급 위기에 처해 있다. 모기업 마힌드라 그룹이 손을 들면서 매각이 공식화되었다. 쌍용차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에 많은 관심이 쏠린 와중에 신차 출시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쌍용차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에 소비자들의 눈길이 향하는 이유다. 남은 건 소비자들의 선택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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