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GV80 CLUB ‘서울GV뚱띵이유’ 님 | 무단 사용 금지)

요즘 현대차는 바람 잘 날이 없다. 야심 차게 출시한 신차들에서 연이어 심각한 문제들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개발 단계에서 발생하는 설계결함부터 조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품질 문제까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대차 본사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외적으론 전 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코로나 여파로 매출도 반 토막 난 상황에 내적으론 끝없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여기에 노조와의 갈등까지 더해져 현대차는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에도 현대차 노조는 최근 사측에 임금 인상을 제시하여 논란이 됐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혼란 속의 현대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당분간 현대기아
신차는 사면 안되겠다”
불안감 토로하는 소비자들
요즘 현대차에서 출시하는 신차들은 연이어 무수한 결함들이 발생하고 있다. 10만 대 판매 돌파를 앞두고 있는 더 뉴 그랜저는 탑승객들의 안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2.5리터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차량들에서 엔진오일 감소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전 작의 설움을 씻어낸 신형 아반떼는 최근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해 무상수리를 진행했다.

국산 중형 SUV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아 신형 쏘렌토는 미션 변속이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부터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심각한 문제들이 연이어 발견되고 있다. 워낙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모든 신차에서 발생하다 보니 “당분간 현대기아가 출시하는 신차는 절대 사면 안되겠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소비자들도 있었다.

이런 각종 결함이나 품질 문제들은 비단 현대기아차에만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히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로 경쟁해 나갈 것임을 선언한 신형 제네시스들에서도 현대기아차에서 발견되는 여러 문제들이 고스란히 발생하고 있었다.

조립이나 도색 불량은 흔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GV80 디젤 모델은 심한 엔진 떨림 증상으로 인해 제조사가 발 벗고 나서 출고를 중단시키게 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야 말았다. 자동차는 사람이 만드는 기계다 보니 어느 정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소비자들도 인지하고 있으나 최근 현대기아 신차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종류가 워낙 다양하며 그 정도가 이해 수준을 넘어섰기에 많은 소비자들은 제조사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설계 단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결함이다
신차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그랜저의 스마트스트림 엔진에서 오일이 감소하거나 제네시스 차량들의 배터리 방전 문제 같은 기계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발생한 결함이다.

만약 엔진을 조립하던 중 부품 하나가 조립이 잘못되어 문제가 발생했다면 이는 조립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할 수 있지만 GV80 디젤 엔진처럼 카본 찌꺼기가 적은 킬로수에도 누적되는 물리적인 문제들은 명백한 결함이라고 할 수 있다. 기계적인 결함은 설계와 테스트 문제이므로 본사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사진= GV80 CLUB ‘대구GV홍반장’ 님 | 무단 사용 금지)

조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품질 문제는 공장 근로자를
탓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도색 불량이나 조립 불량 같은 품질 문제는 엄연한 자동차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기 때문에 생산직 노조가 비판의 목소리를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내장재 조립이 잘못된 것은 조립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이며 문제가 있는 차량이 차량이 그대로 출고된 것은 차량을 검수하는 QC 단계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못했으니 이 역시 해당 부서 공장 근로자들의 과실이다.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제네시스 신차들에서도 수많은 품질과 관련된 문제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은 공장 근로자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중이다.

생산직 노조를 비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최근 크게 이슈 된 근무태도 불량이 컸다. 현대차가 공식적으로 배포한 영상 속 작업자의 불성실한 근무 태도가 논란이 된 것이다. 스타렉스를 생산하는 울산 4공장의 검수 라인에서 작업을 하던 근로자는 2열 슬라이딩 도어 단차를 맞추기 위해 발로 문을 힘껏 미는 장면이 포착되어 많은 비판을 받은 것이다.

그 외 조립을 하면서 휴대폰이나 태블릿 영상을 보며 작업하는 장면과 휴대폰 게임을 하고 있는 장면들도 여럿 포착이 되어 현대자동차 공장 근로자들의 근무실태가 매우 불성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신차 품질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며 신뢰도가 낮아진 상황에 공장 근무실태까지 공개가 되어 현대자동차 이미지는 나락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이제 달라지겠다”
혁신 선언한 현대차
심상치 않은 여론에 위기를 느낀 현대차는 최근 노사 간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 신차 품질 개선에 힘쓰겠다며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품질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통상 디자인 공개 직후 신차를 출시하던 이제까지와는 달리 앞으로 신차 디자인 등을 공개한 뒤에도 최장 한 달 동안 일반 도로에서 수십, 수백 대의 차를 테스트한 다음에 차를 시장에 내놓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는 ‘빠른 출시’보다는 ‘제대로 된 품질’이 우선이라는 판단 아래 일반 도로 테스트 기간과 차량 대수를 대폭 확대한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에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문제가 없을 때까지 테스트를 진행한 뒤 차량 상태를 완벽에 가까운 수준까지 만들어 놓고 출시를 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이제야 테스트를 더 확실하게 진행하겠다니 소비자들이 뿔난 반응을 보이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일각에선 “그럼 그동안은 제대로 테스트조차 하지 않고 판매했다는 거냐”라며 강한 불만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현대차는 여기에 상습적으로 조기 퇴근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생산직 근로자 1명을 해고하며 품질 논란을 지속시키는 불량 근무자들을 징계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상습적인 조기 퇴근은 완성차 품질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근무 실태를 살펴보면 자신이 조립할 부분만 일찍 끝내는 일명 올려치기 작업을 하여 조기 퇴근을 하는 근로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려치기를 해서 빨리 퇴근하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그만큼 근로자들도 급하게 조립을 하다가 차가 잘못 조립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

품질 문제 발생을 근절하며 강경한 대책을 세워나가겠다는 현대차의 발표를 접한 소비자들은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냈지만 그래도 제조사가 스스로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충분히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겠다.

일각에선 “어차피 노조와 사 측은 매번 의견이 달랐기에 이번에도 쉽지 않을 것”, “매번 보여주기식이었으니 이번에도 잠깐 저러다 평소와 같아질 것”, “노조와의 전쟁을 선포해서 과연 좋은 결과가 있을지 솔직히 기대되지 않는다”라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사진=경향신문)

임금상승과 추가 생산 물량
국내 전환 등을 요구했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걱정했던 것처럼 현대차가 마음먹은 대로 문제를 개선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는 임금 12만 원 인상과 총 고용보장을 회사에 요구한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22~23일 울산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올해 임금협상 요구안을 확정 지었다.

그들이 제시한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임금 상승 요구 외에도 고용 보장을 위해 국내 공장 생산량을 유지하며 해외 공장 추가 생산 물량 국내 전환 등도 같이 요구했다. 내년부터 현대차가 생산할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 국내 건립,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공장 운영안 마련, 부품사 상생 연대 기금 마련 등도 요구안에 포함되어 있었다. 여기에 현대차 노조는 정년퇴직자를 단기 고용해 활용하는 시니어 촉탁 제도 연장 확대, 자동차 박물관을 포함한 복합 비전센터 건립, 직무 전환 교육을 위한 교육센터 신축 등도 향후 교섭에서 요구할 전망이다.

현대차 노조의 요구를 확인한 네티즌들은 또다시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시국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다니 제정신이 아닌 거 같다”, “일부터 제대로 하고 요구를 하자”, “현대차 금속노조는 눈치가 없어도 너무 없는 거 같다”라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현재 현대차는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해외 시장에서 큰 타격을 입어 영업이익이 전년도 대비 반 토막 수준이 되어버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거기에 최근 노조는 사측과 함께 “품질을 올리겠다”라며 공동선언을 해 서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지겠다는 의지를 보이는가 싶었으나, 곧바로 임금 인상과 여러 요구안들을 제시하여 “역시 그럴 줄 알았다”라는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버리고야 말았다.

“역시 그럴줄 알았다”
앞으로도 개선은 어려울 전망
이에 일각에선 “애초에 현대차는 개선될 수 없는 구조다”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현대차가 품질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선 조금 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이번에 보인 강경책 역시 여태 보여왔던 보여주기식 대책에 불과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거기에 제조사는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수많은 신차들의 결함 문제에 대해 아직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가 문제를 제기해도 눈 가리고 아웅식의 대처가 계속되고 있어 앞으로도 현대차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민심은 잃을 대로 잃은 상황에 변화하는 모습마저 보이지 못한다면 현대차에게 큰 위기가 올 수도 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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