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사지 말라고” 최근 자동차 결함 관련 기사 댓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말이다. 자동차 결함 논란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면서 “계속 사주는 사람이 문제다”라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이 있으니 결함이 속출하는 차량을 사지 않는다면 제조사가 바뀔 수밖에 없다는 소리다.

그러나 결함은 국산차, 수입차 가릴 것 없이 등장하고 있다. 이쯤 되니 “도대체 무슨 차를 사야 하나요?”라는 질문도 자주 보인다. “그나마 결함이 덜 있는 차를 사야 한다”라는 답변이 돌아오곤 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결함이 속출하는 신차와 소비자들의 상관관계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원섭 인턴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
다양한 신기술의 적용

자동차는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산업이다. 130년간 이어져 온 내연기관의 역사가 막을 내리고 전기 구동계가 대세가 되려는 분위기다. 다양한 정보통신기술이 융합되면서 자동차에 새로운 전자 장비가 수없이 적용되고 있기도 하다. 즉, 현재는 자동차가 많은 변화를 꾀하고 있는 ‘과도기’인 셈이다.

항상 과도기에는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곤 한다. 자동차의 과도기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면서 많은 문제점들이 발견되고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과 지프, 랜드로버의 차량 결함도 조립 불량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전자 장비 문제다. 한 소비자는 “갑자기 전자 장비를 막무가내로 욱여넣으니 멀쩡할 수가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더 잦은 신차 출시
새로운 디자인의 적용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새로움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제조사들도 발 빠르게 짧은 기간 많은 신차를 내놓는 전략을 택했다. 신차가 연이어 출시되면서 그 사이의 기간이 짧아진 것이다. 이 때문에 차량을 제대로 검사할 시간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새로운 디자인의 적용도 결함 발생에 한몫을 차지한다. 계속해서 새로운 디자인을 뽑아내고 적용하다 보니 예기치 못한 곳에서 불량이 발생하는 현상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도장이 불량하거나 몰딩의 문제로 물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결론적으로 최근 자동차에서 결함이 자주 발견되는 것은 변화의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등장하는 부분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냥 안 사면 된다”
소비자들의 문제 지적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결함이 있는 차를 계속 사주는 소비자들이 문제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자동차 결함과 관련된 기사에서 “결함이 있는데 도대체 왜 계속 사주는 거냐”라는 댓글을 찾아보기가 쉽다. 결국 “불매를 통해 제조사의 비뚤어진 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라는 소리인데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결함이 발생한 차량은 안 사면 된다”라는 말인데 현대차그룹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을 생각해본다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수입차를 포함하더라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3년 동안 70%에 이르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독보적인 선두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어차피 살 사람들은 다 산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러니까 호구 소리 듣지”
현대차그룹 점유율은 상승 중

상황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함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음에도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은 매년 1%가량 상승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니까 소비자들이 호구 소리를 듣는 거다”라며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결함 논란이 일더라도 잠시뿐, 금세 판매량은 회복되고 아무렇지 않게 거리를 누비는 차량들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대시보드 불량, 엔진오일 감소 등 많은 결함이 발견되어 논란이 된 그랜저를 보아도 그렇다.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 판매량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출시 이후 4개월 만에 무상수리만 4번 시행했던 쏘렌토 MQ4도 판매 곡선이 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이 때문에 “결함의 심각성에 무지한 소비자들이 너무 많다”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산 자동차 시장은
불매가 어려운 구조

국내 자동차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상황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수입차는 국산차에 비해 가격이 높아 국산차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많은데 현대차그룹을 견제할만한 제조사가 없다. 작년 국산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현대차그룹이 82%, 쌍용자동차가 7%, 르노삼성자동차가 6%, 한국 GM이 5%를 차지하며 편향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국산 자동차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을 대체할 수 있는 제조사가 없다는 것이다. 한 소비자는 “현대차에서 아무리 많은 결함이 나와도 다른 국산차보다는 좋다”라는 의견을 내기도 하였다. 결국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현대차그룹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문화가 못 따라가는 상황
소비자들의 잘못은 아니다

주변에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이 얼마나 될지 한 번 생각해보자. 상당히 적은 수치일 것이다. 소비자들 중 자동차를 구매할 때 시승을 해보는 이가 몇이나 될지 생각해보면 더 확실해진다. 시승조차 하지 않은 채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인데 결함 문제를 인지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그러나 이는 정보의 불균형 때문으로 소비자들만의 잘못은 아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소비자들이 정보를 얻기 어려운 구조로 이뤄져 있다. 많은 정보가 존재하고 이를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져야 문화가 발전할 텐데 정보가 없으니 제 자리 걸음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대적인 뉴스 보도도
어려운 것이 현실

오래전부터 국내 자동차 제조사와 언론사의 관계는 대부분 광고주와 광고를 내보내는 입장이었다. 이러한 관계가 고착화되어 현재까지 이어지다 보니 언론사의 입장에서는 광고주의 제품을 비판하거나 결함이 있다는 것을 쉽게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언론사는 광고주인 제조사의 눈치를 보며 정보 전달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언론을 통해 자동차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애초에 관심이 없었을뿐더러 접할 기회마저 적으니 더욱 관심을 가지기가 힘든 것이다. 사실상 원래 자동차에 관심이 있었던 소비자들만 관련 정보를 직접 찾아볼 뿐이다. 이러한 악순환은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고 이미 고착화된 제조사와 언론사의 관계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스로 똑똑해지려는 소비자들과
그들의 편에 서려는 언론사가 필요하다

결국 소비자들이 자동차에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자동차에 관심이 없는 소비자들은 계속 관심이 없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니 말이다. 이미 고착화된 제조사와 언론사의 관계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기에 정보의 불균형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스스로 정보를 찾아가며 똑똑해질 수밖에 없다.

언론사도 기존의 고착 관계를 벗어나 소비자 편에 서야 할 것이다. 광고를 위한 언론사들도 필요하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눈과 귀가 되어주는 언론사도 분명히 존재해야 한다. 정보를 찾으려는 소비자들과 그들을 위한 정보제공자가 많아져 올바른 자동차 문화가 하루빨리 자리 잡기를 바란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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