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계의 쏘나타라고 불리던 싼타페마저 무너졌다. 지난 6월 30일 디지털 언박싱을 통해 야심 차게 출시한 현대 ‘더 뉴 싼타페’는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는 디자인 때문에 출시 초기부터 구설수에 올랐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은 국산 중형 SUV의 자존심인 싼타페의 저력을 기대했으나, 첫 달 판매 실적을 살펴보니 같은 집안 라이벌 모델인 기아 쏘렌토에게 참패하여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이에 소비자들은 “누가 이렇게 못생긴 차를 사냐”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유럽 스타일에 맞춰 세련된 모습으로 재탄생했다는 더 뉴 싼타페를 바라보는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이 이렇게 부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 더 뉴 싼타페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이제는 K5가 쏘나타보다
두 배나 더 많이 팔린다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국민차로 불리는 대표적인 자동차는 쏘나타다. 오랜 기간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으며 국산 중형 세단의 표본으로 자리 잡아왔던 자동차이기 때문에 쏘나타가 국민차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듯하다. 하지만 최근엔 판도가 뒤바뀌고 있다.

역대급 디자인으로 출시되었다는 기아 K5가 쏘나타 판매량을 서서히 짓누르더니 이제는 압도하는 수준까지 와버린 것이다. 지난달 국산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K5 DL3가 7,933대, 쏘나타 DN8이 3,569대 판매되어 이제는 K5가 쏘나타의 두 배 이상을 판매하는 수준이 되어버렸다. 이 정도면 국민차의 몰락이다. 택시로 판매되고 있는 구형 쏘나타 뉴 라이즈 판매량 1,500대가량을 합쳐도 K5를 따라잡긴 역부족이었다.

7월 자동차 판매 성적
싼타페 6,252대, 쏘렌토 9,487대
그런데 6월 말 출시한 현대 더 뉴 싼타페의 판매 실적도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이 맴돌고 있다. 일반적으로 현대기아차 그룹에서 신차가 출시되면 “역대급 사전계약 기록”, “계약 며칠 만에 1만 대 돌파” 와 같은 기사들로 도배가 되어야 하지만 싼타페 계약과 관련된 기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실제로 더 뉴 싼타페는 초반 흥행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출시 첫 달 판매 성적을 보면 7월 한 달 동안 더 뉴 싼타페는 6,252대를 판매했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9,487대를 판매한 기아 쏘렌토에 3천 대 이상 밀린 수치다. 지난 3월 출시되어 출시 5개월 차를 맞이한 쏘렌토에 판매량으로 밀렸다는 것은 현대차 입장에선 부끄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겠다.

내수시장 판매량 책임 지던
싼타페의 몰락
쏘나타에 이어 신형 싼타페마저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하자 현대차는 고심에 빠진듯한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차에게 싼타페는 내수시장을 책임지는 성공의 보증수표와도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2019년 국내 자동차 판매량을 살펴보니 상용차 포터를 제외하면 싼타페가 8만 6,198대를 판매해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쏘나타보다 많이 팔려 인기가 좋다는 그랜저가 6만 6,039대를 판매해 2위를 차지했는데 싼타페와는 2만 대 정도 차이가 났으니 싼타페의 인기는 그야말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기아 쏘렌토는 5만 2,325대를 판매해 6위를 기록했다.

가장 큰 패인은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는
디자인으로 지목되었다
신형 싼타페가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자주 언급되는 패인은 다름 아닌 디자인이다. 2018년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르 필루즈 콘셉트카에서 최초로 선보인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 ‘센슈어스 스포티니스 (Sensuous Sportiness)’ 철학이 반영된 차량들에 대한 디자인 평가가 좋지 않다.

신형 싼타페는 기존 모델 TM 대비 전면부 그릴 사이즈를 훨씬 키웠고 헤드 램프를 그릴과 일체형으로 디자인해 존재감을 더 강력하게 디자인했다. 하지만 이를 확인한 소비자들은 대체적으로 “부담스럽다”라는 반응들이 주를 이뤘으며 “생에 최악의 디자인”이라고 말하는 네티즌들도 적지 않았다.

싼타페보다 먼저 센슈어스 스포티니스 디자인 언어를 적용한 신형 쏘나타에 대한 반응 역시 이와 비슷했다. 자동차 디자인을 바라보는 관점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영역이라곤 하지만 대중들의 평가가 불호 쪽에 가깝다면”못생긴 자동차”로 인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형 쏘나타는 출시와 동시에 메기라는 별명이 붙으며 디자인에 대한 혹평과 악평이 이어졌다. 범퍼를 가로지르는 크롬 가니쉬는 메기 더듬이라는 조롱을 당했으며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메기 입을 연상한다는 말이 많았다.

디자인이 판매량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걸
기아차가 증명하고 있다
반면 동급 차량을 출시하여 현대차와 경쟁하는 형제그룹 기아차들은 올해 매우 좋은 성적을 거두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기아 K5는 출시와 동시에 역대급 디자인이라는 호평을 들으며 쏘나타를 판매량으로 짓눌렀고 최근 미국 시장에도 진출하여 외신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쏘렌토 역시 출시 초반 하이브리드 인증 사태로 삐걱대는듯하였으나 싼타페만큼 디자인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진 않았다. 차량 제원이나 상품성 역시 싼타페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으며 몇 개월째 국산 중형 SUV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비슷한 사양과 동일한 차급, 그러나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 디자인 하나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현대기아차가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사진=’The Palisade’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9월 출시 예정인
2.5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는 미정
위기 속의 현대차는 판매량의 상당수를 책임지는 싼타페마저 휘청대자 판매량을 끌어올릴 방법을 물색 중이다. 그중 하나인 라인업 강화는 당장 다음 달에 이루어질 예정이다. 기존 2.0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을 대체하는 2.5리터 가솔린 터보를 출시할 예정이며 친환경차 인증을 받을 수 없어 출시가 무산된 하이브리드 모델 역시 출시를 고민하고 있는 눈치다.

하지만 쏘렌토 역시 같은 가솔린 터보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것이 싼타페 판매량을 끌어올릴 묘책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당분간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싼타페가 쏘렌토 판매량을 뒤집기는 어려울 전망이기 때문에 현대차는 라인업 강화가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싼타페 TM과 쏘렌토 UM이 경쟁하던 시절엔 쏘렌토가 싼타페보다 조금 더 큰 크기를 장점으로 내세웠으나 2015년에 출시된 쏘렌토보단 2018년에 출시된 싼타페 TM이 더 우세한 면이 많았기 때문에 싼타페가 쏘렌토를 압도하는 성적을 거두었다.

하지만 이제는 쏘렌토도 풀체인지를 거쳐 싼타페를 뛰어넘는 사양을 가지게 되어 더 이상은 싼타페의 네임밸류만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어려워졌다. 거기에 디자인 호불호까지 심하게 갈리는 악재까지 겹쳤으니 싼타페의 앞날은 비관적일 수밖에 없겠다. 쏘렌토를 판매량으로 뒤집기 위해선 더 강력한 한방이 필요하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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