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전 혜성처럼 등장해 빛처럼 빠르게 점유율을 늘려가는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의 리더이다. 플래그십 세단을 평가할 때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가 기준이 되고 럭셔리 SUV를 평가할 땐 레인지로버가 기준인 것처럼 전기차를 평가할 땐 언제나 테슬라 모델들이 언급된다. 그렇게 테슬라는 전 세계 전기차를 대표하며 스탠다드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테슬라와 관련된 결함 이슈를 다루는 기사가 꾸준히 업데이트 된다. 실제 차주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꾸준히 터져 나온다. “테슬라는 원래 그렇게 타는 거다”라는 말도 생겨버렸다. 랜드로버가 떠오르는 말이다. 품질 이슈는 한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지난 6월 테슬라 모델 S의 MCU 결함과 관련하여 크고 작은 문제가 발견되자 미 교통당국이 조사를 착수하기도 하였다.

Joseph Park 수습기자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테슬라에 열광한다. 인기 모델들은 대기가 최소 3개월이라고 한다. 테슬라는 모델 3 생산을 본격화하면서 전 세계 4천만 원대 전기차 돌풍을 일으켰다. 이에 국내에서도 모델 3의 인기는 각별하다. 사람들은 그렇다면 왜 테슬라에 열광하는 것일까.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가지는 혁신적 이미지 때문에 애플, 아이폰과 같이 충성도 높은 소비자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하며 애플에 열광하는 사람들처럼 혁신적인 제품과 기업의 이미지가 소비심리를 자극한다고 이야기했다. 애플과 테슬라를 떠올렸을 때 머릿속 그려지는 이미지가 비슷하기는 하다. 애플의 현재 단순하고 깔끔한 느낌의 디자인은 ‘조나단 아이브’가 만들었다.

그의 디자인 철학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디자인’이다. 그는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만을 남기고 불필요한 요소는 과감히 빼는 디자인을 추구했다. 그는 장식적인 요소들을 정말 싫어했다. 더하는 디자인보다 빼는 디자인이 더 어려운 것이라고 현직자들은 말한다.

디자인은 단순해지더라도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에 대한 배려가 녹아있어야 하고 기능에 충실해야 하기때문이다. 이러한 애플의 디자인은 모든 기교를 지양하고 근본적인 것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미니멀리즘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실행했던 회사로 볼 수 있다.

제품 디자인에서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정수를 애플이 보여주었다면 자동차 시장에서는 테슬라다. 특히 테슬라의 미니멀리즘 디자인은 모델 3에서 완성되었다.

모델 3에서 화려하고 기교 섞인 장식들은 전부 배제됐다. 라디에이터 그릴 또한 없다. 전기차라 한들 장식적인 형태로서 라디에이터 그릴의 형태를 유지하던 다른 전기차 모델과 다르다.

작년 은퇴한 이안 칼럼은 재규어 전기차 모델에서 라디에이터 그릴을 없애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의 표정처럼 차의 특징과 개성을 담은 라디에이터 그릴을 전기차에 디자인할 것이라고 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항상 한발 앞서있어야 한다던 그는 변화를 좋아하지 않았다. 영국인다웠다. 하지만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와 프란츠 폰 홀츠 하우젠(테슬라 수석 디자이너)의 생각은 달랐다. 앞서나가려면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테슬라 모델 3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없이도 차의 특징과 개성을 충분히 담아내는 디자인으로 태어났다.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자고 외치는 회사인데 라디에이터 그릴 없애는 것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었다.

가로 2미터 높이 1미터 이상의 광활한 전면부 레이아웃에서 그릴이 사라진다면 여백이 늘어날 테고 이는 허전함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모델 3는 어찌 허전해 보이지 않는다. 테슬라는 짧은 프런트 오버행과 낮은 노즈를 통해 모델 3의 전면부 면적을 좁혔다.

그리고 헤드라이트의 블랙배젤로 또렷한 인상을 만들어낸 뒤 면의 음영으로 필요 없는 그릴의 자리를 채웠다. 전면부뿐만 아니라 측면 후면에서도 크롬 가니시와 같은 장식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한 모습이다.

인테리어 또한 혁신 그 자체이다. 클러스터를 포함한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사라졌다. 그리고 대시보드 중앙에 설치된 15인치 모니터가 자동차에 관한 모든 정보를 전달한다. 스티어링 휠 좌우에도 스크롤 휠 하나씩만 적용되어 있다. 원형 홈버튼 하나로 작동되던 아이폰이 떠오르는 디자인이다. 디자이너에 의하면 “간결한 디자인을 통해 운전자는 운전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일각에선 테슬라의 극단적인 비워내기 디자인에 대해 비판했다.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에 비해 고급감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테슬라는 “이차는 너희들이 기대하던 럭셔리하고 화려한 비싼 차가 아니야”라고 말하며 모델 3의 가격을 3만 5천 달러(한화 약 4천만 원)로 책정했다.

전기차 시장은 아직 블루오션이다. 간단해진 차체 구조 때문에 진입장벽도 낮다 이 때문에 관련 스타트업의 성장도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기존 자동차 브랜드들 또한 거의 대부분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까지는 분명 전기차 시장을 테슬라가 이끌어 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람들은 최초에 열광한다. 테슬라의 혁신은 미니멀리즘의 자동차 디자인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 판매 방법 및 자동화, 자율 주행, 자동차를 소프트웨어로 이해하는 개념 등 많은 분야에 테슬라는 많은 영향을 끼쳤다. 앞으로 테슬라가 보여줄 또 다른 혁신은 무엇일지 기대해보며 글을 마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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