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산차나 수입차나 다양한 결함이 등장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피로가 지속되고 있다. BMW도 잔고장과 결함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차세대 소프트웨어인 iDrive 7.0의 컨트롤 유닛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 대표적이다. 컨트롤 유닛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BMW는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섰다. 컨트롤 유닛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무상으로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그룹이 아반떼와 쏘렌토의 무상수리를 진행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소비자들의 반응이 사뭇 다르다.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BMW의 결함 대처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원섭 인턴

강원도나 근처 지역만 가면
GPS와 TCU가 먹통이 된다

최근 BMW 동호회 등에서는 GPS(위성항법장치)나 TCU(통신제어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호소가 연이어 등장했다. 시동 시 ‘비상호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음’이라는 경고 문구가 나오고 경고음이 울린 것이 그 내용이다. 한 소비자는 “그 후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작동하지 않았다”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시동을 껐다가 다시 켜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 차주들도 많았지만 증상은 계속되었다. 이러한 증상은 주로 강원도 지역이나 그 근처에서 지속적으로 발현되면서 ‘강원도병’이라는 명칭이 붙여졌다. 차주들은 “경고음이 울릴 때마다 무섭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라며 “내비게이션도 작동이 안 돼서 스마트폰으로 길을 찾아야 한다”라고 결함에 대한 해결을 요청했다.

서비스센터 방문
“통신 모듈 고장입니다”

몇몇 차주들은 서비스 센터를 방문하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서비스 센터 측에서는 통신 모듈이 고장 났다고 진단을 내리고 교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듈이 입고될 때까지 최소 한 달 이상이 소요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차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결국에는 차주가 한 달 동안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심지어 한 차주는 한 달을 기다려 통신 모듈을 교체했음에도 또다시 같은 증상을 겪기도 했다. 그는 “한 달을 꼬박 기다려 교체를 받았는데 또다시 서비스 센터에 가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답답함을 숨기지 못했다. 이곳저곳에서 BMW의 소극적인 대처를 비판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대책이 시급해 보였다.

본사 직원들이 직접 조사
7월 20일부터 무상수리

BMW코리아는 해결을 위해 독일 본사와 긴밀한 연락을 취했다. BMW 본사는 즉시 본사 직원들을 한국에 파견했다. 본사 직원들은 GPS 신호 오류와 통신 오류 현상을 직접 살펴봤다. 심지어 통신 모듈을 교체하고도 같은 증상이 반복된 사례까지 면밀히 파악했다.

BMW코리아는 “해당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모니터링을 진행해 왔다”라고 밝혔다. 문제를 파악한 BMW는 지난달 20일부터 무상수리에 돌입했다. 수리 내용은 iDrive 7.0의 컨트롤 유닛 프로그램 업데이트로 1~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대상은 2018년 11월 이후 제작된 차량들로 iDrive 7.0이 적용된 차량들이다.

논란도 있었지만
BMW의 대처는 빨랐다

무상수리가 실시된 후에도 일부 서비스 센터에서 비용 지불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었다. 일부 서비스 센터에서 무증상 차량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대해서는 비용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유증상 차량에는 무상수리를 진행했지만 무증상 차량에게는 평균 3~4만 원 정도의 비용을 요구한 것이다.

상황을 접한 BMW는 즉시 “유증상과 무증상에 상관없이 iDrive 7.0이 적용된 모든 차량은 무상수리를 받을 수 있다”라고 밝히며 논란을 일축했다. 또한, “본사 지침이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라며 “혼선 중 유상으로 수리받은 고객은 그에 따른 보상도 받게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BMW는 모든 고객에게 개별 통지문을 문자로 발송하기도 했다.

이제 결함 없는 차는 없다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렸다

국산차, 수입차 가릴 것 없이 다양한 신차들에서 결함이 속속 드러나며 소비자들의 불편함이 가중되고 있다. 신차 출시 사이의 기간이 단축되고 다양한 전자 장비와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되면서 발생한 결함인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제는 결함이 없는 차를 찾아볼 수 없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의 신뢰는 결함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달려있다. 결국 결함을 얼마나 투명하고 정확하게 밝혀내는지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이번 결함에 대한 BMW의 대처가 적절했다는 평가가 많다. “시간이 좀 걸렸지만 본사 직원들까지 직접 방문해 면밀하고 확실하게 결함을 해결하려는 모습은 칭찬해 줘야 한다”라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이를 대변해 준다.

당연한 일이 당연하지 않은 현실
BMW의 대처는 더 빛났다

BMW의 대처를 무조건 옹호하고 칭찬하는 것은 아니다. 당연한 일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는 제조사를 믿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결함이 발생했을 때 적극적으로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제조사의 모습은 소비자들의 신뢰에 보답하는 당연한 일인 것이다.

그런데 최근 다른 제조사들을 보면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결함이 발생하더라도 “운전자의 잘못이다”라며 발뺌하기 일쑤고 문제를 숨기는 것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이번 BMW의 대처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경쟁 수입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와는 더욱이 상반되는 모습이다.

소비자들도 BMW의 정확한 대처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 분위기다. 한 소비자는 “BMW는 이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안드로이드 오토도 지원한다”라며 “이게 제조사가 가져야 할 태도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요즘은 결함이 없는 차가 없어서 어떤 차를 사야 할지 고민이었다”라며 “그래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렇게 잘 처리해 주는 제조사라면 믿고 탈 것 같다”라고 말하는 소비자들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신차 출시 후 무상수리만 4번이었던 제조사도 있는데 이 정도 결함은 잘만 처리해 주면 된다”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무조건 잘했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배울 점이 분명히 있다

BMW의 대처가 너무나도 완벽해서 무조건 잘했다고 칭찬하는 것이 아니다. 수리 후에도 문제가 재발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일부 서비스 센터에서는 비용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BMW는 문제에 숨김없이 정확하게 대처했다.

소비자들의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적절한 태도를 갖추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당연한 일이다. 당연한 일이 당연하지 않은 현실 속에서 소비자들은 지쳐가고 있다. 이번 BMW의 대처가 좋은 선례가 되어 많은 제조사들의 본보기가 되었으면 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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