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셉트카의 목적은 분명하다. 자동차 업체가 향후 소비자 니즈에 맞춰 자사의 차기 제품에 적용될 새로운 디자인 코드나 신기술들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보통 모터쇼 시기에 맞춰 제작되거나 공개되는 것이 통상적이었으나 최근 전통적인 모터쇼 대신 개별 쇼케이스나 온라인을 통해 공개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나 최근 코로나 사태와 관련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자사의 콘셉트 모델이나 신차를 공개하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콘셉트카는 통해 해당 제조사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디자이너가 그려낸 디자인에 가장 가까운 형태로 출시된다. 또한 콘셉트카를 통해 양산차에 대한 반응 또한 가늠해볼 수 있다. 제조사는 이러한 피드백을 통해 해당 프로젝트의 진행 여부나 개선해야 할 점을 가늠한다.

Joseph Park 수습기자

2000년대까지만 해도 실현 불가능할 정도의 미래지향적 디자인의 콘셉트 모델이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양산차와 거의 비슷한 형태로 제작되는 추세이다. 또한 예전에는 콘셉트카를 출시한 뒤 피드백을 거쳐 양산차 작업에 들어가는 고전적인 방식이 주를 이루었다면 최근에는 콘셉트카와 양산차를 거의 동시에 개발하는 경우도 있다.

콘셉트카는 해당 디자이너의 역량을 확인해볼 수 있다. 그만큼 더 다이내믹하고 화려한 디자인들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양산 개발 과정으로 진행될수록 모터쇼에서 보았던 멋진 콘셉트 모델과 괴리가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대표적으로 안전규제와 제조단가, 그리고 기술적 한계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BMW가 자사 100주년을 기념하며 공개한 ‘BMW 비전 넥스트 100 콘셉트(Vision Next 100 Concept)과 같은 경우에는 기하학적인 패턴이 전개되며 조향 되는 독특한 구조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그리고 BMW의 미래 비전을 대표하는 첨단 기술들을 선보였다.

하지만 BMW 넥스트 100 콘셉트는 순수하게 자사의 비전을 제시하며 미래 100년을 BMW가 어떻게 나아갈 것이지 보여준 것에 의의가 있지 양산 모델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것이 아니다.

이와 달리 양산형 모델을 염두에 두고 제작되었으나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양산되지 못한 콘셉트 모델 또한 존재한다. 재규어 C-X75가 그렇다. 재규어가 2010년 선보인 미드십 슈퍼카 콘셉트인 C-X75는 대당 12억 5천만 원에 250대 한정 판매로 양산화 계획하에 제작된 컨셉카였다. 하지만 글로벌 불황의 여파로 결국 양산되지 못한뒤 소량 제작에 그쳐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보통 컨셉카는 사람이 실제로 공도에서 탑승하고 운행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쇼 오프(Show-off)에 목적이 있다. 이 때문에 관련 규제 대신 디자인과 상용이 불가능한 최신 기술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기술 발달로 인해 콘셉트카와 양산형 모델의 차이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 대표적인 모델들을 모아봤다.

레인지로버
LRX & 이보크

2008년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LRX 콘셉트는 직선 위주의 디자인과 미래지향적 이미지로 기존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의 이미지를 환기시킨 콘셉트 모델이다. 개리 맥거번이 총괄 디자이너로 부임한 뒤 첫 번째로 내놓은 프로젝트이다. 그동안 오프로더의 이미지가 강했던 랜드로버였지만 이 모델을 통해 도심형 SUV이라는 새로운 SUV 흐름에 합류하게 된다.

이후 2011년 이 콘셉트 모델은 레인지로버 이보크로 출시되었다. 현대적인 크로스 쿠페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LRX 콘셉트와 거의 차이 없는 디자인으로 화제가 되었으며 디자인과 안전도, 핸들링, 주행 만족도, 실질적 가치로 평가되는 북미 올해의 트럭에 선정되는 등 기존 랜드로버의 고착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데 성공하였다.

아우디
르망 콰트로 & R8

르망 콰트로 콘셉트카는 아우디가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에서 2000년부터 3년 동안 연속 우승한 것을 기념하며 제작된 콘셉트카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발터 드 실바가 디자인한 이 모델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으로 화제가 되었다.

매끄러운 바디쉐잎과 에어 인테이크 홀과 한 덩어리로 그려진 헤드라이트, 풍만한 볼륨감과 간결한 인테리어로 제작된 르망 콰트로 콘셉트는 확실히 미래의 것이었다. 하지만 단 3년 만에 아우디는 이 콘셉트 모델을 기반으로 R8 양산에 성공했다. 1세대 R8 출시 당시 비주얼 쇼크를 일으켰으며 현재까지 아우디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BMW
이피션트 다이나믹스 & i8

200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주인공은 단연 BMW 이피션트 다이나믹스 콘셉트(Efficient Dynamic Concept)였다. 앞서 언급한 R8만큼이나 비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으로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유려한 곡선을 활용하여 꾸며진 이피션트 다이나믹스 콘셉트는 BMW의 친환경 브랜드인 i를 대표하며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콘셉트 모델 중 하나이다.

이후 BMW는 이피션트 다이나믹스 모델을 i8로 양산에 성공한다. 콘셉트 모델과 같이 버터플라이 도어, 공기역학을 고려한 기하학적인 형태와 낮고 넓은 차체까지 그대로였다.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은 지금 보아도 위화감이 들 정도이다.

볼보
쿠페 콘셉트 & S90

볼보는 2013년 쿠페 콘셉트를 공개했다. 안전하긴 하지만 지루한 디자인이라는 평이 주를 이뤘던 볼보는 이 모델을 통해 디자인 혁신을 이루어낸다. 심플하고 모던한 스칸디나비아 감성을 유지하되 옆으로 누운 T자 형태의 헤드라이트로 세련된 이미지를 그려냈다.

새로운 시그니처인 T자형 주간 주행 등과 세련된 디자인은 2년 뒤 XC90에 첫 적용된 후 2016년 출시된 S90에서 완성되었다. ‘ㄷ’ 자 형태의 테일램프와 볼륨감이 강조된 보디패널, C 필러의 크롬 가니시 등 대부분이 형태를 달리하지 않고 그대로 적용되어 화제가 되었다.

도요타
FT-1 & 수프라

일본 자동차 브랜드를 대표하는 도요타는 1990년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던 스포츠카의 영광을 재연하려 FT-1 콘셉트를 공개했다. 전통적인 스포츠카 디자인을 바탕으로 공기역학과 미래지향적인 요소들이 대거 적용되었다.

이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된 도요타의 새로운 수프라는 콘셉트 모델과 거의 차이 없는 디자인으로 화제가 되었다. 낮은 무게중심과 이상적인 밸런스, 개성 넘치는 디자인으로 기존 수프라 팬들의 관심을 얻는데 성공하였으며 60마일(96.5km/h)까지 가속은 4.1초로 토요타 양산차 중 가장 빠르다. 최고 속도는 250km/h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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