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연일 현대기아차의 결함 문제로 시끄러운 요즘이지만 저 멀리 인도 시장에서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소식이 계속해서 들려온다. 인도 현지 전략형으로 개발된 현대 ‘베뉴’나 기아 ‘셀토스’는 판매량 상위권에 안착했으며, 최근 출시한 신차들도 연이어 좋은 반응을 이어가 현대자동차그룹은 단숨에 인도 자동차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현대차그룹이 갑자기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하면 철저한 현지화 작업을 통해 인도인들의 취향에 맞는 자동차를 잘 출시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선전 중인 현대기아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올해 1월~2월 인도에서
11만 3,106대를 판매하여
2위에 오른 현대자동차 그룹
인도에서 현대기아자동차의 질주가 심상치 않다. 현대차가 글로벌 전략 차종으로 내놓은 소형 SUV’크레타’가 인도 시장에 제대로 먹혀들어 인기몰이를 한 것에 더해 지난해 출시한 ‘베뉴’와 기아 ‘셀토스’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굳건한 1위 기업인 마루티스즈키를 열심히 추격했다.

3위인 마힌드라 그룹과는 판매량 격차를 세배 이상 벌려 이제는 현대자동차 그룹이 인도 자동차 시장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 되었다. 2015년 7월 인도에 출시된 크레타는 누적 판매량 50만 대를 돌파했고 2세대 사전 계약 물량만 6만 5천여 대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선 글쎄
인도에선 대박
소형 SUV 베뉴
지난해 5월 인도 시장에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소형 SUV 베뉴는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전 계약 대수만으로 5만 대를 넘겼으며 6월에는 8,763대를 판매해 세그먼트 2위를 차지해 8,871대를 판매해 1위를 차지한 마루티 스즈키의 비타라 브레자를 근소한 차이로 뒤쫓았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는 현대 베뉴는 인도 시장을 철저히 공략하여 제작된 모델로 관세를 낮춰 인도의 소형차 규격을 만족시키기 위해 길이를 3,995mm로 축소했다. 파워트레인은 1.2리터 MPI 엔진과 1.0리터 T-GDI 엔진, 1.4리터 디젤 엔진 총 3가지가 제공된다. 인도에 판매되는 베뉴는 인도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며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기타 동남아시아 국가에도 수출하며 효자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선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안방에서도 1등
인도에서도 1등
기아 셀토스
현대자동차의 선전으로 기아차도 지난해 8월 인도 시장에 처음으로 출시하는 소형 SUV 셀토스를 선보였고, 두 달이 지난 10월엔 소형 SUV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기아차 인도 법인에 따르면 셀토스는 10월 한 달 동안 현지에서 1만 2,854대가 판매되어 1만 227대를 판매한 마루티 스즈키의 브레자를 제쳤다.

그 뒤는 앞서 언급한 현대 베뉴가 8,576대를 판매하며 3위를 기록했다. 인도 소형 SUV 시장을 현대기아차 그룹이 잠식한 것이다. 특히 셀토스는 SUV와 승용차를 모두 합한 전체 모델 판매량 순위에서도 7위를 기록해 주목받았다. 국내에서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셀토스는 기아차에게 효자상품으로 등극했다.

소형차가 유리한 인도 시장에
카니발로 도전장을 내민 기아차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현대기아차는 올해엔 더 공격적인 신차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엔 인도 델리 오토 엑스포에 참가해 카니발과 쏘넷 콘셉트카를 공개하기도 했다. 인도 현지 시장에 최적화하여 제작된 인도형 카니발은 사회적 성공을 이룬 상위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최고급 MPV로 제작됐다.

소형차가 대세인 인도 시장에 대형 MPV를 출시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보겠다는 기아차의 의지였다. 야심 차게 출시한 기아 카니발은 비교적 높은 가격대임에도 불구하고 계약 첫날 1,410 대 2월 누적 판매량은 3,500대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현대차는 그들이 잘하는
영역을 극대화했다
현대기아차가 인도 시장에서 이렇게 흥행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2015년 출시되어 인도 시장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현대 크레타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해답을 찾아볼 수 있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본래 소형 해치백들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엔 소형 SUV들이 대세로 변하고 있다.

차체 크기 대비 넉넉한 공간과 저렴한 유지비 등 실용성을 중시하는 인도차 시장의 특성상 ‘가격 대비 가치’는 자동차를 구매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거론된다. 현대차는 저렴하면서도 갖춰야 할 옵션 사양들이 풍부하며, 경쟁차 대비 실내 마감 소재가 뛰어나고 실내 공간 역시 우수한 수준으로 현지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가성비가 좋다는 이야기다.

철저한 현지화 작업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또한 현대기아차가 준비한 철저한 현지화 작업이 제대로 먹혀들었다고 볼 수도 있겠다. 베뉴와 셀토스는 원래 한국 시장을 공략하여 개발한 차량이 아니다. 태생적으로 경차와 소형차가 많이 판매되지 않는 대한민국에선 베뉴 같은 경형 SUV를 아무리 상품성이 좋게 내놓아도 판매량이 극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

그나마 실구매층이 폭넓은 셀토스급은 인기가 많으나 베뉴는 철저히 해외 현지 전략형으로 만들어진 모델이다. 인도 시장을 잘 분석하여 그들이 원하는 차를 가성비 좋게 만들어 주었기에 잘 팔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시끌벅적한 국내처럼 별다른 품질 논란이나 결함 이슈도 없으니 구매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작은 팰리세이드”
2세대 크레타로
흥행을 이어갈 전망
물 들어올 때 노 저을 줄 아는 현대자동차 그룹은 인도 시장 점유율을 더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2019 상하이 모터쇼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 2세대 크레타는 다른 현대 SUV들처럼 분리형 헤드 램프가 적용되고 팰리세이드와 비슷한 세로형 DRL이 적용되었다. 일각에선 2세대 크레타를 보고 “작은 팰리세이드”로 부르기도 한다.

실내에도 최신 차에 걸맞는 감성을 담았다. 디지털 키, 카투홈 같은 첨단 커넥티비티 기술 등을 동급 최초로 적용했으며 파노마라뷰, 룸미러 뷰 등 6가지 뷰를 제공하는 100만 화소 멀티뷰 후방카메라와 차로 유지 보조,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등 다양한 첨단 사양을 탑재하여 상품성을 강화했다. 지난 3월 공개 후 사전 계약을 진행한 크레타는 주문건수 1만 대를 넘기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도 출시해 달라”
기아 쏘넷도 출시 예정
셀토스로 인도 시장 대박을 맛본 기아차는 베뉴와 직접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동급 소형 SUV 쏘넷도 곧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공개된 양산형 쏘넷은 콘셉트카의 모습을 충실히 따른 다부진 외관과 풍부한 편의 사양을 갖추고 있어 셀토스에 이은 또 한 번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안방에서도 좀 더 잘해줬으면…”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해외 시장에서 국내 자동차 브랜드가 선전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마루티스즈키와 판매량 격차를 더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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