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전용 브랜드를 출범시켰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프리미엄 전용 브랜드 제네시스를 만든 지 5년 만이다. 브랜드 명칭은 현대차의 첫 친환경 전용 모델이었던 아이오닉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왔다. 전기차 전용 브랜드를 통해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보다 효과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그런데 소비자들 반응이 썩 좋지 않다. “이미 늦었다”라는 분위기다. “남들은 다 양산에 들어갔는데 이제야 브랜드를 만들고 있으니 또 후발주자가 되려는 거냐”라고 비판하는 소비자들이 등장한 것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과 소비자들의 반응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원섭 에디터

현대차 전기차 전용 브랜드
명칭은 아이오닉으로 결정

현대차는 지난 10일 “내년부터 출시될 전기차의 전용 브랜드 명칭을 아이오닉으로 정했다”라고 밝혔다.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가 적용된 순수 전기차 브랜드의 탄생을 알린 것이다. 아이오닉은 전기를 만들어 내는 이온(Ion)과 현대차의 독창성(Unique)을 합쳐서 만들어진 모델명이다.

모델명을 그대로 차용하면서 기존에 아이오닉이 가지고 있던 ‘독창적인 친환경차’라는 헤리티지를 계승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이오닉은 내년 ‘45 EV 콘셉트’ 기반의 준중형 CUV를 시작으로 2022년에는 ‘프로페시 콘셉트’ 기반의 중형 세단, 2024년에는 대형 SUV를 출시하며 입지를 넓힐 예정이다. 기존 아이오닉 모델은 브랜드 라인업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전기차 전용 브랜드는
이미 자동차 시장 트렌드

전기차 전용 브랜드는 이미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다.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와 더불어 성장 속도도 기존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르다. 이를 효율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전기차 전용 브랜드를 출범시킨 제조사들이 상당히 많다. 전기차만 만드는 브랜드를 새로 만들어 새로운 헤리티지를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BMW는 i, 메르세데스-벤츠는 EQ, 폭스바겐은 ID., 볼보는 폴스타, 아우디는 e-트론을 출범시켰다. 모두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기차 전용 브랜드다. 현대차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아이오닉을 출범시키며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의 선두로 발돋움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브랜드로 재탄생한
아이오닉이 추구하는 방향성

아이오닉이 추구하는 방향성은 ‘전동화 경험의 진보’다. 쉽게 말하자면 소비자들에게 더욱 진보된 이동의 자유와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것이다.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가 이를 잘 설명해 준다. 극대화된 실내 공간을 통해 이동 수단을 넘어선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 현대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이오닉에 적용될 디자인 콘셉트는 ‘시간을 초월하는 가치’다. 시간에 국한되지 않는 순수한 디자인을 가지겠다는 포부로 보인다. 램프에 기하학적인 픽셀을 넣는 방식인 ‘파라메트릭 픽셀’을 통해 고유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아이오닉이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서 현대차와는 결을 달리하는 만큼 디자인에서도 많은 변화를 꾀할 예정이다.

제네시스도 원래
브랜드가 아닌 모델명이었다

전기차 브랜드인 아이오닉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와 닮은 점이 많다. 가장 큰 공통점은 두 브랜드 모두 모델명에서 이름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2015년에 프리미엄 브랜드로 탄생한 제네시스는 2008년 출시된 고급 세단 제네시스 BH에서 명칭을 가져왔다. 이후 현재까지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을 거듭하는 중이다.

아이오닉도 같은 과정을 거치고 있다. 아이오닉은 원래 현대차의 첫 친환경 전용 모델로 2016년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가 연이어 출시됐다. 한 모델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를 모두 선보인 경우는 세계 최초이기도 했다. 이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확장되면서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탈바꿈한 것이다.

모델명도 제네시스와
비슷하게 적용된다

아이오닉은 모델명에 있어서도 제네시스와 같은 방식을 택했다. 문자와 숫자가 결합된 알파뉴메릭(alphanumeric) 방식이다. 전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제네시스의 모델명은 약자인 ‘G’와 함께 차급에 따라 다른 숫자를 붙이는 방식을 사용한다. G70, G80, G90으로 이어지는 세단 라인업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이오닉의 모델명도 같은 방식을 사용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차급이 아니라 출시 순서대로 숫자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내년 출시되는 ‘45 EV 콘셉트’의 양산 모델은 아이오닉 5라는 이름으로 출시된다. 2022년에 출시되는 ‘프로페시 콘셉트’의 양산 모델은 아이오닉 6, 2024년에 출시되는 대형 SUV는 아이오닉 7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다.

“이제야 브랜드 출범”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현대차가 야심 차게 내놓은 전기차 전용 브랜드지만 아이오닉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이 영 곱지만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이미 늦은 것 아니냐”라는 것이다. 다른 제조사들은 전기차 시장으로의 효과적인 진출을 위해 이미 전기차 전용 브랜드를 출범시킨 상태다.

2013년에 BMW가 가장 먼저 i를 출범시켰고 2016년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EQ와 폭스바겐의 ID.가 탄생했다. 이어 2017년에 볼보가 폴스타를 출범시켰고 2018년에는 아우디의 e-트론이 탄생했다. 이에 반해 현대차는 이제야 아이오닉을 출범시킨 것이라 크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후발 주자 되려는 거냐”
하반기 수입 전기차 대거 출시

아이오닉 브랜드가 처음 선보이는 신차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것도 비판의 이유가 되고 있다. “결국 또 후발 주자가 된 셈이다”라는 것이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이미 메르세데스-벤츠의 EQ, BMW의 i, 아우디의 e-트론이 국내에 상륙했다. 현대차는 이보다 1년 정도 늦게 신차를 출시하는 셈이다.

결국 아이오닉이 전기차 브랜드로서 이들보다 늦게 출발한다는 뜻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변화는 그 언제보다 빠르다. 이 때문에 몇 달만 늦더라도 시장에 적응하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소비자들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이끌겠다더니 이제야 브랜드 만들고 앉아 있다”라며 현대차를 비판하고 있는 이유다.

전기차 시장은 기존의
시장과 상당히 다를 것

전기차 시장은 기존의 시장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변화의 속도는 물론이고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모든 과정이 다른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제일 먼저 시장 생태계를 조성하고 이를 확장시켜나가는 제조사가 우위를 점할 전망이다. 브랜드로서 아이오닉이 짊어진 무게가 상당한 이유다.

최근 결함으로 인해 형성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반응도 아이오닉이 헤쳐 나가야 할 가시밭길이 될 예정이다. 제조사의 가치는 소비자들과의 신뢰 관계를 돈독히 쌓아나갈 때 높아지고 이는 신생 브랜드인 아이오닉에도 적용되는 사실이다. 현대차가 부디 이 사실을 명심했으면 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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