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3로 흥행에 성공한 르노삼성은 지난 18일 전기차 조에(ZOE)를 출시하며 국내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조에는 2012년 유럽시장에 최초로 공개되어 올해 6월까지 약 21만 대나 판매된 유럽 전기차 베스트셀링카다. 상대적으로 등장한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은 전기차임에도 벌써 3세대로 변화를 거친 만큼 내실이 탄탄한 전기차라는 평가를 받아왔기에 조에의 국내 출시는 많은 소비자들이 주목할만한 소식이었다.

르노삼성 역시 아직은 경쟁자가 그리 많지 않은 국내 전기차 시장에 조에를 출시하여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그런데 막상 신차가 공개되고 난 뒤의 소비자들 반응은 영 신통치 않았다. 대부분 부정적인 의견을 이어갔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르노삼성 전기차 조에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르노가 10년째 만들고 있는
내실 있는 전기차 조에(ZOE)
유럽시장에선 이미 상품성을 인정받은 베스트셀링카 르노 조에가 국내에도 정식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8일 서울 동대문 디지털플라자에서 데뷔한 조에는 약 10년 동안 축적되어온 르노의 전기차 개발 기술이 총 집약된 모델이다.

올해 초 XM3를 출시하며 소형 SUV 시장에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판매량을 비약적으로 늘린 르노삼성 자동차인 만큼 SM6 출시에 이어 조에까지 등장시키며 국내 시장 점유율을 더 높여가겠다는 방침이다.

조에는 소형 전기차로 크기는 현대 I30 해치백보다 조금 작은 수준이다. 길이 4,090mm, 너비 1,730mm, 높이 1,560mm, 휠베이스는 2,590mm로 현대 i30 해치백의 길이 4,340mm, 너비 1,795mm, 높이 1,455mm, 휠베이스 2,650mm와 비교해 보면 어느 정도 크기 체감이 될 것이다.

디자인은 르노 그룹 철학이 그대로 반영되어 전반적으로는 프랑스차 특유의 우아한 감성이 묻어난다. 캡처와 비슷한 느낌을 선사하는 전, 후면부 디자인 덕분에 처음 보는 차량이지만 그렇게 낯설지 않은 익숙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3,995만 원부터
4,395만 원으로 책정됐다
실제 소비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가격은 하위 트림인 젠(ZEN)이 3,995만 원, 중간 트림인 인텐스 에코(INTENS ECO)가 4,245만 원, 상위 트림인 인텐스(INTENS)가 4,395만 원으로 책정되었다.

환경부의 국가 보조금은 736만 원이 지원되며 지자체별로 상이한 추가 보조금을 적용받게 될 시 조에의 최저 실구매 가격은 2천만 원 후반대로 떨어진다. 서울시 기준으로는 젠(ZEN) 트림을 2,809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르노 조에의 유럽 현지 가격이 18,000파운드(약 2,800만 원)에서 27,000파운드(약 4,193만 원) 사이로 판매되는 것을 감안하면 하위 트림 가격은 다소 아쉽고 상위 트림 가격은 수긍할만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다만 경쟁상대들과 비교해 보면 조에의 가격은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이기도 하다. SM3 Z.E가 3천만 원 후반대, 코나 일렉트릭, 쉐보레 볼트가 모두 4천만 원 대 중후반으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 잡겠다”라고 외쳤으나
쉽지 않을 전망이다
르노삼성차는 조에를 출시하며 “올해 하반기 1,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며 유럽에 이어 한국에서도 테슬라 모델 3를 잡겠다”라며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조에의 출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한국에서 타기엔 크기가 너무 작다”, “크기에 비해 비싸다”,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309km 면 너무 짧다”라며 부정적인 반응들을 이어갔다. 소비자들은 르노 조에가 조금 더 저렴하게 출시되어 경제적인 측면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예상했던 것보다 비싸게 나와서 매력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반응들을 보이고 있었다. 초기 반응으로만 본다면 한국 시장에서의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

1회 완충 시 309km 주행 가능
저온 주행 가능 거리는 236km
조에의 성공을 점치기 어려운 첫 번째 이유는 라이벌들 대비 짧은 주행거리다. 주행거리는 전기차를 선택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인데 르노 조에는 1회 충전기 309km를 주행할 수 있다. 탑재된 배터리 용량은 54.5kW다.

르노삼성이 테슬라 모델 3 판매량을 넘어서길 기대한다고 밝혔으나 모델 3의 주행 가능 거리는 352km이며 롱 레인지 모델은 446km를 주행할 수 있어 조에보다 우세하다. 전기차는 겨울철 히터를 틀게 되면 주행 가능 거리가 저하되는데 르노 조에의 저온 주행 가능 거리는 236km로 이 역시 라이벌 모델들 대비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산차인 코나 EV의 주행거리도 406km인데 이조차도 넘어서지 못했으니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밖에 없겠다.

성인 4명이 탑승하기엔
부족한 실내공간
두 번째는 소형차의 한계가 실내공간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점이다. 조에 출시 시승행사에 참석한 기자들의 후기를 살펴보면 모두가 입을 모아 “뒷자리에 성인 남성이 앉기엔 헤드룸과 레그룸이 모두 부족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회 초년생이나 차를 혼자 타는 경우라면 크게 문제 될 게 없지만 어느 정도 전천후성을 갖추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선 온전한 뒷자리를 갖춰야 한다. 패밀리카로 활용하기엔 무리가 있는 실내공간은 큰 약점이 될 수 있다.

가성비가 그렇게 좋지
못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마지막으론 실제 소비자들이 차를 선택할 때 조에는 “가성비가 그리 좋지 못한 차”라는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보조금을 더하면 2천만 원 대 후반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전기차라는 점에서 가격적인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여기에 몇백만 원만 더 주면 코나 일렉트릭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활용성이 더 좋은 코나나 니로 EV를 두고 조에를 선택할 실제 소비자들은 그리 많지 않을 전망이다.

비슷한 2천만 원 대 후반으로 선택할 수 있는 수입 전기차 푸조 e-208도 존재하기 때문에 조에의 가격 경쟁력은 그렇게 뛰어나다고 보기 어렵다.

차를 주로 혼자 타는 소비자들의
도심형 전기차론 제격이다
물론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조에는 전기차에서 느낄 수 있는 호쾌한 가속력과 함께 유럽차 특유의 탄탄한 핸들링 감각을 가지고 있다. 3세대에 걸쳐 발전을 이어온 전기차인만큼 높은 완성도를 가졌으며 뛰어난 주행 기본기는 라이벌들과 비교했을 시 조에가 가지는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따라서 조에는 패밀리카 목적이 아닌 주로 도심 쪽을 운행하며, 차를 혼자 타는 시간이 많은 소비자들에게도심형 전기차로 제격이다. 실구매가 2천만 원 대로 누릴 수 있는 다른 전기차는 푸조 e-208 외엔 마땅한 선택지가 없다는 것 역시 생각해 봐야 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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