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이 점점 저물어가고 친환경차가 떠오르고 있는 요즘, 모든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세대 친환경차로 전기차가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전기차는 시기 상조라는 의견들이 많았으나 최근 급속도로 보편화가 진행되더니 이제는 “인프라만 확충된다면 곧 내연기관이 사라지고 전기차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났다.

그런데 현대차 그룹은 오래전부터 친환경차의 일종인 수소연료전지차를 개발해 왔다. 현대차는 유독 수소차 개발에 집착을 보였는데 그로 인해 탄생한 결과물이 2018년 등장한 넥쏘다. 다른 제조사들이 모두들 전기차 개발에 몰두하는 순간에도 현대차가 수소차 개발에 매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수소연료전지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2020년 현재 글로벌 시장은
전기차 시대로 전환점을 맞이했다
전기차가 시장의 떠오르는 대세라는 건 이제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테슬라가 단기간에 급속도로 성장을 이루며 현재 국내 전기차 시장에 상당 부분 점유율을 확보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코나 EV’나 ‘니로 EV’같은 순수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으며 최근엔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여 “2025년까지 전기차를 100만 대 이상 판매해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달성해 전기차 업계를 선도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는 그간 전기차보다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몰두해왔다
그런데 현대차는 유독 다른 제조사들이 공들여 개발하지 않는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오래전부터 몰두해 왔다. 그로 인해 친환경 수소 자동차 넥쏘가 탄생했으며 정부 역시 보조금을 지급하며 수소차 보급에 힘써왔다. 다음 달 16일부턴 국회 수소 경제 포럼이 주관하는 ‘2020 그린 뉴딜 엑스포’도 개최될 예정이다.

이는 일명 ‘그린 연합군’을 주축으로 수소 모빌리티 경쟁력을 키우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해당 엑스포에선 수소에너지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인데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한 부분이 상당 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꽤 오래전부터 수소연료전지차를 개발해왔다. 1998년부터 수소전기차 사업에 손을 댄 현대차그룹은 2010년, 그간 연구한 연료전지를 중심으로 핵심 부품 모듈화 및 부품 공용화를 진행했고, 이를 발판으로 2013년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체계를 구축했다.

당시 투싼 IX35 FCEV 양산에 성공하면서 덴마크 코펜하겐 시에 관용차로 15대를 수출하기도 했었다. 수소차는 충전소에서 5분간 수소를 충전하면 635km를 달릴 수 있는 좋은 소비 효율을 가졌다. 휘발유로 치자면 리터당 31km를 갈 수 있는 수준이다.

뚜렷한 장점들이 존재함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소비자들
수소의 열량은 동일 중량당 내연기관 연료의 3배 수준이기 때문에 1kg당 100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배기가스가 제로이기 때문에 친환경 자동차라는 이점도 있다. 더 나아가선 달리는 동안 주변 공기를 빨아들여 정화한 후 수소 연료전지에 사용 뒤 다시 배기구로 깨끗한 공기를 내보내게 되므로 공기청정기 역할까지 할 수 있다.

이론만 본다면 전기차 이상으로 좋을 거 같은데 의외로 많은 소비자들은 수소차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하고 있었다. 당장 내달 열리는 ‘2020 그린 뉴딜 엑스포’가 개최된다는 소식에도 소비자들은 대부분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 그 이유가 주목됐다.

소비자들은 대부분 “전기차가 대세로 흘러가는 시장 분위기 속에 혼자서 수소차까지 건드리다간 둘 다 놓치는 게 아니냐”라는 분위기다. 글로벌 친환경차 표준은 이미 전기차로 흘러가는 분위기이며 수소차는 현대차나 일본차 그룹들을 제외한다면 다른 글로벌 제조사들은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인프라 구축 역시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었다. 소비자들은 “수소 수소 한지 벌써 몇 년 째인데 수소 인프라는 충분히 갖춰지지 못했다”라며 “기반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소차 개발에만 몰두하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라는 의견들을 내비치기도 했다.

전국에 36곳 밖에
존재하지 않는
수소차 충전소
실제로 대한민국은 아직 수소차와 관련된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못한 상태다. 현재 국내엔 수소충전소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에 4곳, 인천에 2곳, 경기권엔 7곳, 그 외 지방엔 총 23곳이 존재한다. 2019년부턴 정부의 수소차 지원정책에 힘입어 충전소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게 되었지만 여전히 충전소는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운영되고 있는 기존 충전소들 마저도 고장이 난 경우가 많아 실제 차주들은 더 큰 불편함을 겪고 있는 중이다. 넥쏘 동호회와 수소전기차 차주들이 있는 동호회 반응을 살펴보면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고장이 발생해 소비자 입장에선 불안할 수밖에 없다”라는 불만들을 토로하고 있었다. 실제로 최근엔 오픈한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은 정부세종청사 충전소도 충전소의 압이 차지 않아 수십 대 차량이 오랫동안 대기하는 불편함을 겪기도 했다.

수소차와 관련된 정책은
계속해서 난항을 겪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계속해서 수소차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작년 환경부는 수소차 추경을 800억이나 늘렸으며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면서 수소차에 대한 투자 및 인프라 확충 사업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충전 부지 선정 시 주변 주민들의 반발이 매우 심하며 장비 조달 및 공사에 시간이 걸리는 점 등으로 실제 인프라 확충은 더딘 편이다. 계획대로 실행이 되지 않으니 추경으로 늘려놓은 재산 800억중 70%는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계속해서
수소차 관련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수소차를 지금 구매하는 건 테스터를 자처하는 셈”이라며 제대로 된 수소차 사업을 진행하려면 체계적인 계획을 통한 인프라 확충부터 이뤄 저야 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내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또한 전기차가 대세인 현시점에 수소차 개발에 계속 몰두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도 한 번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다. 일각에선 “글로벌 시장은 이미 전기차 시대로 흐름을 바꿔가고 있는데 대한민국만 아직도 수소차에 매달리고 있어 미래가 걱정된다”라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명확한 장단점이 존재하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그렇다면 다른 제조사들은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수소연료전지차를 현대차는 왜 계속해서 붙잡고 있는 것일까? 수소차는 확실한 장단점이 존재한다. 연료 효율이 우수하고 전기차 대비 빠른 충전이 가능하며 친환경성을 갖추고 있지만 앞서 언급한 인프라 부족과 함께 수소차에 사용되는 연료전지는 가격이 너무 비싸 단가를 낮추기 어렵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또한 수소차와 관련된 기술 개발 역시 글로벌 제조사들 차원에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개발 속도가 매우 느린 편이다.

여기에 안전과 수명 문제 역시 치명적인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수소는 가연성이 높은 고압가스이기 때문에 취급과 안전에 매우 주의해야 하며 관련 설비 역시 이에 맞는 안전성을 갖추기 위해 강도와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정비도 복잡하며 차랑 설계 측면에서도 매우 큰 냉각계통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기차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

사실 현재로썬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가 전기차대비 훨씬 뛰어난 이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한계점으로 지적되는 부분들이 매우 많기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 역시 수소차보단 전기차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프라 확충 역시 전기차보다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테슬라 전기차는 현재 가정집에서도 콘센트만 있으면 충전이 가능할 수준까지 기술이 발전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수소차 개발에 몰두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지원하고 수소차 보급을 늘리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거나 전기차보다 수소차가 매력이 크다는 점을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는 특출난 기술력을 보여주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노여있는 상황이다. 확실한 단점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와 대한민국이 아직도 수소차 개발에 손을 놓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동안 개발에 투자한 비용과 시간이 아까워서만은 아니길 바라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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