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독립한지 올해로 5년째다. 이후 국내 시장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 올해 상반기에 출시한 GV80와 G80 풀체인지가 연이어 성공했다. 국내 소비자들 반응도 괜찮다. “내외부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뤘고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라는 평가가 있다.

그러나 제네시스가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북미에서는 말 그대로 죽을 쑤고 있기 때문이다. 목표로 삼았던 렉서스는 아직 멀게만 느껴진다. 제네시스라는 브랜드 자체를 모르는 소비자들도 꽤 많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북미에서 제네시스가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원섭 에디터

계속되는 판매량 증가
코로나-19 감염병도 막지 못했다

제네시스는 국내 시장에서 그야말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해 7월까지 국내 판매량이 6만 5대로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64.8%나 성장했다. 심지어 코로나-19 감염병이 확산되면서 국산차 시장이 주춤한 사이에 얻은 성적이라 놀랍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국내 판매량은 46만 2,067대로 전년 동기 대비 4%밖에 성장하지 못했다는 사실과 비교해보면 더더욱 그렇다.

올해 상반기에 출시된 G80 풀체인지와 GV80의 성공이 큰 역할을 했다. 올해 7월까지 두 차량의 총 판매량은 6만 6,113대로 전체 판매량의 76.9%를 차지했다. 심지어 GV80 디젤 모델의 출고가 엔진 떨림 문제로 두 달간 중단되었음에도 얻은 결과다. 이를 고려하면 출고가 재개된 하반기에도 저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이제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어느 정도 인정받는 분위기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를 두고 고민하다가 G80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있을 정도다. 경쟁이 상당히 치열한 중형 세단 시장에서 선전하는 모습을 보면 제네시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알 수 있다.

물론 품질 및 결함 논란이 계속되고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좋은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제네시스가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반기에는 GV70가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고 G70 페이스리프트도 출시될 예정이어서 성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제네시스 북미 판매량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제네시스는 북미 시장에서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내 시장과 달라도 너무 다른 상황이다. 올해 7월까지 제네시스의 북미 시장 판매량은 8,797대로 전년 동기 1만 1,593대에 비해 24.1% 감소했다.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결과라고 하지만 판매량이 너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판매량은 16.0%, 기아차의 판매량은 12.0% 감소했음을 고려하면 상당히 큰 수치다. 심지어 프리미엄 브랜드임을 감안해도 같은 기간 렉서스의 판매량이 22.3%, 어큐라의 판매량이 20.1%만 감소한 것을 보아도 큰 수치다. 심지어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코로나-19 감염병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판매량 감소는 코로나-19 감염병의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미 시장에서의 신차 출시가 연기된 것이다. 당초 G80 풀체인지의 북미 시장 사전계약은 3월에 시작되었고 GV80의 사전계약은 5월에 시작되었다. 그러나 두 모델은 아직도 북미 시장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북미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기 위한 프리미엄 SUV인 GV80의 출시가 계속 미뤄지고 있는 것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북미 시장은 픽업트럭을 포함한 SUV 판매 비중이 70%에 달하기 때문에 세단 라인업만 가지고는 쉽게 성공할 수 없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북미 시장에는 G70, G80, G90 등 세단 모델만 판매되고 있으니 판매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5년 차 신인임을 감안해도
성장 속도가 너무나도 더디다

2015년에 프리미엄 브랜드로 현대차에서 독립한 제네시스는 올해 5년 차 신인이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성장 속도가 너무나도 더디다. 렉서스는 북미 시장 진출 이후 3년 동안 10만 대를 꾸준히 판매하면서 성장했다. 그러나 제네시스는 북미 시장 진출 이후 5년이나 됐음에도 꾸준한 판매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렉서스와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상당히 더딘 것이다. 특히 다양한 차종을 보유한 렉서스에 비해 세단에 집중된 라인업이 북미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GV80를 통해 북미 SUV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하고자 했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 감염병으로 미뤄지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말만 독립 브랜드
진정한 독립은 글쎄

제네시스는 현대차로부터 독립한 브랜드이지만 사실상 북미에서의 판매는 현대차 딜러들이 하고 있으며 전시장도 현대차와 공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북미 시장 진출 당시 프리미엄 라인업만 다루는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했다. 그러나 기존 딜러들이 현대차와 제네시스를 함께 판매하겠다고 주장하면서 대립해온 것이다.

이에 현대차는 해결 방안을 모색했으나 마땅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결국 독립 브랜도로서 제네시스의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것도 소비자들에게 효율적으로 알리지 못했다. 이러한 이유로 아직까지 북미 시장에서는 제네시스라는 브랜드 자체를 모르는 소비자들이 있다.

“따라만 가는 브랜드”
정체성이 너무 불분명하다

후발 주자인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제네시스도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를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택했다. 토요타의 렉서스가 대표적이다.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북미 시장에 진출하여 탁월한 성장을 보였기 때문에 이를 빠르게 따라가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너무 따라가려고만 하다 보니 제네시스만의 브랜드 정체성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제네시스가 렉서스처럼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제대로 자리를 잡은 것도 아니다. “제네시스가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 갈 길이 멀다”라는 시각이 존재하는 이유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제네시스만의 정체성을 확고히 다져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

이름만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닌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길

제네시스는 하반기 G70 페이스리프트와 GV70를 연달아 출시하며 반등을 노린다. G80 풀체인지와 GV80의 북미 시장 진출도 조만간 이루어질 예정이다. 5년 동안 디자인 철학을 다져왔고 내외부적으로 많은 발전을 거둔 제네시스라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렉서스의 SUV는 이미 노후했기 때문에 신차인 GV80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있다.

물론 계속해서 발견되는 결함 및 품질 문제는 제네시스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결함이나 품질 문제가 대두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름만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인정하는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되길 바란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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