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만 SUV 차량은 세컨카의 인식이 강했다. 데일리로 활용하기엔 큰 차체와 불편한 승차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SUV는 자동차 트렌드의 대세로서 기존 정통 유틸리티 차량의 단점을 거의 다 보완하며 승용차 못지않은 승차감과 높은 차체에서 비롯되는 실용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레저붐에 힘입어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보급형 모델들을 출시하는 브랜드들뿐만 아니라 럭셔리, 하이엔드 브랜드들 마저 SUV나 크로스오버 모델들을 출시한다. 국내 시장 또한 이러한 SUV 열풍은 식을 기미가 안 보인다. 최근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의 SUV들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콤팩트한 크로스오버 차량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원조격 모델은 따로 있다.

Joseph Park 수습기자

1세대
(NB-7, 1993~2002)

1세대 스포티지는 기아자동차가 자체적으로 독자 개발한 첫 4WD 차량이다. 1991년 도쿄 국제 모터쇼에 개발 중이던 콘셉트 모델을 공개하며 데뷔하였다. 한국에서 자체적으로 독자 개발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개발 의의가 매우 큰 차량으로 손꼽힌다.

세계 최초의 도심형 콤팩트 SUV라는 표현은 아직까지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애초에 1세대 스포티지는 프레임 보디에 4WD, LOW 기어를 갖추었고 전후 오버행까지 험로 주행을 고려해 설계된 오프로드 차량이었다.

또한 ‘승용감각’을 강조했던 광고는 당시 갤로퍼와 코란도의 각진 디자인보다 승용차의 형태에 가까운 디자인과 다른 SUV 차량들보다 포장도로 주행능력을 충분히 갖추었음을 이야기했을 뿐이었다. 또한 도시와 오프로드를 오가는 SUV의 이미지는 지프의 4WD 왜건형 모델이 출시되었을 때부터 꾸준히 있어왔다.

게다가 승용차와 SUV의 크로스오버라는 개념도 AMC의 이 글이 만들었던 개념이고 출시 시기 또한 1979년으로 훨씬 앞선다. 스포티지를 콤팩트 SUV라는 개념으로 살펴보았을 때, 스즈키의 사무라이와 에쿠도 등이 소형 SUV로서 이미 북미시장에 출시 중이었고 사무라이와 에스쿠도의 대체재로서 사랑받은 것뿐이지 ‘최초’라는 타이틀로 많은 인기를 누렸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계 최초로 무릎 에어백이 적용되었고, 차체 대비 충분한 성능을 가지고 있었다. 1993년 다카르 랠리에 출전하며 기본기를 다졌고 트렁크 공간이 늘어난 롱보디 사양과 2도어 모델, 그리고 숏 보디 모델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톱 모델까지 출시하며 국내외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모델이다.

2세대
(JE/KM, 2004~2010)

아직까지도 공도에서 자주 마주치는 2세대 스포티지이다. 2004년 아반떼 XD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신형 모델인 프로젝트 KM이 스포티지의 이름으로 출시되었다. 오프로드까지 고려되었던 1세대 모델과 달리 완전한 도심형 SUV로 태어났다. 이에 기존의 오프로더 팬들이 불만을 표하기도 하였으나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하였다.

2007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오프로드 SUV의 느낌을 강조하던 범퍼/보디의 투톤 컬러가 모노톤으로 바뀌었고 전면 안개등과 그 주변 범퍼 디자인이 단순해졌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롬라인 또한 두 개에서 하나로 줄어들며 보다 매끈한 디자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중국 내수용 모델은 비교적 최근인 2015년까지 생산되며 2011년부터는 호랑이 코 그릴 또한 적용되었다.

3세대
(SL, 2010~2015)

3세대 스포티지는 스포티지R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다. 투싼 ix에도 적용되었던 쏘나타의 플랫폼과 2리터 R 엔진이 적용되었으며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를 거쳤다. 2005년에 공개되었던 KCD-3 KUE 콘셉트 모델과 KND-4 콘셉트 모델의 디자인을 대부분 계승하여 날렵한 외모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모델이다.

2013년 ‘더 뉴 스포티지 R’이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되었으며 외관 디자인이 업데이트되었다. 범퍼, 라디에이터 그릴, 휠, 테일램프 디자인이 바뀌었으며 LED 라이트가 적용되었다. 그 외에도 NVH 성능 향상 및 편의 사양 개선이 이루어졌다.

4세대
(QL, 2015~현재)

출시 후 디자인으로 가장 격렬한 진통을 겪은 모델이다. 하지만 생각 외로 출시 후 10월 한 달간 7586대가 팔리며 전체 판매량 5위는 물론 기아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하였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58.2%, 전월 대비 106.9% 증가한 수치로서 올 뉴 투싼이 주춤하는 틈을 타 고객들이 몰리며 선전한 것으로 업계는 판단한다.

2018년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되며 상품성이 향상되었다. 기존 헤드라이트 조사각과 방향지시등 높이에 대한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었으나 디자인 변화는 미미하였으며 그래픽 수정만 이루어졌다. K3에 적용되었던 엑스 크로스 스타일의 FULL LED 헤드 램프가 적용되었고, 범퍼를 비롯한 안개등 부분의 에어벤트 형상이 가로로 더욱 길어지는 등 소소한 디테일 업을 통해 상품성을 개선하였다.

중국 시장에서는 3세대까지 스포티지의 이름을 사용하였으나 4세대부터 KX3, KX7과 함께 KX5로 출시되고 있다.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 공개되며 중국형 스포티지는 국내와 달리 대대적인 디자인 변화를 거치게 되었는데 기존 디자인보다 세련된 형태로 국내 팬들의 아쉬움을 사기도 하였다.

5세대
(NQ5, 2021년 예정)

현재 개발이 한창인 5세대 스포티지는 2021년 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래급인 셀토스가 2세대 스포티지와 비슷한 크기로 출시된 터라 5세대 스포티지는 그 크기를 더욱 키울 전망이다. 또한 투싼 4세대처럼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롱보디 버전 출시 루머가 잠시 있었으나 기아자동차 측에서 롱보디 버전은 중국에만 출시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가뜩이나 커진 차체로 인해 포지션이 점점 애매해지고 있는 상황에 윗급인 싼타페와 쏘렌토 크기까지 침범하게 되는 악수를 두지 않겠다는 기아차의 판단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기아자동차의 K5와 쏘렌토 그리고 카니발의 디자인을 통해 스포티지 디자인 또한 그 방향성을 살짝이나마 예측해볼 수 있다. 기아차의 최신 모델들이 그러하듯 기존 호랑이 코 그릴의 확장과 전체적으로 각진 디자인이 공통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하지만 그릴 부분을 제외한다면 획일적인 패밀리룩 대신 스포티지만의 개성 또한 강조되는 방향으로 디자인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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