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자동차가 유행을 맞이하면서 이제는 내연기관 자동차가 점점 사라지는 추세다. 한국도 친환경 대열에 합류하여 서울시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의 신규 등록을 금지하고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들은 서울 사대문 안 녹색교통지역 안에서의 운행이 금지된다.

본격적으로 매연을 내뿜지 않는 전기차 시대가 열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전기차를 구매하는 건 일반 소비자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렸으나 요즘은 소비자들이 앞다투어 전기차를 구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전기차를 타는 많은 차주들은 “아직까진 전기차를 구매하지 않길 바란다”라며 구매를 말리고 있는 실정인데 왜 그런 것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전기자동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올해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는 약 20만 대가 판매됐다
올해 1분기는 내연기관 자동차가 아닌 전기차를 생산하는 브랜드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2020년 1분기 글로벌 시장 전기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급부상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 브랜드 테슬라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며 8만 8,400대를 판매해 1위를 차지했고, 소형 전기차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르노 닛산 그룹이 3만 9,000대를 판매해 뒤를 이었다.

3위는 수많은 자동차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폭스바겐 그룹이 3만 3,800대를 판매하며 발을 얹었다. 폭스바겐 다음으로 뒤를 이은 브랜드는 다름 아닌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 그룹은 올해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를 2만 4,000대 판매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8년부터 한국 시장
전기차 판매량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글로벌 시장뿐만 아니라 한국 시장의 전기차 판매량도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불과 5년 전인 2015년 연간 5천 대가량 판매되던 전기차는 2017년 판매량이 두 배 이상 급증하더니 2018년과 2019년엔 약 3만 대에 달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2016년까지 전기차는 개인구매 고객들이 거의 없었으며 주로 관공서나 정부 산하 지자체에만 공급이 되고 있었기 때문에 판매량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17년부터 판매를 시작한 코나 EV와 2018년 니로 EV가 추가되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의 개인구매 고객들은 급속도로 늘어났다. 거기에 작년엔 테슬라 모델 3가 한국 시장에서 대 히트를 기록하며 전기차 판매량 급상승의 주역이 되기도 했다.

올해도 국내 전기차 시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테슬라의 약진은 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 국내에 판매된 전기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테슬라 모델 3가 6,839대로 42%를 차지했으며 그 뒤를 이은 현대 코나 일렉트릭이 4,078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25%를, 현대 포터 일렉트릭이 3,530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21%를, 기아 니로 EV가 1,942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12%를 기록했다.

상용차인 포터 일렉트릭을 제외하면 테슬라 모델 3 나 코나 일렉트릭, 니로 EV 모두 좋은 환경에선 1회 충전으로 4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을 정도의 스펙을 가지고 있다. 이는 기존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짧은 주행거리 문제를 해결한 것이기에 소비자들 입장에선 매력적이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아직 충전 인프라 부족해 불편하다”
전기차는 시기 상조라는 소비자들
하지만 실제로 전기차를 운용하고 있는 차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기차를 적극적으로 권하기보단 “아직까지는 불편한 점이 많으니 심사숙고하여 결정하길 바란다”라는 의견을 표출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코나 EV와 니로 EV, 테슬라 모델 3 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실제 차주들의 의견을 취합해 보니 “주행거리가 예전보다 늘어난 점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충전은 불편하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직장이나 집에 안정적인 충전 시설이 갖춰져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외부의 빈 전기 충전소를 매번 찾아다니는 번거로운 일을 겪어야 하는데 이것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라는 의견들이 많았다. 전기차 동호회 회원들은 이를 두고 ‘유목민 생활’이라고 표현했다.

충전 대기만 한 시간
유목민 생활을 해야 하는 현실
이는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이야기다. 아무리 주행거리가 늘어난 전기차라 할지어도 충전은 일상에서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인데 언제 어디서나 주유소를 찾아가면 연료를 보충할 수 있는 내연기관 자동차들과는 다르게 전기차는 정해진 충전소에서 충전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며 충전소에 다른 차량들이 대기하고 있다면 짧게는 몇십 분부터 길게는 몇 시간을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충전을 하는데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집이나 직장에 안정적으로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실제로 사용하기엔 아직 불편하다는 입장들이 많았다.

7월 1일부터 1.5배로 늘어난
전기 충전 요금도 지적됐다
전기차 충전요금도 지적되고 있었다. 환경부가 설치 및 운영 중인 전기차 급속충전기 요금은 지난 7월 6일부터 1kWh 당 173.8원이던 요금을 255.7원/kWh로 인상했다. 해당 요금은 2021년 6월 30일까지 적용되며 원래 요금에서 약 50%나 인상된 것이다.

충전 요금이 갑자기 50%나 오른 이유에 대해 환경부는 “그간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한국전력공사에서 운영해오던 ‘전기차 충전요금 특례 할인’이 7월 1일부터 단계적으로 축소됨에 따라 불가피하게 요금을 변경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공용 전기 충전 요금이 인상됨에 따라 민간사업자가 운영하는 전기차 충전기 요금도 일제히 인상될 전망이다. 여기에 앞으로는 충전 요금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지금 전기차를 구매하는 건 시기 상조라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다.

“조용하고 경제적이고 너무 좋다”
전기차 구매를 적극 추천하는 소비자들
하지만 모든 차주들이 전기차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 것은 아니다. 많은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구매한 뒤 상당한 만족도를 느끼고 있어 앞으로도 전기차를 계속해서 구매할 생각이 있다는 의견들을 내비쳤다.

일부 소비자는 “연비 때문에 디젤 차를 타다가 전기차로 넘어왔는데 정숙한 것이 너무 마음에 든다”라며 “경제적이기도 하며 친환경차라는 점도 더해져 다음에도 전기차를 구매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많은 차주들은 메인으로 타는 내연기관 자동차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세컨드카로 시내 단거리 위주로 타기엔 전기차가 정말 편리하고 좋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충전과 주행거리에 대한 부담이 존재하는 전기차이기 때문에 장거리 주행보단 중, 단거리 시내 위주의 주행이 더 어울리고 용도에 적합하다는 의견들이었다. 충전 요금이 인상되었지만 아직까진 그래도 하이브리드나 내연기관 자동차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충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시내 주행에선 전기차의 매력도가 크게 상승한다.

전기차 차주들은 입을 모아
인프라 확대를 외치고 있었다
전기차가 아직 시기 상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전기차를 잘 활용하고 있어 적극 추천한다는 사람들 모두 공통적으로 충전시설 인프라 확대를 외치고 있었다.

아직은 주유소 대비 현저히 적은 개체 수를 가진 전기차 충전소이기 때문에 특히 지방에 거주하면서 거주하는 아파트, 주택이나 회사에 전기차 충전소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아직까지는 현실적으로 전기차를 탈 때 편리함보단 불편함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이야기였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앞다투어 전기차를 출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차 구매 시 지자체별로 상이한 보조금을 지원하며 제주시엔 정부가 구매 보조금 추가 지원과 함께 충전기를 무상 보급하는 등의 정책을 펼쳐온 것이다.

이에 국산차와 수입차 업계 모두 전기차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2천만 원 대로 구매할 수 있는 전기 차인 푸조 e208은 출시와 동시에 초도 물량 150대 완판을 기록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으며 르노삼성 역시 유럽 베스트셀링 전기 차인 조에를 출시했다.

대중적인 전기차뿐만 아니라 스포츠카를 생산하는 포르쉐도 고성능 전기차인 타이칸을 국내에 선보였다. 올해 하반기 정식 출시가 예고되어 있는 타이칸은 포르쉐가 매만져 역동적인 운동성능을 자랑하는 고성능 전기차로 이 차의 출시는 본격적인 전기차 경쟁시대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전기차 시장이 더 커질 것은 분명하나 그에 걸맞는 인프라 확충이 이뤄지기 전까진 신중하게 지켜보는 게 좋을 전망이다. 차를 많이 타야 하는 사람이라면 아직은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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