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압도적인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자동차는 다름 아닌 현대 그랜저다. 기본 사양으로 출고하더라도 세금을 포함하면 3,500만 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자동차가 가장 많이 판매되는 자동차라니 현실과의 괴리감이 생길 수도 있겠다.

그도 그럴 것이 그랜저는 분명 일반적인 중산층에게는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고급차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랜저의 주 소비층은 4~50대에 포진되어 있으며, 일반적인 30대 직장인 기준으론 분명 쌓아놓은 재산이 여유롭지 않은 이상 무턱대고 그랜저를 구매하기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매번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는 자동차.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 그랜저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올해 상반기에만
7만 7,405대를 판매했다
현대 그랜저의 돌풍은 무서울 정도다. 올해 상반기 국산 승용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지난해 11월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현대 더 뉴 그랜저가 7만 7,405대를 판매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은 기아 K5는 4만 4,111대를 기록했으며 기아 쏘렌토는 3만 2,475대를 판매하여 3위를 기록했다.

쏘나타를 누르고 2위를 기록한 K5와 싼타페를 누르고 3위에 등극한 쏘렌토도 대단하지만 K5와 쏘렌토를 합친 수준의 판매량을 보인 그랜저는 그야말로 대단한 수준이다.

“성공한 사람이 타는 자동차”
그랜저에 성공을 강조해온 현대차
현대자동차는 작년 더 뉴 그랜저를 출시하며 ‘성공한 사람들이 타는 자동차’ 마케팅을 지속해 왔다. 현대자동차와 분리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출범한 뒤론 그랜저의 고급스러움이 예전보단 덜 강조가 되고 있었으나 이제는 엄연한 현대자동차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이 되었기에 현대차는 그랜저를 더 고급화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그랜저는 기존 IG에서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한층 더 길어졌고, 내장재를 고급스럽게 다듬어 상품성을 강화했다. 마케팅 역시 성공과 관련된 쪽으로 연관을 지었다. 새로운 디자인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매우 심하게 갈렸으나 그랜저는 성공적인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적어도 현대차 입장에선 “판매에 성공한 자동차” 꼬리표를 붙일 수 있게 되었다.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마케팅은 예전부터 계속되어오던 꾸준한 시도였다. 과거 그랜저 TG 시절엔 “잘 지내냐는 친구의 말에 그랜저로 대답했습니다”라는 광고를 하여 그랜저를 타고 있으면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 노력했으며, 실제로도 그랜저는 대한민국의 중산층에겐 어느 정도 성공의 상징으로 통하고 있었다.

또한 그랜저의 주 소비층은 4~50대에 포진되어 있으며 나이대가 지긋한 중장년층이 즐겨타는 자동차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젊은층이 그랜저를 타고 있으면 어느 정도 성공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도 충분했다. 현실적으로 결혼을 한 30대 가장이라면 재산이 넉넉지 않은 이상 그랜저를 구매하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엔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그랜저 소비층이
30, 40대로 이동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은 상대적으로 그랜저의 소비층이 점점 더 젊어지고 있는 추세다. 2019년 11월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한 더 뉴 그랜저의 사전계약 비율을 살펴보면 기존 그랜저는 50대가 주 수요층이었으나 신형 그랜저는 40대로 평균 소비층이 낮아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더 뉴 그랜저는 사전계약 기간 동안 3만 2,179대가 판매되었으며 이중 40대가 31%로 가장 높았고 50대가 29%로 뒤를 이었다. 여기에 30대도 21%를 차지했다. 60대는 15%를 차지해 이전 모델보다 30, 40대 고객은 늘었으며 50, 60대 고객은 줄은 것으로 알려져 그랜저 소비층은 점점 더 젊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30대가 타도 어색하지 않은
그랜저가 되었다
그랜저 소비층이 점점 젊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그랜저는 세대를 거칠수록 점점 더 젊어지고 있다는 것이 주원인으로 손꼽혔다. 고급차를 원하던 5~60대 수요층은 제네시스로 넘어가고 보다 젊은 층의 신규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각에선 “요즘 쏘나타 중간등급 살 돈으로 조금만 더 보태면 그랜저를 살 수 있으니 쏘나타를 사려다 그랜저를 사는 젊은 층의 비율도 높아졌다”라며 젊은 층이 그랜저를 사게 되는 또 다른 이유를 제시했다. 실제로 쏘나타와 그랜저 동호회 분위기를 살펴보면 쏘나타를 사려다 그랜저를 샀다는 후기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민차 타이틀을
그랜저가 가져가야 한다”라는
주장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일각에선 “이제 쏘나타가 아닌 국민차 타이틀은 그랜저가 가져가야 한다”라며 국산차 중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그랜저의 위상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올 법 한 것이 오랫동안 국민차로 불리며 사랑받던 쏘나타는 현재 라이벌 세단인 기아 K5에게도 판매량으로 밀려 이렇다 할 성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쏘나타를 사려다 한 등급 높은 그랜저를 구매하려는 고객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국민차 타이틀을 쏘나타가 그랜저에게 넘겨줄 때가 되었다는 주장에 더 무게가 실리게 된다.

쏘나타 중간 등급을 사려다
그랜저가 고민될 수밖에 없는 구조
그랜저가 국민차로 변화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쏘나타의 매력도가 떨어졌으며 그랜저와의 가격 갭 차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020년 현재 현대 쏘나타를 구매하려면 가장 기본 사양인 2.0 가솔린 스마트를 구매하더라도 실구매가격 기준 2,500만 원을 넘게 줘야 하며 중간 등급인 프리미엄 패밀리를 선택하면 2,876만 원, 여기에 옵션을 조금 추가하다 보면 3천만 원을 쉽게 넘길 수 있다.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은 3,298만 원이며 바로 아래 등급인 프리미엄 밀레니얼은 3,053만 원이다. 이제는 쏘나타도 어느 정도 옵션을 추가하다 보면 3천만 원 초반대를 지불해야 하는 수준이 되어버린 것이다.

쏘나타 중간 등급에
2~300만 원을 보태면
그랜저를 살 수 있다
그랜저 가격을 살펴보면 가장 많이 판매되는 2.5 가솔린 기본 사양인 프리미엄을 3,294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세금을 포함한 실구매 가격은 3,500만 원 수준으로 이 정도면 쏘나타의 중간등급에 옵션을 조금 추가한 수준의 가격에 2~300만 원을 보태면 살 수 있는 수준이다.

무리해서 보태는 것이 아닌 조금만 더 보태면 쏘나타가 아닌 그랜저를 살 수 있으니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그랜저로 시선이 향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가장 많이 판매된 그랜저의 트림이 2.5 가솔린이라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2020년 상반기 그랜저 판매량을 분석해 보면 판매된 7만 7,405대 차량 중 41%에 해당하는 3만 1,644대가 2.5 가솔린이었으며 상위 엔진인 3.3 가솔린은 7,302대에 불과했고 하이브리드가 1만 2,848대로 2.5 가솔린의 뒤를 이었다.

이 정도면 그랜저를 구매하는 고객의 절반에 가까운 소비자들은 2.5 가솔린을 선택한다는 이야기다. 3천만 원 중반대로 구매 가능한 2.5 가솔린 기본 사양은 어느 소비자에게나 매력적인 가격이 아닐 수 없겠다.

3,294만 원짜리
그랜저 2.5 가솔린 프리미엄은
가성비가 훌륭하다
그랜저의 가성비를 제대로 누릴 수 있는 2.5 가솔린 프리미엄 사양은 트림 가격 3,294만 원, 세금을 포함한 실구매가격은 3,529만 원 수준임을 확인해 보았다. 앞 좌석 통풍시트와 스마트 전동식 트렁크, 스마트폰 무선 충전, 운전석 공조 연동 자동제어가 추가되는 프리미엄 초이스를 선택한다면 차량 가액이 3,368만 원으로 올라간다.

옵션을 조금 추가하다 보면 그랜저는 3,000만 원대 후반으로 올라가 버리기 때문에 쏘나타와의 가격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지게 된다. 따라서 쏘나타를 사려다 그랜저를 구매하는 고객이라면 3,000만 원 중반대에서 그랜저를 구매하는 것이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쏘나타와 유지비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랜저 하위등급과 쏘나타 중간등급을 구매할 시 지불해야 할 유지비는 배기량 차이에서 오는 연간 자동차세와 보험료, 매월 들어가는 기름값 외에는 크게 차이가 날 것이 없다. 배기량이 1,999cc인 쏘나타 2.0 가솔린은 연간 51만 9,740원의 자동차세를 지불해야 하며, 배기량이 2,497cc인 그랜저 2.5 가솔린은 연간 64만 9,220원의 자동차세를 지불해야 한다.

보험료는 연령대나 운전자의 운전 경력에 따라 천차만별로 변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사고이력이 없는 30대 운전자라면 두 차량 모두 자차를 포함해도 100만 원 내로 보험료를 해결할 수 있다. 그 외 지불하게 되는 유류비는 아무래도 쏘나타보다 그랜저가 조금 더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주행거리가 많은 소비자라면 매월 10만 원 정도 유류비에서 차이를 보일 수도 있겠다.

이외엔 보증기간 내엔 특별히 들어갈만한 큰 유지비가 없기 때문에 사실 쏘나타 중간등급을 사는 것과 그랜저 하위등급을 구매하는 경우 세금과 매월 들어가는 유류비를 제외하면 크게 차이가 날만한 부분이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차를 할부로 구매한다면 월 납입금이 추가되어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일시불로 구매한다면 쏘나타 중간등급을 구매할 소비자에게 그랜저 기본 사양은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쏘나타를 사려다 그랜저를 샀다”라는 말이 점점 더 현실에 와닿게 된다는 이야기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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