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향한 시선이 뜨겁다. 출범한지 5년이 된 이제는 어느 정도 브랜드 정체성이 잡힌 듯하고 국내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브랜드 최초의 SUV인 GV80로 좋은 성적을 거둘 전망이다.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의 SUV가 노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기에는 아직 멀었다는 반응이 많다. 사실상 말로만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것이다. 제네시스가 벤치마킹한 렉서스와 벤츠를 따라잡으려면 꼭 필요한 것들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제네시스가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원섭 에디터

모델명에서 브랜드로
제네시스가 걸어온 길

현대차는 2003년 제네시스 BH의 개발을 시작하면서부터 제네시스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출범시킬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토요타의 렉서스, GM의 캐딜락, 닛산의 인피니티 등이 그들이 벤치마킹한 대상이었다. 2008년에 출시된 제네시스 BH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내면서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출범 계획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2015년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독립시키는 데 성공한다. 이후 G70, G80, G90으로 이어지는 세단 라인업을 구축했다. 올해 초에는 브랜드 최초의 SUV인 GV80를 출시하기도 했다. 국내 시장에서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고급화 전략은 꽤나 좋은 성과를 보여줬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점차 좋아지면서 나름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았다.

실적도 반응도 미미
말로만 프리미엄 브랜드?

나름의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아직은 멀었다”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제네시스가 해외 시장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기 때문이다. 5년이라는 시간이 짧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현대차가 선택한 ‘패스트 팔로워’ 전략에 맞추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한 발 더 빠르게 움직여야만 했다. 그러나 성장 속도가 너무 더딘 상황이기에 전망이 좋지만은 않은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반응은 좋았지만 크고 작은 결함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말로만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나름의 성과도 얻었고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이러한 평가가 나온다는 것은 제네시스로서는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다. 잘하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이러한 반응이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1. 전시장 독립 없이
현대차와 공유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에게 이미지는 정말로 중요한 요소다. 사실상 프리미엄 브랜드가 가진 가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프리미엄’이라는 단어가 붙은 만큼 고급스러움을 강조해야 하고 일반 브랜드와는 다르다는 점을 충분히 강조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일반 브랜드에서 가격만 비싼 차를 내놓은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네시스를 보면 출범한지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현대차와 전시장을 공유한다. 제네시스만 취급하는 전용 전시장은 전국에 단 두 곳뿐이다. 소비자들은 제네시스를 보러 현대차 전시장에 가야 하며 그곳에서 싼타페와 나란히 서 있는 GV80와 쏘나타 옆에 서 있는 G80를 보게 된다. 소비자들이 제네시스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보기 힘든 이유다.

2. 독립된 생산 설비도 없다
품질도 현대차와 같을 수밖에

전시장이 브랜드 이미지에 직접적인 부분을 차지한다면 생산 설비는 간접적인 부분을 차지한다. 자동차가 생산되는 곳은 공장이고 그곳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 설비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구매할 제품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따라서 다른 평가를 하게 된다. 많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독립적인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는 이유다.

제네시스가 생산되는 곳은 현대차 공장이다. 현대차 산하 독립 브랜드이니 같은 공장을 공유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지만 생산 설비마저도 공유한다는 것은 문제가 된다. 쏘나타를 만드는 생산 설비를 통해 G80를 만들고, 싼타페를 만드는 생산 설비가 GV80을 만드니 소비자들은 “품질도 일반 현대차와 똑같을 것이다”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3. 독립된 서비스 센터가 세 곳?
현대차와 서비스 센터마저 공유하는 셈

프리미엄 브랜드라면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을 위한 서비스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높은 금액을 주고 구매한 상품이기 때문에 서비스도 제값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는 소모품이기 때문에 서비스가 더욱 중요해진다, 차별화되고 높은 수준의 서비스는 ‘프리미엄’이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는 것에 좋은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제네시스가 가진 전용 서비스 센터는 단 세 개로 서울시에 두 개, 고양시에 한 개가 있다. 이마저도 수요가 몰려 대기 기간이 길어져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제네시스 차주들은 문제가 생기면 현대차 서비스 센터에 방문해야 한다. 비싼 금액으로 차를 샀는데 일반 현대차와 같은 대접을 받고 있으니 당황스러울 따름이다.

(사진=보배드림)

4. 프리미엄이란 말이 무색하게
이곳저곳에서 결함이 터져 나온다

프리미엄 브랜드에게 품질이란 목숨과도 같은 존재다. ‘고급차’라는 명칭을 가지기 위해서는 꾸준히 좋은 품질을 보여줘야만 한다. 고급스러움이란 차의 성능과 소재에서도 드러나지만 품질에서 가장 많이 드러나는 법이다. 제네시스가 내놓는 신차들에서 조립 불량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이유다.

조립 불량뿐만 아니라 결함도 큰 문제다. G80는 출고 일주일 만에 차량의 모든 시스템이 먹통이 되기도 하고 스티어링 휠이 잠기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GV80는 ISG 소프트웨어의 오류로 전진 기어를 작동시켰음에도 차량이 후진해 버리는 현상이 발견되었다. 심지어 GV80 디젤 모델은 심각한 엔진 떨림 현상이 발생하면서 출고가 중단되기도 했다.

5. 모델 라인업이 너무 적다
제네시스만의 정체성도 오리무중

5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너무 적은 라인업도 아쉽다. 제네시스의 경쟁 상대인 렉서스와 벤츠는 세단부터 SUV까지 고루 갖추고 있다. 그러나 제네시스는 세단 라인업만 보유한 상태이고 SUV 라인업은 몇 년 후에야 완성될 예정이다. 헤일로 모델의 부재도 아쉽다. 고성능 스포츠 쿠페에 대한 요구가 끊이지 않지만 제네시스에게는 먼 훗날의 이야기인 듯하다.

제네시스만의 정체성도 아직 오리무중이다. 출범 초기에 시행했던 벤치마킹 전략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말 그대로 ‘따라만 하는 브랜드’가 되어버린 것이다. “제네시스만의 확고한 정체성이 무엇이냐”라고 질문한다면 대답할 수 있는 소비자가 많지 않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짝퉁 렉서스’와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벌써 출범한지 5년이 흘렀다
나름의 노하우를 보여줘야 할 것

제네시스가 출범한지 5년이 흘렀다. 올해가 지나간다면 6년 차를 맞이하게 된다. 이제 신인 딱지는 뗄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제네시스가 지금까지 쌓아온 나름의 노하우를 발휘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제네시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는 만큼 귀를 열어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도 있겠다.

프리미엄 브랜드라면 앞서 말한 모든 것을 갖춰야 한다. 제네시스가 아직 갈 길이 먼 이유다. 5년 동안 보여준 것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줘야만 제대로 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제네시스가 앞서 말한 모든 것을 빠르고 정확하게 갖춰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기를 바란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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