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는 안전의 대명사다. 그만큼 안전에 민감한 제조사로 안전과 관련된 여러 가지 기술들을 개발하기도 했다. 사고가 날 때마다 튼튼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볼보의 광고는 사고 장면이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최근에는 디자인에도 노력을 기울이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출고에 최소 6개월, 최대 1년 이상이 걸릴 정도다.

그러나 최근 제보 하나가 들어왔다. 제보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일명 ‘문자 알림 폭탄’으로 인해 운전 중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일전에 수입차 브랜드 사이에서 논란이 되었던 긴급재난문자 알림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볼보의 ‘문자 알림 폭탄’ 논란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원섭 에디터

(사진=오토포스트 독자 제공 | 무단 복제 및 사용 금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긴급재난문자가 원인이다

수입차의 ‘문자 알림 폭탄’ 논란은 올해 초부터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올해 초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긴급재난문자가 많아지기 시작한 것이 이유다. 문자는 스마트폰과 연결되어 수신되는 것이 아니라 차량에 장착된 DMB TPEG 신호를 통해 수신된다. 즉, 스마트폰과 관련 없이 차량이 직접 수신하는 문자인 것이다.

여기서 발생한 문제점은 위치 기반 서비스를 통해 선별적으로 문자를 수신하는 스마트폰과 달리 차량은 전국에서 발생하는 문자를 수신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 번에 수십 개의 문자가 수신되거나 같은 문자가 반복적으로 수신되는 등의 오류가 발생했다. 이에 차주들은 “이미 완치된 확진자 관련 문자가 왜 지금에서야 수신되는 거냐”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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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에는 알 수 없는
문자들이 수신되기도 했다

특히 볼보는 긴급재난문자 이외에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자가 반복적으로 수신되면서 논란을 야기했다. 의미를 파악할 수 없는 ‘und’라는 문자가 대표적이다. 또한, 문자가 갑자기 한자로 수신되는 등의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 번에 수십 개의 문자가 반복적으로 수신되는데 이마저도 의미를 알 수 없으니 차주들은 답답할 뿐이다.

한 차주는 “긴급재난문자는 재난과 관련되어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니 이해하겠다만 의미도 없는 ‘und’와 한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관련 문제의 제보자는 “30분 정도 운행하는 동안 19개의 재난 문자를 수신했다”라며 “8월 15일 집회 참석자들에 대한 검사 요구 문자가 9월 10일에 왔다”라고 답답함을 표했다.

문자를 지우지 않으면
차량의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해당 문제에 대해서 “문자를 무시하면 되지 않냐”라는 질문이 수도 없이 많았다. 이런 질문에 대해 제보자는 “문자를 무시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라고 답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문자를 지우지 않으면 계기판 정보와 음악 재생 등 일부 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결국 문자가 올 때마다 센터 디스플레이로 손을 옮겨 문자를 삭제해야 하기 때문에 운전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특히 제보자는 “운전 중 시스템을 가리는 문자를 지우다가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라며 관련 문제의 위험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BMW와 벤츠가 내놓은 대책
볼보는 “문제없다”로 일관

‘문자 알림 폭탄’에 대한 차주들의 불만이 나오자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센터 디스플레이 메뉴에서 긴급재난문자의 수신을 거부할 수 있게끔 하였다. BMW도 ‘BIMMER CODE’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차주들이 긴급재난문자를 차단할 수 있게 하였다.

그러나 볼보는 “문제가 없다”라는 말로 일관했다. 차주들의 문의에도 “TV 모듈을 장착한 모든 차량은 의무적으로 재난문자를 받아야 하고 끄는 방법은 없다”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몇몇 차주들이 “너무 위험하다”라고 크게 항의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문제가 없다”라는 입장이었다.

3월부터 있었던 해결 요청
8월이 돼서야 답변한 볼보

제보자에 따르면 ‘문자 알림 폭탄’에 대한 차주들의 해결 요청은 지난 3월부터 지속됐다고 한다. 해결 요청에 응하지 않던 볼보는 논란이 커지면서 8월에 관련 기사까지 등장하자 “책임감 있는 자세로 고객의 소리를 듣겠다”라고 입장을 바꿨다.

소비자들의 요구가 지속되고 관련 기사가 나오면서 문제가 되자 뒤늦게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부 차주들은 “이미 늦었다”라는 반응이었다. 논란이 되고 나서야 움직인 셈이니 이런 반응이 나올 만도 하다. 무려 6개월 만에 들려온 답변에 “이제라도 움직이니 다행이다”라고 말하는 차주들도 있었다.

“지금까지는 뭐 한 거냐”
내년 4월까지 진행될 업데이트

“지금까지 도대체 뭐 한 거냐”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차주들도 있었다. 볼보가 “올해 10월에 1차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내년 4월에 2차 업데이트를 진행하여 문제를 해결하겠다”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차주들의 원성에 답하기까지 6개월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는데 업데이트를 준비해놓지도 않았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올해 10월에 진행될 1차 업데이트는 ‘동일 문자 반복 수신 거부’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다. 내년 4월에 진행되는 2차 업데이트는 ‘긴급재난문자 거부’와 ‘한자, 영문 등 문자 표기 수정’에 관련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진행될 예정이다. 문제 해결에 나선 것도 오래 걸렸을뿐더러 완전히 해결하는 데 수개월이 소요될 예정이라고 하니 차주들은 답답할 수밖에 없다.

안 움직이는 것보다는 낫지만
뒤늦게 움직이는 건 분명한 문제

물론 “안 움직이는 것보다는 낫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일부 제조사들은 문제가 발생하고 논란이 되더라도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뒤늦게 움직이는 것은 분명한 문제다”라고 지적하는 차주들이 대부분이다. 제보자는 “꼭 논란이 되고 공론화가 되어야지만 움직이는 제조사의 무책임한 태도에 화가 난다”라고 말했다.

제조사가 차주들의 요청에는 응하지 않다가 논란이 되자 움직이니 차주들은 “돈 아끼려고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볼보의 답변이 공식 홈페이지가 아니라 온라인 동호회 등의 공지 사항을 통해 전달되면서 많은 차주들의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제조사의 미래를 결정한다

제조사가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지속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줘야 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다만, 한 번 신뢰를 얻으면 판매량이 급증하고 이는 곧 수익으로 이어진다. 많은 제조사들이 오랜 시간 동안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다.

그러나 쌓인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정말 쉽다. 사소한 것 하나로 많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제조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이유다. 이번 일로 많은 소비자들이 볼보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했다. 볼보의 판매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지만 볼보의 이미지에는 확실히 타격인 된 것으로 보인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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