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북미에서 또다시 리콜을 실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리콜의 이유는 이번에도 화재 가능성이고 대상은 총 19만 대 정도다. 북미에서는 이미 ‘불차’로 통하고 있다고 하니 재작년 국내에서의 BMW 화재 사태처럼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당시 전국의 주차장과 주유소에서 거부 사태가 있었을 정도니 말이다.

그런데 현대차 관계자가 이번에는 국내에서도 동일하게 리콜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혀 소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물론 놀랄 일이 아니고 당연한 일이지만 현대차가 그동안 보여왔던 행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어떠한 이유가 있을지 찾아보던 중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차의 북미 리콜 소식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원섭 에디터

ABS 모듈 내부에서 샌 브레이크 액
전기 단락을 일으켜 화재 가능성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가 투싼과 스팅어 총 19만 대를 리콜한다고 밝혔다. 두 대 모두 화재 가능성이 발견되었다. 그중 투싼은 총 18만 대로 2018년~2021년형 모델이다. ABS 모듈 내부에서 새어 나온 브레이크 액이 유압 컨트롤 유닛 내부로 유입되어 전기 단락을 일으키는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번 투싼의 ABS 모듈 결함과 관련하여 이미 12건의 화재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리콜 조치와 함께 “ABS 경고등이 점등되면 차량을 운행하지 말고 배터리 전극을 분리해 놓아라”라고 권고했다. 이와 더불어 “문제가 될 수 있는 차량들은 야외에 주차해 달라”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스팅어는 원인 파악이 아직이다
“되도록 야외에 주차하세요” 권고

스팅어는 2019년형 9,400대가 리콜 대상이 되었다. 이미 북미에서 6건의 화재가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3.3리터 터보 모델에서 결함이 발견되었으며 스마트 유압 제어장치에 원인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압 제어장치의 구체적인 문제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원인 파악도 되지 않은 상태로 리콜 조치에 들어간 것이다.

이 때문에 ‘해결책 없는 리콜’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해당 결함이 해결되기 전까지 차량을 야외에 주차할 것을 당부하면서 많은 걱정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발생한 BMW 화재 사태 때와 같이 일부 주차장이나 주유소에서 현대기아차를 거부하는 것 아니냐”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에만 벌써 네 번째
이전까지 국내 리콜 계획은 없었다

현대기아차가 북미에서 화재 가능성으로 인해 리콜에 돌입한 것은 올해에만 벌써 네 번째다. 지난 2월에는 유압 전자제어장치의 수분 유입으로 총 65만 대를 리콜했다. 이어서 3월에는 연료파이프 결함으로 총 35만 대에 대한 리콜을 시행하기도 했다. 지난 4일에는 이번 투싼과 같은 원인으로 총 60만 대를 리콜했다.

리콜 대상에 포함된 차량들은 국내에서도 판매되었지만 국내 리콜에 대해서는 일절 말이 없었다. 조치를 취하더라도 무상수리만 진행될 뿐이어서 내수 차별 논란이 일기도 했다. 동일하게 안전과 관련된 결함임에도 북미에서는 리콜을 진행하고 국내에서는 묵묵부답이거나 무상수리만 진행하니 소비자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를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뭔가 다르다?
국내에서도 리콜 진행 계획

이번에 진행되는 투싼과 스팅어에 대한 리콜은 국내에서도 동일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미국과 동일하게 리콜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며 관계 당국과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깜짝 놀란 분위기다. “현대차가 드디어 정신을 차린 거냐”와 같은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당연한 일이지만 소비자들이 놀라는 것을 보면 그동안 현대차의 행보가 옳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일한 차량에 대해서 동일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현대차는 그러지 않았으니 말이다. 몇몇 소비자들은 국내에서도 동일하게 리콜이 진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의문을 품을 정도다. “어째서 이번에는 리콜을 진행하는 거냐”라는 것이 의문점이다.

이전에는 북미 생산 모델
이번에는 국내 생산 모델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조사하던 중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발견됐다. 국내에서도 리콜이 진행되는 투싼과 스팅어는 전량 수출 모델이라는 것이다. 투싼은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전량 생산되며 스팅어는 기아차 소하리공장에서 전량 생산된다. 국내에서 전량 생산되는 모델인 것이 확실하니 국내에서도 동일하게 리콜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일전에 현대기아차는 리콜과 관련된 내수 차별 논란에 “북미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이므로 국내와는 상관없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투싼과 스팅어는 국내에서 전량 생산되는 모델이니 이러한 입장이 해당되지 않는다. 결국 이번에는 국내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던 것이다.

현대차의 황당한 논리
“다른데 다르지 않아요”

내수 차별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현대기아차는 상당히 모순적인 태도를 보인다. 해외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해외 생산 모델이니 국내와는 상관이 없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해외 생산 모델에 차이가 있는 것이냐”라고 물으면 “차이가 없다”라고 말한다. 이들 말에 따르면 국내 생산 모델과 해외 생산 모델은 ‘다른데 다르지 않은’ 셈이다.

리콜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해외 생산 모델이더라도 국내 판매 모델과 같은 부품을 공유할 텐데 “상관이 없다”라고 말한다. 이에 “해외 생산 모델은 다른 부품을 사용하는 것이냐”라고 물으면 “부품에는 차이가 없다”라고 말한다. 이런 황당한 논리는 해외에서 리콜이 진행될 때마다, 국내에서 내수 차별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계속해서 반복된다.

이제는 기대도 하기 싫다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번 현대기아차의 리콜 소식이 전해지자 소비자들의 반응이 참 안타깝다. 대부분 “놀랍지도 않다”라는 반응이다. 심지어는 “해외에서도 문제가 되니 이제는 기대도 하기 싫다”라고 말하는 소비자들도 여럿 있다. 반복적인 결함과 부적절한 태도에 지친 소비자들이 많은 듯하다. 이제는 현대기아차를 응원하는 소비자들을 찾기가 힘들 정도다,

이전까지는 현대기아차를 걱정하는 소비자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래도 국내 기업인데 잘 좀 해서 좋은 성과를 얻었으면 좋겠다”라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현대기아차에 대한 걱정과 응원보다는 분노와 무시가 더 많아졌다. 계속해서 하락하던 현대기아차의 신뢰도가 이제는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신뢰 잃은 현대기아차
되찾으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이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 성장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현대기아차가 걸어온 길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차근차근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아 왔다. “이제는 해외에서 승승장구하는 현대기아차가 자랑스럽다”라고 말하는 소비자들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국산차 판매량도 증가하면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도 꾸준히 상승 중이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결함과 안일한 대응은 소비자들에게 크나큰 배신감으로 다가왔다. 소비자들이 느낀 배신감은 현대기아차에 대한 신뢰를 앗아갔다. 하필이면 현대기아차의 성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을 때 발생한 일이라 더욱 안타깝다. 이미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현대기아차의 행보가 주목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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