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출시 이후 줄곧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하며 출고 적체 현상을 해소하지 못한 현대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현대차의 새로운 효자상품으로 떠올랐다. 국내뿐만 아니라 북미를 포함한 해외에서도 인상적인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팰리세이드이기에 당분간은 독주를 막을 차량이 없을 전망이다.

출시 후 연식변경까지 거친 지금도 팰리세이드를 출고 받기 위해선 최소 3개월 이상 대기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최근엔 중고차 시장에서 잔존가치 1위를 기록하며 신차보다도 더 비싼 가격에 판매되어 주목받기도 했는데 팰리세이드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 팰리세이드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맥스크루즈의 후속 모델로
2018년 출시된 팰리세이드
2018년 12월 11일 국내 시장에 출시된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싼타페의 롱보디 버전이었던 맥스크루즈를 잇는 후속 모델이다. 현대차 그룹에서 생산하는 가장 큰 몸집을 자랑하는 차량이며, 출시 전 사전계약으로만 2만 명 이상의 선택을 받는 등 좋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17년 국산 대형 SUV 시장의 전체 수요는 총 3만 9,000대였던 걸 감안하면 팰리세이드는 약 2주간 진행된 사전계약 기간 동안 2만 대가 넘는 수치를 달성한 것이다. 이 정도면 어마 무시한 돌풍이다.

중형 SUV에 치우쳐져 있던
국내 SUV 시장의
판도를 뒤집어 놓았다
당시 업계 관계자는 팰리세이드의 초반 흥행에 대해 “대형 SUV보단 중형 SUV 시장에 치우쳐져 있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라며 “팰리세이드는 싼타페와 가격 격차가 크지 않게 나와주었기 때문에 싼타페를 사려던 사람들도 팰리세이드로 많이 넘어가고 있다”는 의견을 더하기도 했다.

사실 국산 대형 SUV는 팰리세이드가 출시되기 전 ‘모하비’와 ‘G4 렉스턴’ 말고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하지만 모하비는 오래된 사골 모델이었으며, G4 렉스턴은 상품성 측면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해 꾸준한 수요는 있었으나 판매량으로만 놓고 보자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익스플로러가 먼저 파고든
대형 SUV 시장의
빈틈을 제대로 노렸다
많은 국내 소비자들은 싼타페보다 조금 더 큰 7인승 패밀리카로 활용 가능한 도심형 SUV를 원했으나 국산차 중에선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차가 거의 없었던 것이다. 프레임바디를 사용한 모하비와 G4 렉스턴은 패밀리카보단 레저용으로 적합하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이런 빈틈을 잘 파고든 브랜드가 바로 포드였다. 포드는 대형 SUV인 익스플로러를 한국에 출시하며 5천만 원 대로 구매할 수 있는 가성비까지 챙겨 오랜 기간 수입 대형 SUV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었다. 그런 와중에 팰리세이드가 익스플로러보다 저렴한 4천만 원대로 출시되었으니 어찌 보면 이 차는 많이 팔릴 수밖에 없었던 운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소 6개월 대기 기간에
2만 명 이상 대거 이탈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를 출시하며 2019년 예상 내수 판매량을 2만 5,000대로 설정하였으나, 출시와 동시에 2만 대가 넘게 계약되면서 수요에 맞는 물량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했다. 이에 팰리세이드를 출고 받으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을 대기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차를 받지 못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선 불만이 폭주했다.

특히 인기가 많은 상위 트림인 프레스티지를 선택할 경우엔 차를 받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9~10개월에 이를 정도였다. 2019년 2월에 팰리세이드 프레스티지를 계약했다면 연말이 다 돼야 차를 받을 수 있는 셈이었다. 그렇게 팰리세이드는 출시 3달 만에 누적 계약 5만 2,000대를 넘겼으며, 결국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자 현대차와 노조는 증산에 합의하며 연간 목표 판매치를 9만 5,000대로 상향 조치하기도 했다.

증산에 합의했지만 증산 물량은
모두 해외로 수출하여
국내 출고량은 크게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팰리세이드를 증산했음에도 불구하고 출고 적체 현상은 전혀 해소되질 않았다. 증산분 물량을 모두 수출로 배정하여 국내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차는 없었기 때문이다.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5월부터 미국 수출을 시작했으며, 이에 현대차는 생산량 확보를 위해 기존 4공장에서 생산하던 팰리세이드를 2공장에서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2공장에서 추가로 생산되는 물량은 전량 수출되고 4공장 생산량의 6~70%도 수출길에 올라 결국 내수 물량은 매월 4,000대 수준으로 유지되었다.

결국 국내 소비자들이 받아야 할 팰리세이드는 여전히 출고가 밀려있는 상황이 전혀 해소되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팰리세이드 국내 대기물량은 무려 4만 7,000대에 이르렀다. 이에 차를 기다리는 고객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증산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들리며 대기 기간이 조금 줄어들 줄 알았는데 전혀 효과가 없었으니 말이다.

2020년 5월 연식변경을
실시했지만 여전히
출고 적체 현상은 해소되지 않았다
그로부터 시간이 흐른 2020년 5월, 팰리세이드는 연식변경을 실시했다. 연식변경을 통해 최상위 트림 캘리그래피를 신설하였으며, 이를 선택할 시엔 20인치 전용 휠과 외장 원톤 컬러, 앰비언트 무드램프 및 12.3인치 풀 LCD 계기판이 장착됐다.

또한 2열기반 센터 콘솔과 스피커 내장형 헤드레스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장착한 VIP을 추가하여 기존 모델에서 지적받았던 고급감을 보완하는 데 중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여전히 출고 적체는 해소되지 않았고 팰리세이드를 계약한 소비자들은 여전히 몇 개월씩 차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2만 km 주행한 중고차가
신차보다 더 비싸게 팔리는 상황
수요는 폭발적인데 공급은 제한적이다 보니 최근엔 팰리세이드 중고차 가격이 신차가격을 역전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국내 중고차 사이트인 엔카의 조사 결과 팰리세이드가 중, 대형 SUV 중 잔존가치 1위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놀라운 것은 중고 차임에도 2만 km를 주행한 2019년식 팰리세이드 중고차는 잔존가치 102.1%를 기록해 새 차보다도 오히려 더 비쌌다는 것이다.

신차로 출고하려면 기약 없이 차를 기다려야 하니 중고차라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줄을 섰기에 팰리세이드는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빨리 판매되는 차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다 보니 감가도 거의 진행되지 않았으며, 최근엔 오히려 신차보다 중고차가 더 비싸게 거래되는 기현상까지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고의 가성비 자랑하며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중
팰리세이드가 이렇게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소비자들은 5미터 급 수입 대형 SUV들 대비 가성비가 좋은 것을 팰리세이드의 최고의 장점으로 손꼽았다. 패밀리카로 활용하기 좋은 7인승 대형 SUV를 구매하려면 수입차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포드 익스플로러는 6,000만 원대로 가격이 형성되어 있고 쉐보레 트래버스 역시 4,500만 원대 부터 시작하여 최고 사양은 5,500만 원 수준이니 3,573만 원부터 시작하는 팰리세이드의 가성비는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진=’더 팰리세이드 순수오너클럽’ 제공 | 무단 사용 금지)

“많이 팔리니 제조사가
바뀌지 않는다”라며
결함 문제를 지적하는 차주들
하지만 일각에선 팰리세이드가 이렇게 많이 판매되는 걸 두고 “에바가루나 시동 꺼짐 같은 안전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이렇게들 많이 사주니 제조사가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팰리세이드는 에바가루 문제와 ISG 관련 결함으로 많은 차주들이 불만과 해결방안을 촉구하고 있지만 제조사는 이에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차에 문제가 아무리 많다고 언급이 되어도 여전히 서로 못 사서 안달인 상황이니 제조사는 사실 크게 바뀔 이유가 없다. 이 정도면 제도적인 문제만을 탓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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