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검찰이 BMW코리아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재작년에 불거진 BMW 화재 사태에 대한 강제 수사가 이뤄진 것이다. BMW 화재 사태는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에 결함이 있다는 결론과 함께 리콜이 시행되면서 막을 내리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결함을 은폐하려 했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관련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지난번에 전해드렸듯 최근 현대기아차의 화재 문제가 미국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화재 사고는 국내에서도 발견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현대기아차에 대한 수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으니 이상하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국토부의 각기 다른 대처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원섭 에디터

BMW 화재 사태는
2016년에 시작됐다

BMW는 2015년 11월부터 3개월 동안 무려 6건의 차량 화재 사고를 겪었다. 이에 2016년 5월에 한차례 리콜을 시행한 바 있다. 2018년에는 520d 모델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크게 논란이 되었다. 일부 주차장과 주유소에서 BMW 차량을 거부하는 사태까지 일어날 정도였다.

이후 국토부가 리콜 검토에 돌입했으며 2018년 7월부터 자발적 리콜이 시행되었다. BMW코리아 측은 화재의 원인이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에 있다고 밝히고 김효준 회장은 고개 숙여 대국민 사과를 진행했다. 그러나 논란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이다.

계속되는 결함 은폐 논란
BMW코리아 압수수색까지

BMW 화재 사태는 리콜 조치와 함께 막을 내리는 듯했다. 그러나 BMW코리아가 결함을 은폐하려 했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되었고 관련 조사가 실시되었다. 환경부에 제출한 결함 시정계획서에서 이들이 2016년 초부터 결함을 인지했으며 이를 본사에 보고했음이 확인된 것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의혹을 조사했으며 BMW가 2015년부터 결함을 인지하고도 은폐했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지난해 11월 경찰이 BMW 본사와 BMW코리아 임직원 8명을 검찰에 기소했다. 그로부터 11개월이 지난 후 검찰이 BMW코리아에 대한 강제 수사에 나선 것이다.

제네시스 G80 화재 사고
원인은 도로 위 박스 때문?

BMW뿐만 아니라 현대차도 다양한 화재 사고에 휘말렸었다. 그러나 BMW 화재 사태와는 달리 정확한 원인도 밝히지 못한 채 종결되어버렸다. 지난 6월에 발생한 신형 G80 화재 사고가 대표적이다.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던 신형 G80에서 연기가 올라오더니 엔진룸에서 불길이 치솟은 것이다.

이에 조사에 착수한 한국도로공사는 “화재 발생 전 1톤 트럭에서 종이 박스가 낙하한 것이 확인되었다”라고 밝혔다. 종이 박스가 차량 하부로 밀려 들어가 마찰을 일으켰고 화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를 접한 소비자들은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블랙박스까지 저장이 안 됐다니 소설을 써라” 등의 반응을 보였지만 사건은 그렇게 마무리되어버렸다.

(사진=오토포스트 독자 ‘김민혁’님 제공)

현대차 그랜저 화재 사고
아직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G80과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신형 그랜저 화재 사고도 마찬가지였다. 고속도로를 주행 중이던 신형 그랜저에서 엔진 부품이 갈리는 듯한 소리가 났고 30초 후 엔진룸에서 불길이 일었다. 불길은 차량 전체로 이어졌고 차량이 전소하기까지 1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G80 화재 사고와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사고였기에 소비자들의 의혹은 더더욱 커져만 갔다.

오래된 차량도 아니고 출고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신차에서 발생한 화재였다. 또한, 현대차가 내놓은 신형 엔진이 장착된 차량이었기에 다양한 의혹들이 생겨났다. 이에 현대차와 국토부가 관련 조사에 착수했지만 이렇다 할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다. 이후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현대기아차 화재 논란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북미에서 화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화재 가능성으로 인해 투싼과 스팅어 총 19만 대를 리콜하게 된 것이다. 그중 투싼은 2018년형~2021년형 총 18만 대로 ABS 모듈 내 브레이크 액 누출이 문제가 되었다. 이와 관련해 이미 12건의 화재 사고가 접수된 것이다.

스팅어는 2019년형 총 9,400대가 리콜 대상이 되었다. 스팅어는 이미 6건의 화재 사고가 보고되었음에도 아직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도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리콜을 시행해 ‘말뿐인 리콜’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투싼과 스팅어 차주들에게 “되도록 야외에 주차해라”라고 권고하고 있다.

“올해에만 벌써 네 번째”
현대기아차 화재로 인한 리콜

현대기아차가 올해 화재 가능성으로 시행한 리콜만 벌써 네 번째다. 그 대상도 무려 180만 대에 달한다. 지난 2월에는 유압 전자제어장치의 수분 유입으로 총 65만 대를 리콜하더니 3월에는 연료파이프 결함으로 총 35만 대를 리콜했다. 이어서 지난 4일에는 ABS 모듈 내 브레이크 액 누출로 총 60만 대를 리콜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미에서는 이미 현대기아차가 ‘불차’로 통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재작년 BMW 화재 사태 때 BMW가 ‘불차’로 불렸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이유로 “BMW 화재 사태 때처럼 현대기아차를 거부하는 주차장이나 주유소가 생기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국내에서도 일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국내에서도 현대차의 화재 사고는 빈번하게 일어난다. 누군가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니 당연한 것 아니냐”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래서 통계자료를 조사하던 중,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2019년 1월부터 8월까지 1만 대당 차량 화재 건수를 조사한 통계다.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방화와 방화 추정 등을 제외한 순수 차량 화재만 포함되었다.

물론 “많이 팔리니 그만큼 화재 사고도 많다”라는 말이 틀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통계 자료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현대기아차의 1만 대당 화재 건수는 1.19건으로 1.14건을 보인 BMW보다 높은 수치를 보인다. 즉, 현대기아차의 화재 발생률이 BMW보다 높았던 것이다. 그런데도 국내에서는 현대차 화재 사고와 관련된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다. 참 이상한 일이다.

관련 조사를 하는 것은 칭찬할 일이다
국내 기업도 공평하게 조사해야 한다

BMW의 화재 사고에 대해서 조사를 착실히 하는 것은 분명 칭찬해 줄 만한 일이다. 그러나 국내 제조사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으니 “국토부가 현대차 밀어주기에 나섰다”라는 의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국토부가 아니라 현토부인 것 같다”라고까지 말하고 있으니 이제는 변화가 필요할 때인 것으로 보인다.

BMW나 현대차나 소비자들에게 자동차를 판매하는 제조사라는 점에서는 다른 점이 없다. 그 자동차가 소비자들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다면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한다. 정부 기관은 공인 기관이다. 그리고 공인 기관은 공정성을 기반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 공정성이 소비자들에게 큰 힘이 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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