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급속도로 악화된 한일 관계에서 시작하여 불거진 일본차 불매운동의 여파로 인해 국내에 진출한 일본 자동차 브랜드 판매량은 눈에 띄게 급감했다. 일부 제조사는 전시장을 찾는 손님조차 거의 없는 상태를 유지하다 결국 한국 시장 철수를 선언하기도 했으며, 다른 제조사는 파격적인 할인정책을 내세우며 인기몰이에 나서기도 했다.

결과적으론 일본차 불매운동으로 인해 판매량이 급락하며, 오히려 국산차와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은 판매량이 상승하는 효과를 보았다. 최근엔 “애국하는 마음으로 일본차 사려다 국산차 산다”라는 소비자들까지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최근 수입차를 포기하고 국산차를 산 소비자들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와 함께 불안감을 토로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향후 전망이 주목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일본차 불매운동과 국산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한일 관계 악화로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은
자동차 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여름부터 범 국민운동으로 번진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는 자동차 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시민들은 일본차를 타기가 부끄럽다며 자발적인 불매운동에 동참했고, 전국적으로 확산된 불매운동으로 인해 일본차 수요는 급감하기 시작했다.

한국 시장에서 독일차 브랜드 다음으로 잘나가던 일본차 브랜드인 렉서스와 토요타는 매출이 30% 이상 급감했으며, 혼다와 닛산, 인피니티는 전시장을 찾는 방문객들조차 미비할 정도로 매출이 줄었다. 여기에 반일 감정이 더해진 일부 일본차 차주들은 일본차를 파손하거나 자신의 렉서스 승용차를 쇠 파이프로 부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판매량이 급감한
일본차 브랜드들은
파격적인 할인정책으로
고객들을 유치하는데 힘썼다
하지만 불매운동의 여파에 가만있을 일본차 브랜드들이 아니었다. 판매량 직격탄을 맞은 닛산과 혼다는 서로 가릴 것 없이 유례없는 할인 정책을 펼치며 판매량이 단기적으로 상승하는 결과를 잠깐 보여주기도 했었다. 혼다는 어코드를 수백만 원 할인해 주며 보증기간을 연장해 주는 정책을 펼쳤다.

닛산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알티마와 맥시마 재고차를 약 30%에 가까운 금액으로 할인해, 판매와 동시에 완판이 되어버리며 잠깐 동안 판매량이 반짝 상승하기도 했었다.

지난해 대비 반 토막 난
일본차 판매량은
자발적인 불매운동의
성공적인 결과다
하지만 이런 것도 잠시, 2019년 상반기 국내에 진출한 일본차 브랜드 판매 실적과 2020년 상반기 판매량을 살펴보면 일본차 브랜드 판매량이 급감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상반기 판매량을 먼저 살펴보면 가장 많은 판매량을 선보인 렉서스는 8,372대, 토요타는 6,319대, 혼다는 5,684대, 닛산은 1,967대, 인피니티는 1,140대를 판매해 총 2만 3,482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상반기 수입차 시장 총 판매량은 10만 9,260대이며, 이중 독일차 브랜드인 벤츠, BMW가 5만 1,082대를 판매했으니 일본차 브랜드는 시장 점유율 약 20%를 가져간 셈이다.

일본차 브랜드 판매량은
정확히 반 토막이 났다
반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불매운동 여파로 인해 줄어든 판매량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져 지난해 대비 반 토막 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을 살펴보면 가장 많은 판매량을 선보인 렉서스는 3,597대, 토요타는 2,804대, 혼다는 1,453대, 닛산은 1,865대, 인피니티는 324대를 판매해 총 1만 43대가 판매됐다. 철수를 선언하며 반짝 판매량을 끌어올린 닛산을 제외하면 나머지 브랜드들은 모두 판매량이 절반 이상으로 줄어든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수입차 시장 총 판매량은 12만 855대이며, 이중 독일차 브랜드인 벤츠, BMW가 6만 1,797대를 판매했으니 일본차 브랜드는 시장 점유율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결과적으론 자발적인 시민들의 참여로 불매운동의 성공적인 결과가 드러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국산차 사는 게 애국하는 길”
일본차 구매를 꺼려 하는 소비자들
자발적인 시민들의 참여로 일본차 불매운동의 성공적인 결과가 드러나며 어느 정도 반사이익을 본 브랜드는 국산차 제조사들이다. 많은 소비자들은 “일본차를 살 바엔 최신형 현대기아차를 사는 게 더 애국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지난해와 올해 출시한 현대기아차의 신차들을 구매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로썬 이런 점을 잘 이용하여 지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자발적인 시민들의 참여의 가치를 깎아내리고 있는 것이 있었다는 것이다.

(사진=오토포스트 독자 ‘노현준’님 제공)

소비자들의 자발적 참여 가치를
깎아내리는 다양한 결함과 품질 문제들
그것은 바로 애국심으로 국산차를 사려 해도 연이어 터지는 품질과 결함 관련 문제로 인해 불거지는 불안감이다. 최근 현대기아차가 출시하는 신차들은 차종을 가리지 않고 연이어 각종 결함과 품질 문제가 불거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빠른 조기 대처와 차주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지 않아 더욱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일본차를 구매하려다 기아 K7 2.5 가솔린을 구매한 한 차주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스마트스트림 엔진오일 감소 현상을 겪으며 현대기아차에 대한 불신만이 더욱 깊어져 버리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그는 “신차 출시만 지속적으로 하고 소비자는 정작 호구로 보는, 사후 조치가 미흡한 말도 안 되는 핑곗거리로 대처하는 모습이 너무 속상하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수입차에서 넘어오는 고객
비율이 높은 제네시스에서도
수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이런 품질, 결함 문제들은 현대기아차에서만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수입차를 타던 고객들이 넘어가는 비율도 꽤 많은 것으로 알려진 제네시스에서 생산하는 GV80과 신형 G80에서도 다양한 품질 문제와 결함들이 끊임없이 발견되며 소비자들 사이에선 “이차 제대로 만든 거 맞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되었다.

GV80은 출시 3달 만에 소프트웨어 오류로 인해 리콜을 실시했고, 최근엔 고압펌프 가공 시 발생한 문제로 인해 시동 꺼짐 가능성이 발견되어 또다시 리콜 사태를 맞이했다. 그 외에도 최근 이슈가 된 도어트림 부분 악취문제나 출시 초기부터 지적되던 배터리 방전 문제 등 제네시스 동호회에선 차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들이 도배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전에
달라지는 모습 보여야
현대기아차부터 프리미엄 브랜드를 자처한 제네시스에서마저도 수많은 결함과 품질 논란이 불거지자 이제 소비자들은 애국심에 국산차를 사려 해도 마음 놓고 차를 살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결함과 품질 문제를 겪으며 고생 중인 차주들은 하나같이 “이제 다시는 현대기아차를 사지 않을 것이다”라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러려고 일본 불매운동했나”, “현대차보다 더 좋은 일본차 버리고 애국심에 선택한 고객들에게 돌아온 건 결함뿐”이라며 제조사를 향한 강한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수입차로 넘어가는 고객들의 마음을 잡아야 하는 시기에 계속해서 이런 문제들이 발생한다면 좋지 못한 결과를 맞이할게 뻔하다. 현대기아차, 믿고 차를 구매하는 자국민들에게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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