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는 대한민국의 ‘국민 자동차’로 통했었다. 준수한 디자인, 저렴한 가격, 괜찮은 실용성, 합리적인 성능 등을 갖춰 여러모로 서민들 입맛에 알맞은 준중형 세단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공정하게 말하자면 아반떼 역시 현대차에 품질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아반떼도 브레이크 부품, GDi 엔진 결함 등 수많은 고질적인 문제가 있는 차량 중 하나였고, 안전성 논란이 많은 차량이기도 했다.

문제는 많았지만, 어쨌거나 아반떼는 한때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 이름에 자주 오르내리곤 했다. ‘아반떼 HD’와 ‘아반떼 MD’가 특히 그러지 않았나 한다.

그런데, 신형 ‘아반떼 AD’는 생각보다 도로에서 자주 볼 수 없다. 물론 ‘절대적’인 숫자는 많으나, 잘 생각해보면 아반떼 MD보다 ‘상대적으로’ 눈에 덜 띈다. 가끔 마주하는 아반떼 AD는 개인 자가용이 아닌 ‘하, 허, 호’ 번호판을 단 렌터카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아반떼 AD는 왜 MD보다 덜 보이는 걸까? 실제로 MD보다 덜 팔렸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판매량이다. 실제로 지난 2010년부터 2017년까지의 판매량을 살펴본 결과 아반떼는 계속해서 판매량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지난 2010년 한 해 동안 아반떼는 13만 9,816대가 판매됐다. 이후 2011년에는 12만 1,016대로 소폭 줄어드는가 싶더니, 세대교체 시기 직전인 2014년에는 9만 3,894대로 대폭 줄었다. 그렇다면 2015년에 출시된 아반떼 AD의 신차효과는 있었을까? AD의 신차효과는 2015년 잠시뿐이었다. 2015년에 10만 422대를 판매하고, 2016년에 다시 MD의 세대교체 직전 판매량인 9만 3,000대 수준으로 내려왔다.

이후 2017년에는 8만 3,861대를 판매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8만 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재는 ‘기아 K3’가 풀 체인지 되면서 아반떼도 세대교체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올해 판매량 역시 2017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점점 커져가는 한국인의 큰 차 선호 경향

오토포스트는 우리나라 차량 크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국토 면적과 국민 자동차의 크기는 비례한다’라는 말과 함께 내용을 이어갔다. 전 세계적으로 SUV 열풍이 불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그러했다. 작은 나라가 모여있는 유럽은 울퉁불퉁하고 좁은 골목길에 어울리는 작은 차가 국민 자동차였다. 영국은 ‘오스틴 미니’, 프랑스는 ‘시트로엥 2CV’, 독일은 ‘폭스바겐 비틀’, 그리고 이탈리아는 ‘피아트 500’과 ‘124’가 대표적이었다.

반대로, 광활한 도로가 펼쳐진 미국은 ‘포드 F-150’, ‘쉐보레 실버라도’ 등 과거부터 현재까지도 대형 픽업트럭이 국민 자동차로 꼽힌다. 우리나라에 오면 모두 초대형 차량으로 분류되는 차량들이다. 유럽은 빠르게, 미국은 오래 달리는 것이 중요했다.

우리나라는 큰 차 시장이 활발하다. 중형 및 대형 세단, SUV가 한국 자동차 시장의 중심을 이루고 있고, 심지어 대형 플래그십 세단 메르세데스 S-클래스가 잘 팔리는 나라로 꼽히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대형 세단 ‘그랜저’가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였을 정도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유럽인들의 사랑 ‘해치백’의 인기가 시들하다. 국토 면적은 비슷하지만, 유럽에서만큼 해치백을 자주 보기는 힘들다. 물론 각 나라의 문화와 역사가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다. 옵션 추가하면
윗급 차량들과 가격 격차가 줄어든다

아반떼는 ‘1.6 가솔린’ 모델의 판매 비율이 81%로 압도적이다. 1.6 가솔린 모델의 중간 트림인 ‘스마트’트림을 기준으로 가격을 살펴보자.

스마트 트림의 차량 기본 가격은 1,825만 원이다. 여기에 ▲내비게이션 패키지(블루링크 2.0, 8인치 터치스크린, 후방카메라, 스마트폰 및 블루투스 연동, 스마트 내비게이션 등 포함), ▲하이패스 시스템(ECM 룸미러 포함), ▲스마트키 패키지, ▲스타일 업 패키지(HID 헤드램프, LED 주간주행등, LED 리어 콤비램프, LED 보조제동등)와 같은 기본적인 옵션을 선택하면 차량 가격은 2,050만 원이 된다. 또한 취득세, 부대비용 등을 포함하면 최종 가격은 약 2,200만 원 정도가 된다.

현대기아차의 옵션 마케팅은 이미 유명하다. 소비자는 옵션을 ‘단일 항목’이 아닌 ‘패키지’로만 선택 가능하다. 예컨대, 소비자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만 추가하고 싶은데, 이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선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옵션이 함께 포함된 ‘패키지 옵션’을 선택해야만 하는 방식이다.

아반떼 역시 이와 같은 패키지 옵션이 제공되기 때문에 자연스레 옵션 가격이 올라간다. 예컨대, HID 헤드램프와 LED 리어램프 등을 넣으려면 17인치 알로이 휠이 포함된 ‘스타일 업 패키지’를 선택해야 하고, 후방카메라를 넣으려면 내비게이션, 고해상도 8인치 터치스크린, 블루투스 핸즈프리 기능 등이 포함된 ‘내비게이션 패키지’를 선택해야만 하는 방식이다. 옵션 가격이 올라가면 당연히 차량 가격도 함께 올라간다.아반떼 사러 갔다가
코나, 쏘나타로 계약한다?

아반떼의 가격이 올라가면 그만큼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앞서 언급했듯 아반떼 1.6 가솔린 모델에 작은 옵션 몇 가지를 추가하면 2,050만 원이 된다. 2,000만 원이 넘어가면 우선 비슷한 포지션에 더 실용적인 ‘코나’가 눈에 들어온다.

동일한 조건으로 가격을 살펴보자. 코나 1.6 가솔린 터보 모델 ‘스마트’ 트림의 기본 가격은 1,895만 원이다. 여기에 아반떼와 비슷한 옵션 구성 항목 ▲하이패스 시스템(ECM 미적용), ▲7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 + 후방카메라, ▲후측방 충돌 경고, ▲현대 스마트 센스(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이탈 방지 보조) 등을 추가하면 총 가격은 2,085만 원이 된다. 아반떼와 35만 원 차이인 것이다. 가격 차이도 적고, SUV의 판매량이 많아지는 추세에 소비자는 코나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일각에선 “아반떼 사러 갔다가 쏘나타 사고 나온다”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얘기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쏘나타의 차량 기본 가격만 살펴보면 맞는 말이다. 2,260~3,293만 원으로, 쏘나타 하위 모델과 아반떼의 가격 차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아반떼와 비슷하게 옵션을 선택하면 쏘나타의 가격은 2,600만 원 수준으로 오른다. 아반떼와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다. 또한, 쏘나타의 판매 실적 비율을 살펴보면 택시와 렌터카가 대부분인 ‘2.0 LPG’가 55%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아반떼의 주력 모델인 1.6 가솔린과 다소 거리가 있어 “아반떼를 사려다 쏘나타를 산다”라는 말은 완전히 맞다고 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