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는 과거에 코란도, 무쏘와 렉스턴을 앞세워서 현대기아차보다 앞서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른 브랜드들은 보유하지 못했던 럭셔리 플래그십 세단인 체어맨까지 보유했었으니 말이다. 이후 체어맨을 단종시키고 SUV 전용 브랜드로 탈바꿈하였고, 소형 SUV인 티볼리를 출시하여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재정 문제가 고질병으로 따라다니고 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쌍용차는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게 되었다. 탈출하기 위해 쌍용차는 몸부림을 치고 있고, 한 가지의 방법을 떠올렸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선 쌍용차가 보여준 이 방법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혁 에디터

상하이 자동차에
인수되었던 쌍용차

과거에 잘 나가던 쌍용차는 꾸준하게 재정난에 시달렸고, 현대기아차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바람에 더욱 심각해졌다.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운 수준까지 간 쌍용차는 투자자를 찾았고, 중국의 상하이 자동차에 매각되었다.

그러나 상하이 자동차는 쌍용차의 당시 기술력만 훕수하고 다시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다시 투자자를 찾아나선 쌍용차는 인도의 마힌드라 그룹을 만나게 되었다.

마힌드라 그룹에
인수된 쌍용차

마힌드라 그룹에 인수되어 투자를 받은 쌍용차는 2015년에 소형 SUV, 티볼리를 출시했다. 쌍용차의 투박한 디자인이 아닌, 현대적인 디자인을 적용하고, 소형 SUV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티볼리는 적자에 허덕이던 쌍용차를 흑자로 전환시킨 일등공신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소형 SUV 시장이 점점 커지자 현대기아차도 이 시장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티볼 리가 쌓아올린 공든 탑이 무너지게 되었다. 여기에 쌍용차의 판단 실수까지 겹쳐지면서 큰 위기를 맞게 된다. 경쟁 SUV 대비 큰 차체로 인기를 유지하고 있었던 티볼리 에어를 단종시킨 것이다. 코란도와 판매 간섭이 생긴다는 이유다.

여기에 쌍용차는 티볼 리가 잘 나간다는 이유로 코란도의 디자인을 티볼리화 시켰다. 소비자들은 어리둥절함을 감출 수 없었고, 쌍용차를 선택할 매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판매량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쌍용차는 2018년 국산차 판매량 순위는 3위를 기록했다. 총 109,140대를 판매했다. 4위는 쉐보레, 5위는 르노삼성, 6위는 제네시스가 차지했다. 이전부터 주력 모델로 티볼리를 앞세우면서 한해 동안 10만 대를 넘기고 있는 상황이었다. 2019년에도 3위를 유지했고, 판매량이 소폭 하락했지만 107,829대를 기록하면서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하지만 2020년 상반기 판매량을 살펴보면, 쌍용차는 제네시스에게도 밀린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유는 기아차가 셀토스까지 출시하면서 티볼리의 판매량은 곤두박질치게 된 것이다. 더불어 제네시스는 GV80과 G80, 쉐보레는 트레일블레이저, 르노삼성은 XM3와 캡처를 출시하였는데, 쌍용차만 유일하게 신차를 출시하지 않은 브랜드이기 때문에 그 흔한 신차 효과도 없는 상황이다.

저조한 판매량을 보이다 보니, 계속해서 재고 차량이 쌓이게 되었다. 골칫거리로 전락한 재고 차량을 털어내기 위해 쌍용차는 칼을 빼들었다. 바로 임직원 및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역대급 할인을 제공하여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할인의 내용은 이렇다. “전 차종 재고차 20% 할인, G4 렉스턴은 25% 할인”. 놀라운 할인율이다. 특히 G4 렉스턴은 3,440만 원부터 4,650만 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25%의 할인율을 적용하면 풀옵션에 4륜 구동까지 적용한 모델을 3천만 원 중반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신형 싼타페 중간 트림 수준의 가격으로 대형 SUV를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본 소비자들은 “이 정도면 괜찮은 가격 아닌가?”라는 의견과 “쌍용차는 원래 이 가격이어야 한다”라는 의견이 충돌했다. 하지만 이 엄청난 할인율 적용이 효과가 있었는지, 재고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쌍용차는 이렇게 해서라도 현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티볼리로 올려놓은 흑자는 다시 적자로 접어들게 되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고, 심지어 장기화되면서 전 세계 경제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모기업인 마힌드라 그룹도 이 타격을 피해 갈 수 없게 되었고, 구조조정까지 해야 한다는 상황까지 닥쳤다. 이로 인해 쌍용차는 제대로 된 투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재정난이 심각해진 쌍용차는 현금을 만들기 위해 앞서 언급한 역대급 할인과 서울 서비스 센터 부지와 건물, 부산 물류 센터를 매각하여 급한 자금을 충당하기 시작했다. 추후 연수원과 대전 서비스 센터도 매각할 예정이다.

이렇게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마힌드라는 쌍용차의 지배권을 포기할 예정이고, 새로운 투자자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의 체리자동차가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상하이 자동차를 겪은 상황에서 큰 의심만 커지게 되었다.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일들이 겹치고 겹친 와중에, 쌍용차는 티볼리 에어의 부활과 전기 SUV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소비자들은 답답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쌍용차의 과거 SUV들의 부활이다. 단순히 그 모델들을 부활시켜 달라는 것이 아닌,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출시하기를 원한다.

다른 의견으로 아예 저가형으로 전략을 잡아서 박리다매라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쌍용차는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코란도를 강화하거나, 커넥티드 서비스를 추가하거나, 전기차를 개발하는 등 다른 브랜드 대비 한 발짝 늦은 대응만 보일 뿐이다. 소비자들은 동정에서 비판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의 쌍용차 미래에 귀추가 주목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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