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를 즐기려는 소비자와 실용적인 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픽업트럭 시장이 점차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1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정식으로 구입할 수 있었던 픽업트럭은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뿐이었다. 이러한 상황 덕분에 픽업트럭 시장은 쌍용차가 장악했으며, 심각한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쌍용차에게 한줄기 빛이 되어주고 있다.

하지만 작년 이맘때, 콜로라도 출시를 시작으로 경쟁 모델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올해 9월 2일에는 지프에서 글래디에이터를, 9월 15일에는 콜로라도 페이스리프트가 출시되었으며, 내년에는 포드 레인저가 출시될 예정이다. 그 외에도 미국산 풀사이즈 픽업트럭도 병행 수입 형식으로 꽤 판매되고 있다. 쌍용차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렉스턴 스포츠 페이스리프트를 선보일 예정이지만 과연 예전만큼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을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픽업트럭 시장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진웅 에디터

작년에 출시한 쉐보레 콜로라도
최근에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강화
쉐보레는 9월 15일부터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리얼 뉴 콜로라도를 정식 출시했다. 더욱 세련된 디자인과 향상된 편의 사양이 적용된 것이 주요 특징이며, 프리미엄 사양을 더한 Z71-X 트림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디자인을 살펴보면 전면 그릴이 오프로더에 어울리는 블랙 패턴으로 변경되었다. 양쪽에 있는 헤드 램프는 기존과 거의 동일하다. 범퍼에는 기존에는 없었던 블랙 파츠를 추가하고 스키드 플레이트 디자인을 약간 변경해 더욱 과격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측면에는 기존과 큰 차이는 없다. 안정적인 수평 라인과 균형 잡힌 픽업트럭 보디 비율, 여유로운 사각 형태의 휠 하우스 공간 모두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휠 크기는 17인치 하나뿐이며, 휠 디자인은 3가지가 있다. 후면은 중앙에 쉐보레 보타이 엠블럼 대신 CHEVROLET가 각인된 것 외에는 큰 차이가 없다.

새롭게 추가된 Z71-X 트림에는 내리막길 주행을 돕는 HDC과 파워트레인 주요 부위를 보호해 주는 트랜스퍼 케이스 실드, 17인치 브라이트 머신드 알로이 휠, 4.2인치 슈퍼비전 컬러 클러스터, 무선 충전, 8인치 등이 적용되었다. 그 외에도 안전 사양으로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헤드업 LED 경고등이 적용되었다.

오프로드의 대명사
지프가 만든 글래디에이터 출시
콜로라도 출시에 앞서 지프에서는 글래디에이터를 9월 2일에 출시했다. 1988년 단종 이후 30년 만에 부활한 픽업트럭으로 정통 SUV인 랭글러를 바탕으로 개발된 모델이다.

디자인을 살펴보면 많은 부분에서 랭글러와 닮은 모습이다. 지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7슬롯 그릴과 헤드 램프가 있으며, 차체 바깥으로 나온 오버휀더 역시 글래디에이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있다. 후면은 픽업트럭에 맞게 수정을 거쳤다. 휠 크기는 콜로라도와 마찬가지로 17인치이며, 타이어는 33인치 오프로더 타이어가 장착된다.

필요에 따라 지붕과 도어를 탈착할 수 있으며, 4:1 낮은 기어비를 가진 트랜스퍼 케이스, 프런트 앤 리어 전자식 락킹 디퍼렌셜, HDC, 저속 컨트롤, 오프로드 + 버튼, 전후방 차동기어 잠금장치, 전자 분리형 스웨이 바 특수 방수 기능 등 지프만의 기술력으로 오프로드 성능을 극대화했으며, 뛰어난 견인 기능으로 카라반이나 트레일러 견인에도 용이하다. 화물칸에는 롤업 토노 베드 커버, 테일게이트 댐퍼, 트레일 레일 시스템 등이 있다.

옵션 사양으로는 8.4인치 중앙 디스플레이, 7인치 디지털 계기판, 듀얼 존 풀 오토 에어컨, Alpine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탈착 가능한 블루투스 스피커, U커넥트 시스템 등 편의 사양을 비롯해 사각지대 보조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시스템, 전방 추돌 보조 시스템 등을 포함한 80가지 이상 안전 보안 장치를 갖추고 있다. 루비콘 트림 하나만 판매된다.

내년에 출격 예정인
포드 레인저
포드 레인저는 일정이 여러 번 연기되어 내년 초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오프로드 성능을 강화한 랩터 모델이 인증을 위해 국내에 들어온 것이 포착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픽업트럭 하면 F150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레인저 랩터는 F150 랩터와 비슷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어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는 픽업트럭 중 가장 반응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레인저 랩터에는 신형 2.0리터 디젤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다. 인증을 위해 국내에 들어온 모델도 이 모델이다. 레인저 랩터는 미국보다 까다로운 유럽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만족하기 때문에 인증만 마친다면 무리 없이 출시 가능할 전망이다.

풀사이즈 픽업트럭은
병행 수입 형식으로 출시
앞서 언급한 모델들보다 한 체급 더 큰 풀사이즈 픽업트럭은 현재 정식으로 출시된 모델은 없고 병행수입 형식으로 국내에 판매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43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포드 F150은 국내에도 연간 200~300대 수준으로 꽤 많이 판매되었으며,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멈췄던 포드 미국 공장이 재가동되면서 랩터 모델 3대가 입항될 예정이다.

램 1500도 F150 다음으로 많이 들어와 있다. 2018년 5세대 출시 이후 고품질의 인테리어와 정숙성, 편안한 승차감, 안정성을 무기로 병행 생산 중인 4세대 1500 클래식과 함께 판매량을 점차 높이고 있으며, 올해 2분기에는 실버라도를 제치고 미국 픽업트럭 판매 2위로 올라섰다. 견고하던 미국 픽업트럭 시장에 변화를 줬다. 특히 가솔린 엔진에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기본 혹은 선택으로 적용할 수 있다.

F150과 쌍벽을 이루는 쉐보레 실버라도는 위의 두 모델에 비하면 병행수입된 양이 많지 않은 편이여서 국내에서 보기 힘든 편이다. 다만 한국GM이 경영정상화를 하면서 5년간 신차 15종을 출시할 계획이기 때문에 향후 정식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풀사이즈 픽업트럭으로 점쳐지고 있다.

쌍용차 실적을
주도하는 픽업트럭
수입 픽업트럭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국내에서 정식으로 구입 가능한 픽업트럭은 쌍용차 모델 하나뿐이다 보니 픽업트럭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쌍용차로 몰릴 수밖에 없었다. 그 덕분에 파생 모델로 등장했던 무쏘 스포츠카 액티언 스포츠, 코란도 스포츠를 걸쳐 현재 렉스턴 스포츠, 롱보디 모델인 칸까지 꾸준히 발전했다.

판매량도 상당하다.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렉스턴 스포츠는 4만 1,326대를 판매해 쌍용차 전체의 39%를 차지한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를 렉스턴 스포츠가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도 마찬가지인데, 1만 5,781대를 판매해 전체 39%를 차지했다.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쌍용차를 먹여살리고 있는 주역이다.

(사진은 기존 렉스턴 스포츠)

렉스턴 스포츠 페이스리프트
11월 출시 예정
무쏘 스포츠부터 시작해 오랫동안 쌍용차가 독점하던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미국 정통 픽업트럭이 하나 둘 등장하면서 긴장하기 시작했다. 앞서 말했듯이 쌍용차를 먹여살리는 주역이기 때문에 판매량이 줄어들게 되면 지금보다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렉스턴 스포츠도 변화가 필요하다.

원래 렉스턴 페이스리프트를 11월에 출시한 후 시간을 두고 렉스턴 스포츠 페이스리프트를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수입 픽업트럭의 공세로 11월에 두 모델이 함께 출시되는 것으로 일정을 바꿨다.

(사진은 기존 렉스턴 스포츠)

렉스턴 스포츠 페이스리프트에는 렉스턴 페이스리프트에 추가되는 다양한 사양들이 동일하게 탑재될 전망이다. 기존에 없었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적용되며, 차로 유지 보조와 같은 반자율 주행 시스템이 강화된다. 그리고 티볼리와 코란도에 적용된 인포콘 시스템도 추가된다.

그 외에 R 타입 전자식 스티어링 휠과 전자식 기어노브도 적용되며, 렉스턴 수출형에만 존재했던 2.0 가솔린 엔진이 렉스턴 스포츠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젤 엔진은 기존과 동일하다.

렉스턴 스포츠의 수요를
점차 뺏어오고 있다
수입 픽업트럭이 등장한 이후 렉스턴 스포츠의 수요를 점차 뺏어오고 있다. 콜로라도는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3달 동안 1,289대를 판매했으며, 올해는 8월까지 3,272대를 판매했다. 월평균 400대씩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되었기 때문에 판매량은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글래디에이터는 8월 중순부터 사전계약을 시작한 후 2주 만에 초도 물량인 300대가 완판되었다. 6,990만 원이라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꽤 높은 인기를 보여줬다. 지금 글래디에이터를 계약하면 최소 내년에 출고 받을 수 있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레인저 랩터 역시 벌써부터 소비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렉스턴 스포츠의 높은 가성비 때문에 수입 픽업트럭의 판매량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은 것이다. 특히 차 값 이상의 튜닝 비용을 투자해 레저를 즐기는 열정적인 소비자들이 꽤 많이 넘어간 편이다.

렉스턴 스포츠 페이스리프트가 나온다 하더라도 이탈하는 소비자들을 얼마나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편의 사양이 향상되긴 하지만 요즘 출시되는 다른 차에도 다 장착되는 옵션이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다. 레저 활동에 특화된 옵션들 위주로 추가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쌍용차가 큰 위기를 겪고 있는 점도 수요 이탈에 한몫하고 있다. 불확실한 쌍용차의 미래 때문에 구매를 주저하는 사람도 꽤 많은 편이며, 최악의 경우 쌍용차가 부도 처리되어 렉스턴 스포츠가 사라지고 수입차로만 구성되는 등 픽업트럭 시장이 완전히 변하는 것까지 예상해 볼 수 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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