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테크월드)

조립 불량이나 도색이 까져있는 정도라면 참고 넘어갈 수도 있다. 이는 사업소에 방문해서 해결할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차해둔 내 차에서 화재가 발생한다면 이것도 참고 넘어갈 수 있을까? 거기에 내 차가 국내에서 가장 높은 화재율을 자랑하는 자동차라면 소비자는 매일 불안에 떨며 차를 타야 할 것이다.

이는 최근 연이은 화재사건으로 매스컴에 연일 보도가 되고 있는 현대 코나 일렉트릭 이야기다. 작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동일한 원인으로 발생한 화재만 무려 7건인 코나 일렉트릭은 최근 화재 원인이 알려졌음에도 별다른 대처를 하고 있지 않는 제조사의 태도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코나 일렉트릭 화재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2018년 출시되어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한 코나 일렉트릭
현대차가 지난 2018년 출시한 코나 일렉트릭은 소형 SUV 코나의 순수 전기차 버전이다. 출시 초기 성능과 주행거리에 따라 2가지 버전이 판매됐는데, 엔트리 모델은 항속주행거리가 254km였으며, 상위 모델은 복합 주행거리가 406km로 당시 국산 전기차 중에선 최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다.

현대차 발표에 따르면 코나 일렉트릭은 배터리로 인한 적재공간과 실내공간의 손실이 없으며 국산 전기차 중 가장 긴 주행 가능 거리를 자랑해 내연기관의 대체재를 찾는 소비자들에게도 충분한 대안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었다. 이후 코나 일렉트릭은 꾸준히 국산 전기차 판매량 순위권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을 정도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국산 전기차 중 판매율 1위,
화재율도 1위라는
불명예 타이틀을 가졌다
그런데 지난해 7월부터 국내에 판매된 코나 일렉트릭은 지속적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화제가 되었다. 초기엔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지만 최근엔 화재가 빈번히 발생하며 국내에 판매되는 전기차 중 화재율 1위라는 불명예 타이틀을 얻으며 매스컴에도 연일 보도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도 해당 내용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국회에서도 해당 사건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지난 5일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제시하며, “작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코나 EV 차량에서 동일한 원인으로 발생한 화재가 7건에 달한다”라는 주장을 했다.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면 화재사고로 접수된 차량은 모두 주차된 상태였고, 발화지점은 고전원 배터리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클리앙)

화재 사건 중 대부분 발화점은
고전원 배터리로 밝혀졌다
지난해 화재가 발생할 초기엔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으나 뒤이어 발생한 코나 일렉트릭 화재 건에서도 발화점이 고전원 배터리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배터리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라는 지적들이 이어졌다. 계속해서 화재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또 다른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이는 제조사 차원에서 빠르게 조사하여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사안이다.

장경태 의원은 코나 일렉트릭 화재 사건을 언급하며 “현대 울산 제1공장 생산라인에서 발생한 사고와 오스트리아에서 발생한 화재사고, 지난달 26일 보도된 제주시 사고까지 모두 합치면 코나 일렉트릭 화재사고 건수는 그 이상이 될 것”이라며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사진=중앙일보)

작년 9월부터 1년째
조사 중이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다
또한 장 의원이 핵심으로 지적한 내용은 화재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음에도 국토부와 현대차는 늑장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을 손꼽았다. 국토부는 작년 9월 26일 코나 EV 차량 화재사고가 빈번히 발생함에 따라 제조사에게 제작 결함조사를 지시했으나, 1년이 더 지난 2020년 10월 현재도 제작결함 조사는 여전히 별다른 성과 없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아직 제조사는 명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지 않았으며,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니 이에 따른 리콜 등을 결정하는 안전하자 심의위원회도 개최되지 않았다. 소비자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화재사건인 만큼 빠른 조사와 대처가 이뤄져야 함에도 알 수 없는 이유로 진행과정이 더딘 점을 지적한 것이다. 국토부 역시 이에 따른 별다른 추가 조치는 없었다.

(사진=SBS 뉴스)

국과수 감식 결과
배터리팩 어셈블리의
내부 전기적 요인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7월 28일 강릉에서 발생한 화재와 8월 13일 세종시에서 발생한 화재는 국립 과학수사연구원의 현장 감식이 실시되었다. 그 결과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는 모두 운전자 등 사람과 주변의 환경적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차량 하부에 설치된 배터리팩 어셈블리의 내부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발화로 추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지난해 국과수는 차량 현장 감식을 통해 원인으로 추정되는 배터리팩 어셈블리의 내부 전기적 요인을 지적했으나, 제조사는 이에 대한 어떠한 답변도 없었으며, 1년이 지난 현재에도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니 결함을 인정하지 않을뿐더러 사고를 해결하려는 의지조차 없다는 비판들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KBS 뉴스)

“괜히 산거 같다”,
“내 차도 언제 불날지 몰라 무섭다”
차주들은 불안함을 토로했다
코나 일렉트릭을 타고 있는 동호회 회원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불안해서 차를 탈 수가 없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었다. 화재사건이 뉴스에 보도될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는 게 그들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코나 일렉트릭을 타고 있는 차주들은 “가만히 세워놨는데 불이 나니 이건 예상을 할 수가 없어서 너무 무섭다”, “내 차도 언제 불이 날지 몰라 차를 팔아야 하나 고민이다”, “전기차는 아직 시기 상조라는 생각이 들어 조만간 내연기관 차로 다시 넘어갈 계획이다”,”불은 계속 나는데 제조사는 어떠한 말도 없으니 화가 난다”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사진=제이스엔지니어링)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업계 전문가들도 쓴소리를 이어갔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 역시 제조사를 향한 비판의 쓴소리를 거침없이 이어갔다. “이 정도면 원인은 진작에 밝혀졌는데 마땅한 대응을 하지 않고 버티기식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만약 주행 중 화재가 발생한다면 이는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어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차량 내부 요인으로 사고가 난 것이라면 결함으로 인정되고, 이는 조속히 해결해야 리콜까지 실시해야 하는 문제다”라는 의견들을 이어갔다.

여기에 장경태 의원은 “제조사 뿐만 아니라 이를 방관하고 있는 국토부도 신속한 처리를 해야 할 것”이라며 과감하고 책임감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이미 코나 일렉트릭을 타고 있는 많은 차주들은 불안감에 떨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진=테크월드)

상황이 심각해지자 현대차는
차주들에게 사과 문자를 보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현대차 측은 “차량 화재는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기 때문에 당국과 협의하에 신속히 대처하도록 노력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지난 5일 오후 코나 일렉트릭 차주들에겐 사과 문자를 발송했다. 문자 내용엔 최근 일부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해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사과가 담겨있었다.

하지만 코나 일렉트릭 화재의 원인이 무엇인지 와 이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해결해나가겠다는 내용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은 “이런 상황에 제조사는 뭐 하는지 모르겠다”, “두루뭉술하게 책임 회피하려 하는 거다”, “다시는 현대 전기차를 구매하지 않을 것이다”, “소비자들의 불안한 마음엔 전혀 관심이 없나 보다”라며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더 이상 안일한 태도로
버텨선 해결될 게 없는 상황
일각에선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을 걱정하는 소비자들도 존재했다. 그들은 “그나마 현대차가 만드는 가장 진일보한 전기차인 코나 일렉트릭에서 이런 심각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지속된다면 차후 출시될 아이오닉 시리즈들도 안심할 수 없다”라며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번 화재사건은 그 어느 때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결해나가야 할 것”이라는 의견들을 쏟아냈다.

또한 안일한 대응을 이어가는 국토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일부 소비자들은 “국토부인지 현토부인지 모르겠다”라며 안일한 대응을 이어가고 있는 현대차에 대해 어떠한 제제나 요구도 가하지 않는 국토부를 향한 쓴소리를 이어갔다. 결국 코나 일렉트릭 화재사건은 제조사와 국토부가 신속하게 움직여 원인을 규명하고, 이에 대한 후속 대처를 마련하여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야만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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