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he Palisade’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제조사는 국내에 출시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데도 되레 소비자들이 “제발 출시해 달라”며 애원한다는 신차, 현대 싼타크루즈의 데뷔가 얼마 남지 않은듯하다. 지난해 연말 국내서 최초로 포착된 픽업트럭 싼타크루즈는 오랜 기간 개발 테스트를 거쳐 이제는 양산형 부품을 장착한 최종 테스트뮬이 국내 도로 여러 곳을 누비며 포착되고 있다.

현대차는 이 차를 북미 전략형 모델로 개발했기에 국내에 출시할 계획은 없으며, 미국 전용으로 판매할 것이라고 이미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픽업 시장에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라며 국내 출시를 강력하게 바라는 소비자들. 이차는 과연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을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 싼타크루즈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신형 투싼 기반으로 제작되는
북미 전략형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북미시장에서 픽업트럭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현대차는 본격적인 싼타크루즈 개발에 착수했다. 2015년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통해 공개됐던 싼타크루즈 콘셉트카는 당시 양산 가능성을 시사했었지만, 이후 소식이 전무한 채로 그대로 사라지고 말았는데, 2018년부터 다시 픽업트럭을 개발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오던 찰나, 2019년 연말엔 도로에서 싼타크루즈 테스트뮬로 예상되는 테스트카가 포착되어 화제가 되었었다.

당시 “프레임 보디냐”,”모노코크 보디냐”로 논란이 많았던 싼타크루즈는 신형 투싼 차체 기반으로 제작된 모노코크 픽업트럭으로 알려졌으며, 미드사이즈 정통 픽업트럭 시장이 대세인 미국 시장에서 정면승부는 어렵기 때문에 크로스 오버 개념으로 접근하여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싼타크루즈 예상도=Motor1.com)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국내외 많은 소비자들은
기대감을 표출했다
국내외 많은 소비자들은 싼타크루즈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최근 신형 투싼이 공개되자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인 모터원에는 신형 투싼 디자인을 입힌 싼타크루즈 예상도가 업로드되기도 했다. 이는 픽업트럭 차체에 신형 투싼의 디자인 포인트를 그대로 합성해 놓은 것이라 실제 양산형 싼타크루즈와는 차이점이 많을 수밖에 없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선 “신형 투싼의 개성 있는 스타일이 픽업에 적용되면 북미 반응이 좋을 거 같다”라며 “하루빨리 출시가 되어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었다.

(사진=’The Palisade’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헤드램프와 그릴 모두
양산형 부품을 장착한 테스트카 포착
많은 소비자들의 지대한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 도로에선 양산형 부품을 모두 장착한 싼타크루즈 테스트카가 포착되어 주목받았다.

그동안 포착되던 테스트카는 모두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테일램프 모두 임시로 장착하는 테스트용 부품이었지만 해당 사진 속 테스트카는 양산형 부품이 모두 장착되어 싼타크루즈의 출시가 도래했음을 알 수 있다.

(사진=’The Palisade’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토르 망치 그대로 눕혔네”
테일램프 확인한 네티즌들 반응
해당 사진이 공개되자 많은 네티즌들은 투싼과 유사한 방식으로 점등될 것으로 보이는 패턴형 LED 헤드램프와 함께 독특한 스타일이 적용된 테일램프에 주목했다. 최근 더 뉴 싼타페 헤드램프에 적용된 DRL이 “토르의 망치를 세워놓은 거 같다”라는 평을 받았었는데 싼타크루즈 테일램프는 그 망치를 옆으로 눕혀놓은 형상이었다.

브레이크 등이 점등될 시 T자로 길게 뻗은 형상인 것이 사진으로 확인된 것이다. 테일램프가 일자로 쭉 이어지는 형상은 아니며 좌우 테일램프의 중앙 부분엔 적재함을 열고 닫을 수 있는 손잡이가 존재하는 모습이다. 신형 투싼과는 완전히 다른 테일램프 디자인이 적용된 것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투싼 기반이지만 디자인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라며 싼타크루즈를 기대했다.

(사진=’The Palisade’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소비자들은 국내 출시를 원하지만
현실적으론 가능성이 희박하다
출시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많은 소비자들은 “이 차를 국내에도 출시해달라”며 북미 시장에서만 판매할 것이라는 현대차의 계획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렉스턴 스포츠와 비슷한 가격대로 출시해 준다면 많이 팔릴 것이다”, “픽업트럭 시장에도 경쟁자가 생겨야 더 발전할 수 있다”, “현대차가 옵션은 분명 더 좋을 테니 꼭 국내에도 출시해 주었으면 좋겠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현대차는 싼타크루즈 개발 소식이 들려올 때부터 이 차를 미국 앨라바마 공장에서 생산할 것이며 미국 전략형으로 개발된 모델인 만큼 미국 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임을 정확히 밝혔으나 국내 출시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는 끊이질 않는 상황이다.

최근 픽업트럭의 슬라이딩 커버를 제조하는 덴마크산 마운틴 탑 롤 커버를 싼타크루즈에 사용하며, 해당 부품을 납품하기 위해 미국 앨라바마 주에 공장을 세웠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핵심 부품마저 앨라바마 공장 주변에 확보하는 거 보니 국내 출시 가능성은 거의 제로일 것이다”라는 의견에 더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국내 생산은 물론
역수입마저 어려운 현 상황
이에 일각에선 “팰리세이드처럼 싼타크루즈도 한국에서 생산해서 미국으로 수출을 보내거나 미국 물량을 역수입해오면 되는 게 아니냐”라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국내에서 생산하여 미국으로 픽업트럭을 수출하는 길은 막혀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8년 정부가 미국과 맺은 한미 FTA 규정 때문이다.

협의 당시 정부는 국내에서 픽업트럭을 생산하여 미국으로 수출하는 국내 자동차 업체가 없다는 이유로 픽업트럭 미국 관세 철폐 시한을 2041년까지 연장했다. 따라서 향후 20여 년간은 국내에서 픽업트럭을 생산하여 미국으로 수출할 시 25%의 관세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사진=’The Palisade’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그렇다고 미국 앨라바마 공장에서 역수입을 하자니 그것도 쉽지 않은 문제다. 우선은 비용적인 부분을 생각해 보면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여 국내로 들여오는 물류비를 생각하면 싼타크루즈 가격은 소비자들이 바라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책정될 수밖에 없다.

또한 해외에서 생산하는 현대차를 국내로 역수입하기 위해선 노조와의 합의가 진행되어야 하는 독소조항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까지 해외 공장에서 생산되는 현대기아차를 국내로 역수입해 판매한 선례가 단 한 건도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연간 판매량 3만 대 수준인
국내 픽업트럭 시장 현황
마지막으로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것은 현대차가 국내에 판매할 물량만 따로 울산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인데 현재 국내 픽업트럭 시장 연간 판매 규모를 살펴보면 이 역시 가능성은 매우 적은 상황이다. 지난해 8월 국내 출시 이후 렉스턴 스포츠와 2강 체재를 이어간 쉐보레 뉴 콜로라도는 본격적으로 고객 인도가 이뤄진 11월 이후 월평균 450대 남짓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의 주력 상품인 렉스턴 스포츠 역시 쌍용차 내에선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월평균 2,500대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어 현대차가 과감히 뛰어들기에는 시장 규모 자체가 매우 적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에 들어서도 픽업트럭 판매량은 크게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쌍용 렉스턴 스포츠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총 2만 4,659대를 판매했고, 쉐보레 콜로라도는 같은 기간 동안 고작 3,396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이 정도면 연간 3~4만 대 수준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는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현대차가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도 과감히 뛰어들 가능성은 그렇게 크지 않다고 볼 수밖에 없겠다.

픽업트럭 시장이 점점
커져가고 있기에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완전히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미국 제조사들이 국내 시장에 정통 픽업트럭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시장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프는 글래디에이터를 출시하여 초도 물량을 빠르게 완판하는 저력을 보여주었으며, 포드는 레인저를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최근 포드 평택 PDI 센터에서 레인저 랩터가 인증을 위해 한국에 넘어온 것으로 포착되며 많은 소비자들은 “진짜 픽업트럭이 들어왔다”, “이 차는 기대된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었다. 이에 현대차역시 자연스레 픽업트럭 시장에 발을 들이밀어 경쟁을 이어간다면 의외로 국내에서 성공할 가능성을 점쳐볼 수도 있겠다. 물론 가격대가 겹칠 가능성이 큰 렉스턴 스포츠에겐 좋은 소식이 아니겠지만 렉스턴 스포츠는 프레임, 싼타크루즈는 모노코크 보디이기 때문에 고객층이 완전히 겹치진 않는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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