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중요한 시기이지만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의 연이은 화재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2년 동안 총 12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최근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 차주를 대상으로 사과 문자를 보내고 리콜을 결정했다.

이어 해외에서도 리콜을 실시했다. 각국 정부의 행정 조치 없이 자발적으로, 선제적으로 조치를 실시하는 것이다. 자발적인 리콜을 한 부분은 좋지만 국내에서는 10건 이상 발생한 후에 리콜을 실시했다는 것이고, 해외, 특히 미국에서는 아직 화재 사례도 없었는데 가능성만으로 리콜을 실시해 이번에도 내수 차별 논란이 나오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해외에서는 자발적으로 리콜한 코나 일렉트릭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진웅 에디터

총 12건 화재 발생
사과 문자에 이어 리콜 결정
코나 일렉트릭 화재는 2018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12건이 발생했다. 2018년에서는 현대차 울산 제1공장에서 2건 모두 발생했으며, 2019년에는 해외 2건, 국내 3건이 발생했는데, 7월 말에서 9월 중순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그러다 가을과 겨울, 이듬해 봄까지 화재 소식이 없었다가 5월 29일, 대구에서 발생한 화재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5건이 발생했다. 충전 중 발생한 화재가 있는가 하면, 충전 전, 후에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주행 도중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가 끊이지 않자 현대차는 결국 코나 일렉트릭 차주를 대상으로 사과하는 내용과 함께 화재 관련 조치 방안에 대해 최종 유효성 검증 후 10월 내로 자세한 조치 내용을 알려 주겠다는 문자를 발송했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리콜을 실시했다.

국토부는 원인은 제조 과정에서 배터리 셀 분리막이 손상된 것으로 밝혔으며, 리콜 대상 차량은 2017년 9월 말부터 2020년 3월 13일까지 생산된 코나 일렉트릭 2만 5,546대다. 현대차는 리콜 대상 차량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후 이상이 발견된 차량은 배터리를 교체해 주기로 했다. 만약 결함과 관련해서 이전에 자비로 수리한 차주에 대해서는 비용에 대한 보상을 현대차에 신청할 수 있다.

뒤이어 해외에서도
리콜을 실시했다
11일 현대차에 따르면 8일 국내에서 코나 일렉트릭을 리콜하기로 한 데 이어 해외에서도 국내와 동일한 기간에 생산된 5만 1,000여 대에 대해 리콜하기로 했다. 코나 일렉트릭은 출시 이후 해외에서 7만 7,748대가 판매되었는데, 그중 70%를 리콜하게 된 것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북미 1만 1,137대, 유럽 3만 7,366대, 중국과 인도 등 기타 지역 3천여 대이며, 각국 정부의 행정 조치 없이 자발적,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3월 이후 제작된 차량은 국내, 해외 모두 배터리관리시스템 소프트웨어의 1차 업데이트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리콜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해외에서는 사전 대응
국내에서는 늦장 대응
이번 리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해외의 각국 정부의 행정조치 없이 자발적으로 선제 리콜을 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은 아직 화재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는데도 NHTSA(미국 도로교통안전국)에 자발적으로 리콜을 의뢰했다.

과거 테슬라 등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도 화재가 발생한 적이 있지만 선제적으로 대량 리콜하는 것은 현대차가 유일하다. 내년 아이오닉 5와 CV, G80 EV 등 순수 전기차가 쏟아지는 전기차 양산 원년을 앞두고 논란을 신속히 잠재우겠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논란이 크게 확산되기 전에 선제 조치를 한 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칭찬받을만하다. 하지만 국내로 눈을 돌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국내에서는 2년 동안 총 10건의 화재가 발생한 후에야 리콜 조치를 실시했다. 즉 늦장 대응을 한 것이다.

2018년 현대차 공장에서 화재 2건이 발생했을 때, 현대차를 화재 원인을 배터리 냉각수 연결 호스를 완전히 체결하지 못해 발생한 조립 실수로 확인했지만 국토부 등에 신고하지 않았다. 이후 2019년, 해외 2건, 국내 3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국토부가 코나 일렉트릭 제작결함 조사를 지시했으나, 1년 가까이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올해 5건의 화재가 추가로 발생했고, 논란이 거세지자 그제서야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 차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문자를 보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리콜을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가능성 만으로 리콜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섭섭한 것이 사실
결함 가능성을 보고 리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섭섭한 것이 사실이다. 1년 동안 미흡한 대처를 보여줬으며, 이외 같은 결함에 대해서 국내와 해외의 대응이 다른 적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팰리세이드에서 심한 악취가 발생했을 때 국내에서는 모르쇠로 일관했지만 미국에서는 죽각 조사 후 조치했다. 그 외에도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국내는 정말 잘해줘 봐야 무상수리이고, 상식 이하의 대응을 보여주는 사례가 상당히 많은 반면 해외에서는 가능성만으로 리콜하는 사례가 꽤 있다. 그렇다 보니 한국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아직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불안함에 떠는 소비자들
한편 국토부는 자동차안전연구원의 결함 조사 결과 제조 공정상 품질 불량으로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이 손상되어 내부 합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나 일렉트릭에 장착되는 배터리를 납품한 LG화학은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고, 배터리 불량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반발하고 있다. LG화학과 현대차가 공동으로 실사한 재연 실험에서 화재로 이어지지 않은 점을 근거로 삼았다.

즉 이번 리콜은 화재 원인이 완전히 밝혀진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국토부도 가능성이라고 언급했으며, “결함조사 과정에서 검토한 다양한 원인 중 유력하게 추정한 화재 원인을 시정하기 위해 제작사인 현대자동차에서 자발적으로 시행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리콜 조치에도 추가 화재 등이 발생하면 다시 시정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리콜을 발표했지만 정확하게 밝혀진 부분이 없기 때문에 조치를 받더라도 차주들은 불안감을 계속 호소할 수밖에 없다. 만약 국토부가 설명한 원인이 정답이라면 리콜 조치로 해결되겠지만, 만약 아니라면 추가 피해 사례가 나올 수 있다.

게다가 배터리 자체 결함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리콜 조치로 소프트웨어만 전 차량 업데이트하고 배터리 교체는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코나 일렉트릭 차주들은 여기에 반발하고 있으며, 전기차 동호회 일부 회원들은 손해배상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1,000명 이상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코나 일렉트릭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일부 전기차 충전소와 주차장에서는 코나 진입을 막거나 충전기 사용을 중지하기 시작했다. 한 아파트 전기차 충전소에서는 코나 일렉트릭 충전 시 완충하지 말고 80%만 충전해달라는 내용이 공지되었다. 현대차와 LG화학이 책임을 서로 미루고 있는 사이 차주들의 불편함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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