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보배드림)

쌍용차가 판매 부진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올해 4월에는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신규 투자계획이 철회되며, 경영에 큰 위기가 닥쳤다. 한때 소형 SUV 계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던 티볼리도 이제는 경쟁 모델들 대비 경쟁력이 약화됐고, 지난해 출시한 신형 코란도는 제대로 된 신차효과조차 누리지 못한 채 시장에서 도태됐다. 그야말로 사면초가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존폐의 위기 속에 힘겹게 버티고 있는 쌍용차가 최근 큰마음 먹고 출시한 차가 있어 화제다. 지난 19일, 내외관 디자인과 주행성능, 첨단 커넥티드카 서비스까지 완전히 새로워진 올 뉴 렉스턴의 사전 계약을 개시한다고 밝힌 것이다. 쌍용차가 사활을 걸고 출시한 렉스턴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쌍용차 올 뉴 렉스턴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정지현 인턴

국산 프리미엄 SUV의 시초
렉스턴이 누렸던 인기
2001년에 출시된 쌍용 렉스턴은 국산 프리미엄 SUV의 시초라고도 할 수 있다. 당시 모기업이던 대우자동차에서 많은 공을 들여 개발했고 유명 이탈리아 디자이너인 주지아로가 디자인을 담당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쌍용차를 상징하는 남성미를 기반으로 탄탄한 스타일을 뽐냈던 렉스턴은 현대 테라칸과 경쟁하며 국산 프리미엄 SUV의 자존심을 지켰다. 레저활동을 즐기던 당시 국내 소비자들은 렉스턴의 상품성을 인정했고, 렉스턴은 무쏘 다음으로 쌍용차가 시장에서 성공시킨 모델이라고 평가받곤 했다.

16년 만의 후속 모델
“대볼리?” G4 렉스턴
연식 변경만 거듭하던 렉스턴에도 드디어 변화가 찾아왔다. G4 렉스턴이라는 이름으로 16년 만에 후속 모델이 등장한 것이다. 전 모델에 비해 스타일과 상품성을 높인 G4 렉스턴은, 전용 스마트키를 제공하고 어두운 곳에서도 주차된 차량을 쉽게 찾을 수 있는 헤드램프 버튼이 추가 탑재되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일명 “대볼리”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본래의 정체성을 잃었다는 소비자들의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그 결과 2018년까지 대형 SUV 시장에서만큼은 나름대로 우위를 차지했던 G4 렉스턴은 2018년 말에 현대차의 팰리세이드가 등장한 뒤로, 2019년부터 기세가 꺾이고 말았다.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
가격대는 다소 높아졌다
올 뉴 렉스턴의 전면부에는 대형화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듀얼 프로젝션 타입의 Full LED 헤드램프를 비롯한 각 요소들이 레이어드 구조를 이루며 역동적 입체감이 연출됐다. 특히 다이아몬드 셰이프 라디에이터 그릴은 렉스턴 특유의 장엄한 느낌을 준다.

라디에이터 프레임에 방패 형상의 패턴을 그릴 내부에 배열했고 크롬 소재로 포인트를 준 점도 눈에 띈다. 쌍용차 관계자는 ”패턴의 크기를 위치에 따라 조정하고 곡률에 따라 입체적이고 정교하게 배치함으로써 전면부의 디자인 완성도를 더욱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후면 디자인은 가로로 배치된 T 형상의 리어램프를 중심으로 하단의 범퍼라인을 하나의 직사각형 구도로 배치했으며, 루프스포일러 일체형 보조 제동 램프와 리어범퍼의 듀얼 테일파이프 가니시를 통해 세련된 이미지를 부여했다.

올 뉴 렉스턴의 판매 가격은 럭셔리는 3,700~3,750만 원, 프레스티지는 4,150~4,2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차별화된 디자인의 더 블랙은 4,950~5,000만 원으로 다소 높아진 가격대로 출시될 예정이다.

운전자를 배려한 실내 디자인
편안한 승차감의 2열 시트
실내 디자인을 살펴보자.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유저 선호에 따라 3가지 모드로 화면 구성을 변환할 수 있는 12.3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다. 4스포크 타입의 스티어링휠은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됐고 업그레이드된 퀼팅 인테리어가 시트와 도어트림을 비롯한 실내 전반에 적용됐다. 여기에 실내조명 조작 버튼도 터치식으로 변경됐다.

2열에는 탑승객의 편안한 승차감을 위해 시트 개선이 이뤄졌다. 국내 SUV 최대 각도인 약 139도로 리클라이닝이 가능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올 뉴 렉스턴의 엔진에는 8단으로 다단화된 자동변속기와 조합됐으며, 새로운 변속기는 오조작을 예방할 수 있는 전자식 레버를 채택했다. 이와 더불어 새로 디자인된 센터콘솔로 공간 활용이 더욱 편리해졌다.

다양해진 첨단 사양들
IACC 적용부터
국내 최고 수준 커넥티드카 시스템까지
향상된 첨단 사양도 탑재됐다. 랙 타입 스티어링 시스템을 적용하여 조향감과 NVH 성능이 우수해졌다. 능동형 주행 안전 보조기술인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첨단 주행 안전 보조 시스템이 적용됐다. IACC 적용으로 고속도로는 물론 일반 도로에서도 안정적인 종∙횡방향 보조 제어를 제공하며, 특히 차로 변경 시 후측방 차량과의 충돌 위험을 공고해 주는 후측방 경고와 원래 차선으로 유지시킴으로써 사고를 방지하는 후측방 충돌 보조 기능도 적용됐다.

2차에 걸쳐 경고하는 차선 변경 경고, 내비게이션과 연계된 안전 속도 제어, 후측방 접근 물체와 충돌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긴급 제동해 사고를 예방하는 후측방 접근 충돌 보조, 하차 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탑승객 안전 하차 경고도 탑재됐다. 여기에 국내 최고 수준의 커넥티드카 시스템 인포콘이 원격제어와 보안은 물론 엔터테인먼트, 차량관리까지 전방위 서비스를 제공한다.

렉스턴 VS 모하비
지금까지는 렉스턴이 밀렸다
그동안 렉스턴은 풀체인지 없이 기존 모델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하는 식으로 명을 이어왔다. 기존 2.7리터 디젤 엔진 대신, 유로 5 기준을 만족하는 2.0 디젤 엔진으로 교체되어 출력이 낮아진 점도 당시 소비자들의 불만사항이었다.

이에 반해 라이벌이었던 기아 모하비는 V6 3.0리터 디젤엔진을 장착하고 있었기에 렉스턴의 4기통 디젤엔진은 매번 비교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 모하비는 렉스턴 못지않은 사골 자동차이지만 지난해 9월 풀체인지에 가까운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큰 폭의 상품성 개선이 이뤄져 판매량이 급증했다.

렉스턴 VS 팰리세이드
가격 메리트는 어디에
렉스턴의 또 다른 막강한 라이벌은 팰리세이드다. 앞서 언급한 모하비의 상당한 인기에도 불구하고 팰리세이드가 렉스턴과 모하비, 두 모델을 넘어선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 모하비 더 마스터가 출시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세 차량의 판매량을 살펴보면 팰리세이드는 5만 1,993대, 모하비는 1만 9,892대, G4 렉스턴은 1만 703대가 판매됐다.

이번 올 뉴 렉스턴 출시 소식에 소비자들은 라이벌인 모하비와 팰리세이드를 언급하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아쉽게도 긍정적인 반응은 아니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너무 비싸다. 그냥 모하비 사야겠다”, ”싼타페급으로 가격을 낮춰도 될까 말까 한 판에 팰리세이드급으로 가격을 올려버렸네”라며 렉스턴이 가격 경쟁에서 밀릴 것을 예상했다.

“이번에는 감이 좋다”
“경쟁이 되려나 모르겠네”
네티즌들의 반응은 첨예하게 갈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진짜 멋지다”, ”잘했다 쌍용. 이번에는 감이 좋다”, ”디자인 많이 좋아진 것 같다. 뭔가 든든함이 느껴진다”라며 렉스턴의 귀환을 기쁜 마음으로 반겼다. 그러나 일각에선 ”너무 비싼 듯”, ”가격경쟁이 되려나 모르겠네. 나중에 안 팔리면 몇% 할인 이런 거 하지 말고 시작부터 착한 가격이면 좋지 않을까 싶네”라며 생각보다 높은 가격대에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배기량이 좀 높은 모델도 생산하면 좋을 텐데” ”플래그십 차량인데, 고배기량 디젤엔진이나, 가솔린 터보 엔진 정도는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닌지?”라며 꾸준히 문제 제기됐던 렉스턴의 사양에 불만을 드러냈다.

쌍용차의 여러 별명 중, 눈에 띄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애증의” 쌍용차다. 이는 한때 국민들의 발을 대신하고, 소중한 추억에 함께 자리했던 쌍용차가 계속해서 경영 위기를 맞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끼는 소비자들의 심경을 대변한다.

꾸준한 경영 쇄신 방안과 신차 출시를 통해 계속되는 위기를 극복하려는 모습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일정 부분 사실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아쉬운 디자인과 다소 높은 가격 책정으로 마냥 애정만을 쏟아붓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과연 이번에는 올 뉴 렉스턴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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