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이 죽은 골목을 방문하여 장사 컨설팅을 진행하는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면 자신만의 입맛을 고수하는 사장님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 사장님들에게 백종원 대표는 항상 “대중적인 입맛을 따라야 한다”라고 조언한다. 판매량을 올리기 위해선 많은 사람들에게 팔리도록 호불호 없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에겐 이런 백 대표의 조언이 절실해 보인다. 최근 중국 시장을 겨냥하여 야심 차게 내놓은 미스트라의 디자인이 극심한 호불호가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형 미스트라에 대해 “디자인 짬뽕”이라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국내외 네티즌들의 반응은 좋지 않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미스트라의 디자인 논란과 대중적인 디자인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인턴

(사진=조선일보)

베이징 현대는
2016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는 2002년, 중국의 베이징 자동차와 합작한 “베이징 현대”를 출범하며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놀라운 판매량 성장을 보이며 2015년에는 중국 내 자동차 합작회사 가운데 최단기간에 천만 대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중국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기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2016년, 약 114만 대에 달했던 판매량은 이듬해 78만 대까지 급감했다. 작년 판매량은 약 65만 대까지 떨어지며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계속되는 판매량 부진에 베이징 현대는 베이징 제1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사진=한국경제)

애매한 브랜드 파워와
로컬 업체 대비
약한 상품성이 원인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의 이러한 부진의 원인으로 사드 보복을 꼽기도 한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베이징 현대의 부진에 대해 다른 이유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중국 시장 내에서 애매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 파워와 상품성, 로컬 업체에 비해 떨어지는 상품성이다.

같은 수입차 브랜드지만, 중국 내에서 베이징 현대의 브랜드 파워는 독일 3사에 비해 떨어진다.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갖기 위해 제네시스를 출범했다고 하지만, 상품성 측면에서 베이징 현대와 차이가 없기 때문에 브랜드 파워를 키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한국경제)

게다가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의 기술력이 발전하며 로컬 업체 대비 상품성 및 가격적인 경쟁력을 갖추지도 못했다. 자국 기업 선호도가 높은 중국인 입장에서는 프리미엄급의 브랜드 파워도 없고 자사 제품 대비 상품성도 떨어지는 현대차를 살 이유가 없는 것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판매량 저조를 겪고 있는 베이징 현대에 대해 “현지화 실패”라고 평가한다. 현대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회복하기 위해 2021년까지 총 9종의 신차를 중국에 대거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그중 하나인 신형 미스트라의 디자인이 중국 매체를 통해 공개되었다.

중국 시장 정복의 초석을 다질
신형 미스트라 디자인이 공개되었다
중국 자동차 전문 매체인 오토홈은 2021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중국 전략형 모델 미스트라 풀체인지의 디자인을 게재했다. 신형 미스트라의 전면부는 현대차의 팰리세이드를 닮아 멧돼지를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디자인되었다. 후면부는 중국 싼타페와 유사한 모습이다. 2021년 출시를 앞둔 9종의 차량 중 하나인 신형 미스트라는 가솔린과 전기차 모델로 출시될 예정이다.

가솔린 1.8 자연흡기 엔진 모델은 최고 출력 143마력, 최대 토크 18kg.m의 성능을 발휘하며 가솔린 1.5 터보 모델은 최고 출력 170마력, 최대 토크 25.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전기차 모델은 183마력의 전기모터를 사용하며 주행거리 및 충전 시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 네티즌들은 디자인에 대해
“물고기가 죽은 모습”이라며 혹평했다
그런데 신형 미스트라의 디자인에 대한 중국 현지 반응이 좋지 않다. 미스트라의 디자인을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 “디자인이 거꾸로 가고 있다”, “이런 못생긴 차를 만드는 데 쓴 자원이 아깝다”, “물고기가 죽어있는 것 같다”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또한 기존 미스트라의 디자인과 비교하여 “이전 모델이 지금보다 훨씬 낫다”라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디자이너가 경쟁 업체의 스파이가 아니냐”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미스트라는 성공적인 디자인으로 평가받은 신형 K5와 비교되기도 했다. 최근 디자인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기아자동차와 대비하여 현대자동차의 디자인은 실망스럽다는 것이다.

한국 네티즌들은
“디자인 짬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내 네티즌도 현지 반응과 마찬가지로 신형 미스트라 디자인에 대한 혹평을 이어갔다. 기존 현대자동차의 디자인과 유사한 모습이 많은 미스트라에 대해 “i30, G80, G70, 코나, 쏘나타, 싼타페, 팰리세이드가 섞인 짬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 밖에 “짬뽕도 적당히 섞어야 맛있지 너무 섞으면 음식물 쓰레기다”, “태어나서 본 차 중 가장 못생겼다는 생각이 든다”, “국산차 짝퉁 같은데 중국 시장 겨냥해서 일부러 그런 거냐?”라는 등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정체성 정착에 성공한
기아자동차의 디자인과
비교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호랑이 코 모양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을 정체성으로 상정한 뒤, 출시하는 신차마다 연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현대자동차의 상황은 정 반대이다. 페이스리프트, 풀체인지를 통해 디자인을 바꾼 차량마다 디자인에 대한 혹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풀체인지를 통해 스포티한 디자인을 시도한 쏘나타 센슈어스 3세대의 경우 “물메기”라는 굴욕적인 별명을 얻으며 K5에 판매량을 추월 당했다.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한 코나의 경우도 역시 전면 디자인에 대해 혹평이 이어졌다. 신형 G70의 후면부 리어 램프 디자인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호불호 갈리는 반응을 보였다.

대중적인 자동차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리면 안 된다
좋은 디자인이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오랫동안 회자되는 디자인이다. 지나치게 개성을 강조하거나 혁신을 시도한 디자인은 잠시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순 있어도 오랫동안 회자되진 못한다. 때문에 자동차 디자인이 성공을 거두려면 대중적인 사람들의 기호를 잘 맞추어야 한다.

대중적인 자동차의 디자인에는 디자이너의 능력과 브랜드 가치, 상품의 가치가 삼위일체를 이루며 어우러져야 한다. 하지만 최근 현대자동차에서 출시한 차량의 모습을 보면, 지나치게 디자인 혁신만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신형 미스트라의 디자인도 중국 시장에서의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너무 힘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는 모델별로 각기 개성을 강조하는 디자인 포인트, “Hyundai-look”을 신차 디자인에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포인트를 강조하는 데에만 치중하다 보니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상황이다. 글의 서두에서 이야기했듯, 대중적인 자동차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리면 안 된다.

신형 미스트라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으로 미루어 현대차의 중국 시장 입지 회복에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신차에 대중적이면서도 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용한다면,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베이징 현대가 지금까지의 역경을 딛고, 중국 시장에서 잃어버린 입지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